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천마산의 복수초,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앉은부채, 점현호색, 각시현호색

모산재 2016. 3. 29. 01:20


천마산 꽃 산행, 오늘은 참 특별한 날이다.


온라인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H님과 오프라인에서 함께 꽃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분이 연락을 주셨고 나도 반가워서 내 맘대로 선택한 산이 바로 천마산. 딱히 함께 할 만한 산이 생각나지 않아 그리 되었다. 먼저 예약되어 있다던 큰 산의 산행까지 취소하고 동행하겠다고 하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이  시기의 연례행사처럼 찾는 천마산...





노루귀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꽃 산행은 시작되었다.





H님이 노랑앉은부채를 보고싶다 하여 자생보호지라는 곳을 찾았지만 그곳에서는 노랑앉은부채는커녕 그냥 앉은부채조차 제대로 찾아볼 수 없다.




산행을 워낙 즐겨오셨던 분의 귀한 꽃산행 걸음을 환영하는 뜻에서 100mm 렌즈를 양보하고 오늘 나는 줌렌즈로 만족하기로 한다.




너도바람꽃 산행을 가자고 제안한 것이었는데, 도착한 꽃자리에는 너도바람꽃이 이미 지고 있는 모습이어서 크게 실망스럽다. 골짜기의 고도를 높이자 다행히 산뜻한 얼굴을 보이는 꽃들이 종종 나타난다.





복수초도 역시 예전의 꽃자리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골짜기의 위쪽에서 제법 많이 피어 있다.









파릇파릇 자라나는 서덜취 종류의 어린 싹들...





보이는 것은 너도바람꽃과 복수초뿐...















그렇게 사진을 찍다보니 정오를 훌쩍 넘겼다.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계곡 아래쪽으로 이동한다.



예년 같으면 너도바람꽃이 눈이 내린 듯 골짜기를 덮고 있을 때이건만

며칠간 초여름처럼 이상 기후가 지속된 때문인지 너도바람꽃은 흔적조차 없다.



하지만 다른 꽃들은 아직도 잠이 덜 깬 듯한 모습...



점현호색도 이 정도가 가장 조숙한 모습...






만주바람꽃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해마다 이곳에서 만나는 산괭이눈






애기괭이눈은 아주 흔하다.






 불염포와 육수꽃차례를 단 앉은부채를 만나기 쉽지 않은 천마산. ..


오늘은 웬일인지 이쁘게 꽃을 피운 녀석들을 자주 만난다.





노랑앉은부채를 찍다가 옆에 있는 개암나무 꽃도 담아 보았다.





가장 이르게 피는 제비꽃, 둥근털제비꽃





이 시기에는 늘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던 골짜기는 물소리가 요란한데, 겨울 흔적은 찾기도 어렵다.





그리고 붉은 빛을 머금은 꿩의바람꽃이 나타나고






이건 무슨 열매인가...





꽃잎을 열기 시작하는 만주바람꽃, 이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있을까...






점현호색과 만주바람꽃의 앙상블...











꿩의바람꽃을 찍었는데, 달래 꽃봉오리도 잡혔다.






두 개의 불염포가 나란히 자라난 앉은부채...





금괭이눈(천마괭이눈)은 아직 꽃잎을 열지 않은 모습...






꽃과 잎이 앙증스런 각시현호색






해마다 그 자리에서 모델이 되어 주는 만주바람꽃 군락





각시현호색과 큰괭이밥






금괭이눈(천마괭이눈)






이젠 삼존불이 되어 나타나는 앉은부채...


귀하신 분이 동행하는 걸 알고 모습을 보이시는 듯...




노랑앉은부채도 좀 나투시지 않고...




꿩의바람꽃 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만주바람꽃이 너무 예뻐 한번 더 담고...





기대했던 곳에서 개감수와 큰괭이밥 꽃을 제대로 만나지 못해 아쉽다.



볕이 잘 드는 곳의 꿩의바람꽃





중의무릇은 날씨의 변덕에 고생한 듯한 모습이다.






몇 송이쯤은 피었을 거라고 기대한 골짜기에 얼레지는 아직 이런 모습...





발레를 하는 듯한 올괴불나무 꽃은 한창...





임도를 따라 편안히 내려오는 길



물박달나무 열매는 이런 모습.. 사스래나무와 달리 열매자루가 길다





동행하신 분, 내게 많은 기대를 하고 함께 했을 터인데 무슨 도움이 되었을는지... 


처음 만나 서먹서먹할 터인데도 꽃을 담는데만 열중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잠실역으로 돌아와 방이동에서 함께 소주 한 잔...



끝까지 함께 해 준 H님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