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인도 (17) 오르차, 분델라 왕조의 왕궁 라자 마할

모산재 2016. 2. 12. 22:07

 

인도 (17) 오르차, 분델라 왕조의 왕궁 라자 마할

제 5일, 2012년 01월 06일 금요일 오전

 

 

 

 

여행 5일째 되는 날 아침 7시 30분, 인도 북부의 한적한 시골마을 오르차에서 눈을 뜬다.

 

시골 마을이지만 한때 인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왕조의 수도로 번영을 누린 곳, 왕들과 무굴제국 황제를 위한 웅장한 왕궁과 기념비, 사원들이 전원 풍경 속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역사의 현장...

 

 

 

8시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잘게 썬 야채를 넣은 달걀 프라이에 땅콩죽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

 

 

레스토랑에서 왁자한 여행객들, 부산에서 온 지리 교사들과 마주친다. 60여 명이 인도 답사 여행을 왔다고...

 

 

 

식사를 마친 뒤 잠시 숙소 아마르 마할(Amar Mahal)에서 산책 시간을 가진다. 오르차의 남쪽, 베트와(Betwa) 강을 남쪽으로 바라보는 언덕에 자리잡은 3성급 호텔은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어 리조트처럼 쾌적하다.

 

 

짙은 안개 속에 잠긴 호텔과 흐릿한 실루엣으로 보이는 사원 풍경이 아름답다.

 

 

 

 

 

 

9시를 조금 넘긴 시간 호텔을 나선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오르차 궁성을 돌아보고 오후에는 오르차의 힌두사원들을 돌아보는 것이다. 궁성(마할)은 갠지즈강의 상류인 베트와(Betwa) 강 가운데 있는 섬에 자리잡고 있고, 사원(만디르)들은 오르차 마을에 흩어져 있다. 

 

 

 

호텔을 벗어나자 시골 들길로 이어진다. 해가 나지 않은 아침결이라 날씨는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데 흐릿한 안개 속에 잠긴 고즈넉한 풍경들이 타임 머신을 타고 마주하는 듯 신비롭기만 하다. 담장 너머로는 묘탑으로 보이는 낡은 건물들, 멀리 안개 속으로 나타나는 힌두 사원 지붕들...

 

 

 

 

 

 

조금 더 내려서니 이내 건너편에 작은 정자 모양의 차트리들(Chhatris)이 쪼란히 늘어서서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오르차 궁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6~17세기 인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분델라 왕조의 궁성이다.

 

 

 

 

 

오르차(Orchha)라는 지명은 우리말 '오지'와 비슷한 어감을 주는데 과연 '숨겨진 곳', '은둔의 땅'이라는 뜻을 가졌단다. 지금은 인구 수천 명에 불과한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오르차는 카주라호가 그랬던 것처럼 한때 왕국의 수도로 번영했던 곳이었다.

 

1531년, 마하라자(대왕) 루드라 프라탑 싱(Rudra Pratab Singh)은 갠지즈 강의 상류인 아름다운 베트와 강 속의 작은 섬에 궁성을 만들고 분델라(Bundela) 라지푸트 왕조를 연다.

 

 

아침 거리에서 만나는 인도 사람들

 

 

 

 

 

오르차의 중심가인 람 라자 사원(Ram Raja mandir) 부근에서 우회전...

 

 

 

 

 

※ 오르차 안내도(구글맵)

 

 

 

 

 

정면으로 나타나는 베트와강의 샛강 다리, 그리고 샛강 다리 건너 섬 언덕 위에 분데르 왕조의 궁성...

 

오른쪽 전면으로 보이는 궁성이 라자 마할, 그리고 왼쪽 뒤편으로 살짝 보이는 궁성이 자항기르 마할이다. 이들 궁성은 여의도와 같은 섬에 자리잡고 있다. 이편 오르차 마을에서 저편 궁성으로 건너는 곳은 여의도 샛강과 같은 베트와 강의 샛강이 흐른다.

 

 

 

 

다리 한켠으로 살짝 비켜서 보면 샛강이 자연 해자 역할을 하고, 그 경계에 방패 모양의 성벽이 울타리처럼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리를 건너 커다란 성문 앞에 매표소가 있다.

 

오르차성의 외국인 입장료는 250루피인데, 인도인 10루피의 25배에 달한다. 인도 어디를 가나 이 점은 마찬가지... 거기에다 촬영료인 카메라 피 25루피도 추가된다.

 

 

 

 

 

앞쪽의 라자 마할은 분델라 왕조의 왕과 왕비의 궁전이고, 뒤쪽에 자리잡은 제항기르 마할은 무굴제국 4대 황제 제항기르를 위해 조성된 궁전이다. 

