풀꽃나무 일기

지리산(한신계곡-세석), 6월 중순 풀꽃나무 산행

모산재 2016. 6. 22. 10:38


5년만에 지리산 산행에 나섰다. 


대피소 예약을 해야만 입산이 허용되면서부터 지리산 산행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해왔는데, 문득 세석 천왕봉 능선을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대피소 예약 상태를 알아보니 성수기를 지난 시기 때문인지 세석대피소에 자리가 있지 않은가. 바로 클릭해서 예약을 하고 동서울에서 8시 20분 차로 느긋하게 출발!


그래도 주말이라고 도로 사정이 원활하지 못해 예정보다 거의 한 시간이나 늦은 1시쯤 백무동에 도착한다. 살구나무식당에서 점심으로 산채비빔밥 한 그릇, 1시 20분부터 산행 시작...





등산로 들어가기 전 만난 산수국,

헛꽃 가운데 꽃이 피지 않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탐라산수국으로 보인다.





바위취





입구 탐방지원센터 대피소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내 준다.





큰잎갈퀴와 갈고리네잎갈퀴 사이에서 고민하게 하는 풀


줄기의 단면은 네모꼴의 각 면이 골처럼 패어 4개의 능이 날카롭다.






나도별사초





꽃을 피운 노루발





잎 중축에 털이 숭숭한 잔고사리





산길을 오르노라니 등산로 곳곳에 노각나무 하얀 꽃잎들이 떨어져 있다. 높게만 자란 나무들이라 꽃이 달린 모습은 눈에 잡히지도 않는다. 




계곡에는 열매이삭을 늘어뜨린 서어나무들이 풍경을 이루고 있다. 






첫나들이폭포 위의 계곡 풍경


비가 많이 오지 않은 탓인지 수량이 줄었다.






늘 만나는 곳에서 또 만나는 뫼제비꽃 군락





마침 나도밤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다리를 건너며 언제나 내려보게 되는 작은 폭포!


내 맘대로 이름 붙여 처녀폭포라 부른다~.




처녀폭포의 위쪽





한신계곡에는 박달나무가 유난히 자주 눈에 띈다.






열매이삭이 짧고 포엽이 커서 소사나무인가 싶은 서어나무도 보인다.





산일엽초





올 때마다 자꾸 담게 되는 이 풍경~






양지바른 곳에서 일찍 꽃을 피운 까치고들빼기





한두 송이 꽃을 갓 달기 시작하는 뽕잎피나무






독특한 모양의 꽃이 아름다운 회목나무도 종종 보인다.






포자낭이 크고 아름다운 이 이끼는...?





대사초가 좀 이상하다 싶어 확인해 보니 산일엽초 군락이다.





언제 설치했는지 가내소폭포 앞에는 높다른 전망데크가 놓여 있다.


너무 높아서 가내소폭포가 초라하게 내려다보여 실망스럽다.





좀조팝나무가 싱싱한 꽃을 피웠다.





가내소폭포를 지나 계곡을 건너는 다리...





포자낭도 안 보이는 이건 좀진고사리인지 개좀진고사리인지...






눈에 익은 오층폭포에 이르렀다.





그런데 너덜지대를 지나며 내가 처음 발견한 지리괴불이끼가 생각나 착생하던 바위를 몇 번이나 살펴보았지만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처녀이끼, 부채괴불이끼 등도 보이지 않으니 심한 가뭄 때문일까...




이제 본격적으로 심산 지역임을 알리는 듯 참바위취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뱀톱





잠시 오층폭포의 풍광을 즐기고 가기로 한다.











회목나무





제대로 못 자란 관목상의 개회나무가 꽃을 피웠다. 




다음날 하산하는 길에서 만난 개회나무는 높이가 15m 내외로 교목의 모습으로 까마득한 꼭대기에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산꿩의다리





모시대





일월비비추





얇은잎고광나무






물갬나무(물오리나무)





함박꽃나무





산뽕나무?





혹시 큰족제비고사리일까 싶어 담아 둔 고사리, 나중에 확인하니 가래고사리란다.

긴 잎자루에 달린 잎몸이 가래를 닮은 듯...




잎 뒷면엔 유난히 비늘털이 많이 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 사초는 그늘흰사초?






꽃산수국





뱀고사리가 참 크다 싶어 찍어둔 것인데 집에와서 살펴보니 포자낭이 뱀고사리가 아니네...


이게 처음 만나는 퍼진고사리란다.






세석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곡을 건너고...





나래회나무 열매





일월비비추






오늘 따라 자꾸 양치식물이 눈에 밟힌다.




이건 가는잎족제비고사리까 했는데,

깃조각이 날카롭고 엽축이 비늘조각이 거의 없어 말끔한 것이 분명 다르다.





나중에 이게 진저리고사리임을 확인한다.




뭔가 달라 보여 찍은 이것은 그냥 뱀고사리인 듯하다.






용둥굴레인가 하고 다가서 보니 죽대다.





지리바 어린풀





그리고 세석평전 뒤편 영신봉의 어느 바위봉우리가 바라보이는 마지막 계류 암반에 도달한다.





만발한 눈개승마 꽃들





회나무 열매





이건 뭔 사초일까...




한라사초란다. 이름과는 달리 한라산만이 아니라 지리산 금강산은 물론 북부지방에까지 분포하는 고산형 사초다.




나래박쥐나물





애기괭이밥





뫼제비꽃





애기괭이밥





뱀톱





세석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환하게 핀 털개회나무 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도 꽃이 남아 있는 물참대





털개회나무





두루미꽃도 모습을 보인다.





세석으로 올라서서 제일 먼저 만난 노린재나무 꽃





평전의 풀밭에는 지리산 능선에 분포하는 다북고추나물이 자라고...





고산이어선지 붓꽃은 꽃빛이 더욱 선명하다.






왜우산풀





세석산장





느긋하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산행을 하다 보니 6시가 다 되어 세석대피소에 도착한다.



하지에 가까운 날짜라 아직도 서녁 하늘엔 해가 높이 걸려 있다. 하지만 비가 오려는지 금방 하늘이 어두워진다.


대피소에 신고하고 자리를 배정받은 다음 바로 식사 준비에 들어간다. 햇반 컵밥 고추장나물비빔밥을 준비해 갔는데 코펠에 물을 끓여 햇반을 익히는 시간 정도만 걸리니 아주 편리하다. 밥맛도 제법 괜찮은 편이다.



그러구러 식사를 끝내고 잠시 산책을 하다 빗방울이 드는 것을 보고 자리에 드니 피로와 함께 잠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