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흰참꽃나무와 털개회나무 꽃 만발한 가야산 풀꽃나무 산행

모산재 2016. 6. 14. 22:05


작년 좀 늦은 가을에 가야산을 처음 찾았고 5월쯤에 한번쯤 더 찾고 싶었다. 하지만 가야산을 찾을 짬을 내지 못하다가 봄이 다 지나고 초여름에 접어든 6월 중순에야 맘을 먹고 출발한다.


5월에 찾고 싶었던 것은 설앵초와 나래완두 꽃을 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인데, 이 둘을 만나보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 버렸다. 대신 이 계절이라면 가야산에 자생한다는 흰등괴불나무와 여우꼬리난초는 볼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둘을 모두 만나지 못했다. 아쉬움은 크지만 그래도 산행 자체가 좋았다. 대신 흰참꽃나무, 털개회나무, 정금나무 등의 나무 꽃은 실컷 만날 수 있었고 자주꿩의다리와 선백미, 돌양지꽃 등의 풀꽃도 보았으니 그로 만족하자. 




비가 올 듯 먹구름이 덮인 하늘은 어둑어둑하고 흐릿한 안개로 시야도 좋지 못한 날씨!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을 지나며 구름패랭이꽃을 만나고...






바로 만물상으로 오른다.





숲속의 조릿대들이 거의 말라죽은 모습.


작년에 일제히 꽃을 피워대던 설악산의 조릿대들도 올해는 이런 모습이었다.





능선으로 올라설 즈음부터 흰 꽃을 피운 흰참꽃나무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 바라보는 심원사





서쪽 건너편 오봉산 아래 사자봉 능선은 안개 속에 잠겨 있고...





동쪽의 동성봉 능선은 말갛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능선을 따라 참꽃나무는 지천으로 흰 꽃을 피우고 있다.






바위틈에는 돌양지꽃 노란 꽃!





대팻집나무는 꽃이 진 흔적만 남았다.





노각나무는 한 주일쯤 더 있어야 환한 흰 꽃을 피울 듯...





흰참꽃나무





어느 순간 사자봉 능선이 말갛게 개어 있다.





정금나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는데, 거의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상태...




그래도 요렇게 꽃을 남겨 놓고 산객을 맞이해 주는 센스...





능선을 오를수록 전망이 환하게트이며 정상 쪽의 능선도 또렷한 윤곽을 보인다.





사자봉 능선





만물상 능선, 그 너머로 보이는 정상의 능선





흰참꽃나무






갑자기 사자봉 능선으로 안개가 빠르게 피어오르더니 온 산을 덮는다.






돌양지꽃









정금나무 꽃






쉼터바위 촛대바위가 솟아 있는 만물상을 향해 오르는 길







지나온 만물상 능선





절벽의 바위 틈에도 생명은 이어진다. 넉줄고사리일까...






벌써 미역줄나무도 여름을 알리는 꽃봉오리를 터뜨렸다.





쉼터바위


전망 좋은 포토 존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





쉼터바위를 돌아서자 가야산 정상, 상왕봉(우두봉)과 칠불봉이 눈 앞에 성큼 다가선다.





어느덧 금마타리는 지고 있는 상태






그리고 이내 촛대바위에 이른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자리를 펴고 식사하는 사람들...





흰참꽃나무





열매를 단 개박달나무





1069봉을 향해...






함박꽃나무





싸리 줄기에 하얀 고리들이 주렁주렁!


이쁘게 생긴 요놈은 하지만 줄솜깍지벌레라는 기생충의 알집이다. 가지와 잎의 즙을 빨아서 고사시키는 해충...





금마타리





1069봉을 넘고...





돌양지꽃





상아덤 직전 지나온 만물상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너럭바위에 앉아서 간단한 식사를 한다.





멀리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오도산 정상이 보인다.






가벼운 식사를 하고 상아덤으로 오를 때 듣기 시작하는 빗방울





상아덤을 넘어서며 만물상은 끝나고 서성재로 진입한다. 