 

3대 황제 악바르의 아들 살림은 1602년 아버지에게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여 이곳으로 도망을 와 오르차의 군주 비르 싱 데오의 보호를 받고 3년 뒤 아버지 악바르가 사망하자 황제에 오르고 자신을 보호해 준 비르 싱 데오를 적극 후원하며 오르차의 분델라 왕조는 전성기를 누린다.

 

 

라자마할과 제항기르 마할 사이에는 부속 건물인 쉬시 마할이 자리잡고 있고, 북쪽 낮은 곳에는 후궁들의 거처였다는 라즈 프라빈 마할이 있다.

 

 

 

※ 오르차성 안내도(구글맵)

 

 

 

 

 

정면은 쉬시마할의 옆 모습이다. 현재 맨 뒤에 자리잡은 왼쪽 높은 층은 호텔로 사용하고 앞쪽 단층 쪽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 너머로 차트리(정자 모양의 장식적 탑)가 살짝 보이는 건물이 제항기르마할이고, 바로 앞 오른쪽 일부만 보이는 건물이 라자마할이다.

 

 

 

 

 

라자 마할의 디완이암 옆 테라스에는 링가와 요니를 모셔 둔 시바 신전이 자리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맷돌을 연상시키는 듯한 링가와 요니에는 꽃들이 바쳐지고 사람들의 손길의 흔적이 반질반질하게 남아 있다. 낡은 궁성이지만 이 신전만큼은 인도인들의 참배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듯...

 

 

 

 

 

먼저 오른편으로 보이는 라자 마할부터 관람하기로 한다.

 

 

웅장한 열주가 늘어선 이곳은 공식 접견실인 디완이암(Diwan-e-Am).

 

 

 

 

이 디완이암은 마두카르 샤(Madhukar shah)가 무굴 궁정에 영향을 받아 16세기에 추가로 조성한 공간이다. 왕이 대중을 만나고 사법과 행정을 다루기 위한 공간이다. 열주는 모두 28개로 그 사이로 아름다운 아치형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디완이암과 그 앞의 시바 신전

 

 

 

 

디완이암의 천정화. 라자마할은 내부를 장식한 화려한 채색 그림들로 유명하다.

 

 

 

 

 

쉬시마할의 오른쪽과 라자 마할의 북동쪽 사이로 들어가는 길, 왼쪽 축대 위에서 마카크(macaque) 원숭이들이 노닐고 있다.

 

 

 

 

 

라자마할의 건물 평면 구조는 ㅁ자 형태로 되어 있는데, 그 중 3면은 5층으로, 나머지 1면은 4층의 형태로 되어 있다.

 

 

 

※ 라자 마할의 구조

 

 

 

 

 

 

라자 마할은 1531년 티캄가르의 작은 마을 가르쿤다르(Garhkundar)에서 오르차로 도읍을 옮긴 마하라자 루드라 프라탑(1501-1531)이 짓기 시작하는데 불행히도 그해에 그가 사망하고 뒤를 이은 바르티 찬드라 Bharti Chandra(1531~1554)가  9년에 걸친 공사 끝에 1539년 완성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마두카르 샤(Madhukar Shah(1554~1592)가 개조하거나 첨가하여 최종적인 모습이 완성되었다. 

 

 

 

 

 

대낮이지만 실내 공간은 어둡다. 그 어두운 공간의 위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벽화가 가득하다.

 

내용은 비슈누와 그 화신인 라마와 크리슈나의 일생과 업적 등 힌두신화를 그린 것들도 있고, 왕족들의 민속과 사냥 등 일상생활을 그린 것들도 있다.

 

 

 

 

 

라자 마할이나 제항기르 마할은 좁고 가파른 계단을 통해 옥상에 올라 오르차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방으로 조망할 수 있다.

 

 

북-동 방향의 내부

 

 

 

 

라자 마할 내부 풍경 너머로 보이는 제항기르 마할

 

 

 

 

라자마할 옥상에서 바라보는 쉬시마할(왼쪽)과 제항기르마할(정면)

 

 

 

 

남-서 방향의 내부

 

 

 

 

남쪽 내부

 

 

 

 

베트와강과 오르차성으로 이어지는 다리

 

 

 

 

차투르부즈 만디르(Chaturbhuj Mandir), 람라자 만디르(Ram Raja Mandir)

 

 

 

 

서-북 방향의 내부

 

 

 

 

차투르부즈 만디르

 

 

 

 

라자 마할 외벽

 

 

 

 

라자마할의 차트리

 

 

 

 

벌집

 

 

 

 

 

다음은 무굴제국의 4대 황제 제항기르에게 바쳐진 제항기르 마할을 돌아보기로 하자.

 

 

 

 

 

※ 오르차 유적 참고 문헌 : http://thinkingparticle.com/articles/orchha-temple-palace-fort-cenotap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