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억새꽃 아름다운 민둥산 가을 야생화 산책

모산재 2015. 10. 15. 01:48

 

추석 연휴 마지막날, 민둥산 산행을 나섰다.

 

그 전날 설악산 서북 능선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고향을 다녀오느라 피로해진 몸을 위해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좀 덜 부담스런 민둥산으로 가기로 정한 것이다. 설악산은 다음 주에 가자고 생각하면서... 

 

 

 

오전 반나절이 지난 시간, 삼내약수 부근 등산로부터 산행은 시작되었다.

 

 

콘크리트 길을 따라 오르면 금방 오른쪽으로 민둥산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가 나타나고 다시 바로 앞 갈림길 이정표가 아래에서 오른편 산허리 쪽으로 길이 꺾여진다.

 

 

 

 

 

산의 허리를 두르는 좁은 임도, 호젓하고 편안한 길이다. 하지만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길은 깔딱고개로 오르기 위한 아주 짧은 워밍업 시간일 뿐...

 

 

 

 

두메고들빼기 뿌리잎일까...

 

 

 

 

그리고 이내 능선부 발치에서부터 급경사를 이룬 계단길로 접어들며 본격적 산행이 시작된다.

 

 

 

 

민둥산 지억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으로 올라서기까지 중간에 잠깐의 평탄한 길이 나올 뿐이다.

 

 

 

 

조록싸리 열매

 

 

 

 

다른 고사리들은 살펴보면서 정작 고사리는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걸 떠올리며

 흔하게 보이는 고사리의 포자를 보기 위해 일일이 확인해 보는데 하나같이 포자낭이 보이지 않는다.

 

포자가 한껏 성숙해 있어야 하는 계절인데, 민둥산 고사리들이 왜 이러는 거지...?

 

 

 

 

요렇게 생긴 녀석은 분명 덕우기름나물일 텐데, 어째 열매를 맺은 흔적이 없는 건가?

 

 

 

 

당분취는 꽃이 거의 져버린 모습이다.

 

 

 

 

이렇게 열매의 흔적이 없이 덕우기름나물은 계속 잎만 보여준다.

 

 

 

 

고사리와 덕우기름나물이 연합하여 민둥산 이름처럼 후손 생산을 포기 선언한 것이냐... 그런거니?

 

 

 

뜻밖에 열매를 맺은 지치를 만난다.

 

 

 

 

거의 주능선에 이를 때까지 종자를 보여 주지 않는 덕우기름나물만 인해전술로 달려든다.

 

 

 

 

이제 주능선으로 올라서는구나 하는 순간에 비로소 덕우기름나물 열매가 모습을 드러낸다.

 

기름나물과는 아주 다른 모양의 열매다. 

 

 

 

 

꽃이 져버린 잔대

 

 

 

 

그리고 흔히 보기 어려운 잔잎바디를 만난다.

 

 

 

꽃은 이미 져버렸고 열매를 달았다.

 

 

 

 

주능선부에 들어서서 비교적 싱싱한 꽃을 달고 있는 당분취를 만나니 참으로 느껍다. 

 

 

 

 

아름다운 가을꽃, 산부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지억산 정상을 다녀올까 하다 시간이 얼마나 지체될지 몰라 그냥 바로 민둥산 쪽으로 향한다.

 

민둥산까지 절반의 거리를 온 셈...

 

 

 

 

까만 열매가 보석처럼 아름다운 땅두릅

 

 

 

울릉도에서 자라는 것을 독활이라고 하여 땅두릅의 변종으로 보고 있다.

 

 

 

2회깃꼴겹인 노루참나물은 열매 모양은 참나물과 그리 다를 바 없는 듯하다.

 

 

 

 

 

반면 큰참나물은 열매에 날개 모양의 능선이 여럿 있어 참나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종임을 보여준다. 

 

 

 

 

 

민둥산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갈퀴가 바로 민둥갈퀴,

열매도 털이 없는 대머리 민둥산이다.

 

 

 

 

바디나물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놋젓가락나물을 만났는데, 주변을 두루 둘러보아도 딱 이 한 개체만 보일 뿐이다.

 

꽃이 한 송이만 남아 있고 맺은 열매는 투구꽃에 비해 아주 작다.

 

 

 

 

때늦은 꽃을 피운 어수리 옆에는 이미 성숙이 끝난 열매도 보인다.

 

 

 

 

 

포편 끝이 뾰족하고 검은 서덜취

 

 

 

 

흰진범

 

 

 

 

이 투구꽃은 잎이 깊고 가늘게 갈라진 것으로 지리바로 봐야할 듯하다.