서성재 너른 숲속의 빈터 곳곳에는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칠불봉을 향해 빠르게 발길을 옮기고 있는데 갑자기 "모산재 님!" 하고 여럿이 외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본다. 무슨 일이지? 나를 아는 사람이 어찌 있을까, 하고 바라보니 지난 주 서북능선에 만났던 야사모 탐사 팀 세 분, 몽블랑, 엔돌핀, 돌멘 님이 아닌가! 주말에 가야산 탐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토요일인 줄 알았지 오늘일 거라 생각지 못했다. 두 주 연속 내가 이분들 꼬리를 밟는 셈이 되었다. 새벽에 정상까지 탐사하고 만물상으로 내려가는 길에 식사 중 지나가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작별한다.




잎에 황반이 든 철쭉이 자주 보인다.





꽃이 듬성듬성 달린 죽대






자주꿩의다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뿌리잎만 보이는 가야산은분취도 함께...






한 송이 수꽃만 보이는 쥐다래






산오이풀





흰정향나무





칠불봉을 향해 오른다.





돌아서서 바라보는 운무






흰참꽃나무





꽃이 거의 져버린 아구장나무





뽕잎피나무





정상에 가까워지자 더욱 풍성하고 빛깔이 고운 털개회나무 꽃






자주꿩의다리





칠불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철계단





계단 위에서 돌아본 풍경





가야산 최고봉 칠불봉 정상(1443m)


하지만 사람들은 3m 낮은 상왕봉(우두봉)을 관습적으로 정상으로 여긴다.


칠불봉은 경북 성주 소속이고 상왕봉은 경남 합천 소속... 그래서 두 지역의 가야산을 둘러싼 자존심 경쟁도 이 두 봉우리를 둘러싸고 벌어진다.





정상 주변에 만개한 털개회나무 꽃






칠불봉 너머 동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칠불봉에서 바라보는 가야산 오봉산 남산의 운무





건너편으로 보이는 상왕봉(우두봉)







개박달나무





애기괭이밥





눈개승마





가야산 정상, 우두봉(상왕봉, 1430m)





따로 누른종덩굴로 불리기도 했던 세잎종덩굴






푸른 열매가 달린 모습만 보였던 노린재나무가 정상 부근에서는 꽃이 만발한 모습이다.





붉은병꽃나무





선백미꽃






우두봉(상왕봉) 정상





우두봉에서 바라본 칠불봉





상왕봉 너머로 바라보이는 봉천대





정상의 한 귀퉁이에 군락을 이룬 뱀고사리





흰참꽃나무





봉천대(奉天臺)






털개회나무





봉천대 쪽에서 바라본 상왕봉(우두봉)





아래로 흘러내리는 암릉





자주꿩의다리





함박꽃나무





잎이 단풍취보다 얕게 갈라진다고 해서 가야단풍취라 명명되었다는데 글쎄요... 




가야산은분취가 은분취와 다름없듯이 '가야'란 접두어가 붙은 가야산잔대, 가야물봉선, 가야산단풍취 등은 모두 독립된 종으로 보는 것에 무리가 있는 듯하다.




하산길 너럭바위 위에서 잠시 쉬면서 바라보는 운해






정상 방향의 암릉





하산길에서는 그리 눈에 띄는 식생이 없다.




생각했던 대로 나래완두는 열매를 단 모습 





산골무꽃





덩굴초롱이끼?





큰참나물





썩은 나무 줄기 속에는 버섯이 자라고...





물꽈리아재비





암꽃이삭의 열매자루가 보이지 않으니 골사초겠지...

생각하고 렌즈를 들이댔는데, 열매의 위치가 마디로부터 먼 것으로 보아 그냥 개찌버리사초인 모양이다.





큰도둑놈의 갈고리





쐐기풀





오리새





박쥐나무 꽃





해인사 주법당,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





일주문





영지에서 자라는 갈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조록싸리





기린초





오후 4시 무렵, 약 5시간 30분만에 가야산 산행을 완료했다. 시간에 여유가 있었는데 너무 급하게 움직인 모양이다. 정상 부근에서 등산로를 벗어나 좀더 탐사했으면 수확이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내년에는 5월 중순 무렵에 꼭 한번 와야겠다.





가야산 만물상 가을 풍경 => http://blog.daum.net/kheenn/15857787

가야산 칠불봉, 상왕봉(우두봉) => http://blog.daum.net/kheenn/1585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