 

 

 

 

민둥산 능선길의 대표적인 가을꽃, 개미취

 

 

 

 

 

병조희풀 열매

 

 

 

 

민둥산으로 향하는 능선의 안부 석회암지대의 함몰지형인 돌리네.

 

함몰지형이라 습지식물이 살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푸른 생명이라곤 거의 보이지 않는 게 뜻밖인데,

아무래도 물빠짐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생명이 살기 어렵기 때문인 듯하다.  

 

 

 

 

 

그리고 이내 민둥산 정상부 거대한 돌리네의 초원지대로 오르는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을 오른 곳 풀밭 속에 꽃을 피운 단 한 송이의 물매화

 

 

 

 

돌아본 지억산 봉우리 모습

 

 

 

 

왼쪽 끝으로 보이는 민둥산 정상, 그리고 함몰 지형인 돌리네의 아름다운 초원 풍경

 

 

 

 

각시취

 

 

 

 

산씀바귀

 

 

 

 

돌아본 능선

 

 

 

 

민둥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원의 언덕

 

 

 

 

연보랏빛 풍성한 꽃을 피운 개쑥부쟁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개미취 군락

 

 

 

 

 

돌아본 돌리네의 초원 풍경

 

 

 

 

 

메꽃

 

 

 

 

 

각시취로 알고 목책 너머로 거리를 두고 있는 녀석을 당겨서 잡은 것인데, 총포 모양이 각시취가 아닌 듯하다.

 

 

 

그렇다고 잘 정돈된 포편이 자줏빛이 강한 버들분취도 아닌데,

포편 모양이 아무래도 빗살서덜취로 보인다.

 

해안을 따라서 분포한다는 빗살서덜취가 내륙인 민둥산에도 자생하는 건가...? 

 

 

 

민둥산 정상에서 바라본 지억산 방향의 전경

 

 

 

 

 

민둥산 정상

 

 

 

 

산씀바귀 어린 풀에 핀 꽃

 

 

 

 

정상부 주능선

 

 

 

 

 

주능선에서 돌아본 민둥산 정상 부근 풍경 

 

 

 

 

 

 

 

 

쑥방망이

 

 

 

 

어린풀에서 꽃을 피운 각시취

 

 

 

 

애기닭의장풀

 

 

 

 

짚신나물

 

 

 

 

수리취

 

 

 

 

꽃층층이꽃

 

 

 

 

민둥산을 내려서는 능선 길, 억새밭 너머로 남면 소재지 증산이 모습을 보인다.

 

 

 

 

 

 

가장 늦은 꽃을 피운 송장풀

 

 

 

 

이곳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운 고려엉겅퀴를 본 적이 있을까...?

 

 

 

 

민둥산   정상 부근 하향길은 고사리밭!

 

하지만 이곳의 고사리들 잎을 다 뒤져봐도 포자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다.

 

귀신 곡할 노릇...

 

 

 

 

내려가는 급경사길은 오랜 가을 가뭄으로 흙먼지가 풀썩풀썩어난다.

 

 

조밥나물

 

 

 

 

세잎쥐손이(위)와 쥐손이(아래)가 동거하는 묘한 풍경

 

 

 

 

선괴불주머니 꽃과 열매

 

 

 

 

 

꽃향유 사진을 찍었는데, 가만 보니 작은멋쟁이나비 한 마리가 앉았네~.

 

 

 

 

안남미처럼 긴 열매를 가진 쌀새

 

 

 

 

향유

 

 

 

 

가시여뀌

 

 

 

 

갈고리네잎갈퀴

 

 

 

 

사상자

 

 

 

 

 

남면 소재지 증산(무릉리)이 바로 눈앞에 다가섰다.

 

예전에 증산역이 지금은 민둥산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민둥산을 벗어나는 계곡에 핀 궁궁이 꽃

 

 

 

 

마침내 증산초등학교 앞 등산로 입구를 빠져나오며 산행을 마친다.

 

 

 

 

 

다리를 건너니 민둥산 억새 축제가 시작되어 장마당이 붐빈다.

 

 

 

 

마을에서 바라보는 민둥산의 하늘은 산에서 본 하늘보다 훨씬 높고 푸르지 않은가.

 

 

 

 

 

쾌청한 날씨에 여유로운 산행, 기대에 비해 이런 저런 풀꽃들을 다양하게 만나 즐거운 하루였다.

 

 

 

 

<참고> 민둥산을 다룬 다른

 

☞ 민둥산 , 소나기 지난 뒤 펼쳐진 풀꽃들의 천국

☞ 민둥산의 초여름 풀꽃 산책

☞ 민둥산에서 화암약수까지 가을 들꽃과 함께 하는 등산길

☞ 정선 민둥산, 억새밭 속으로 걷는 환상의 고산 능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