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인도 (9) 카주라호 서부사원 / 카주라호 최고의 예술, 칸다리야 마하데바 사원

모산재 2016. 1. 14. 12:17

 

락슈마나 사원 서쪽에는 칸다리야 마하데바 사원, 마하데바 사원, 자가담비 사원이 하나의 기단 위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마하데바는 '위대한 남신'이란 뜻으로 시바신을 가리킨다. '위대한 여신'을 뜻하는 '마하데비(Mahadevi)'는 시바의 배우자를 가리키며 줄여서 각각 '데바', '데비'로 부른다.

 

 

 

칸다리야 마하데바 사원(Kandariya Mahadeva Mandir)은 서부 사원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예술적으로나 건축학적으로 완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바신에게 봉헌된 사원으로, 간다 왕(Ganda, 1017〜1029) 시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칸다리야 마하데바, 마하데바, 자가담비 사원

 

 

 

 

 

 

칸다리야 마하데바 사원은 서부사원군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첨탑의 높이도 가장 높다.

 

기단 부분을 제외한 높이 30.5m, 폭 20m의 규모. 사원 앞에 서면 장엄하게 솟은 시카라의 웅장한 모습에 압도된다. 작은 시카라 84개가 서로 겹쳐져 하나의 거대한 시카라를 만들어 시바신을 상징하는 힌두교의 성산 카일라스산(티베트불교에서는 '수미산'이라 부른다)의 형상을 이루었다.

 

 

 

 

칸다리야 마하데바 사원 현관(ardha mandapa)

 

 

 

 

돌탑 내부 시바신을 모신 성실(聖室)인 가르바그리하(garbhagriha)로 들어가는 공간의 배치는 락슈마나 사원과 같은 구조로 현관(ardha mandapa) -> 만다파(mandapa) -> 마하만다파(mahamandapa) -> 전실(antarala)을 거쳐 이르게 된다. 사원의 지붕은 힌두신이 거하는 카일라스산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가르바그리하에 이르는 내부 공간 모습

 

 

 

 

가르바그리하에 모셔진 시바신은 인간의 형상을 한 신이 아니라, 시바신을 상징하는 요니(yoni)와 링가(linga)로 표현되어 있다.

 

 

 

 

시바신을 상징하는 요니와 링가

 

 

 

 

링가(linga)는 '상징'을 뜻하는 말로 시바신을 나타내는데, 남근 숭배사상이 힌두교 샥티파(派)의 성력 숭배와 결합되며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링가는 여성의 생식기를 나타내는 요니(yoni)를 대좌로 두고 모셔진다. 힌두교 신자는 링가를 시바신으로 여기고 꽃을 바치며 기름(乳脂肪)을 붓는다.

 

 

가르바그리하를 둘러싼 프라닥시나파타(繞道)의 조각들은 락슈마나 신전의 그것과 아주 비슷한 양식을 보이는데, 좀더 정교하고 화려해 보인다. 중간 중간 미투나상이 보인다.

 

 

 

 

 

인도 전역의 불교와 힌두교 유적을 광범하게 조사 연구했던 영국의 고고학자 알렉산더 커닝햄(Alexander Cunningham, 1814 ~ 1893)에 따르면, 이 사원은 내부에 226개, 외부에 646개 등 총 872개의 조각상이 새겨져 있으며 각 조각상의 크기가 최소한 1m가 넘는다고 한다.

 

 

 

사원 외벽의 조각은 3층으로 되어 있으며 여러 신들과 천녀(天女)인 수라순다리(Surasundari), 악기 연주자, 남녀 교합상인 미투나(mithuna)상 등이 조각되어 있는데, 카주라호 사원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칸드리야 마하데바 사원에서 가장 눈길과 카메라 세례를 많이 받는 조각상이 바로 이 남녀 교합상이다.

 

 

 

 

이 중 아래쪽, 두 시종의 도움을 받으며 교합하는 장면...

 

 

 

 

 

 

신성한 사원의 에로틱 조각상, 그 아래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고개를 들어 혹은 넋을 잃고 바라보고 혹은 생각에 잠기고, 그러다 생각난 듯이 셔터를 누른다.

 

 

마하트마 간디가 이 사원을 찾았던 모양!. 그는 이 적나라한 남녀 교합상을 보고는 "모두 부숴버리고 싶다!"고 했단다. 대영 독립 투쟁을 벌이던 간디에게 밀교의 세례를 받은 힌두 예술을 이해할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구슬 장식이 흘러내리며 속이 비치는 얇은 옷을 입고 있는 듯 육감적으로 표현된 천상의 여인, 수라순다리! 터질 듯 풍만한 가슴과 관능적인 허리선, 탄력 넘치는 엉덩이, 매끈한 각선미에 눈길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사원 뒤편 측면에서 바라본 시카라와 섬세하고 화려한 조각들

 

 

 

 

 

앞의 미투나상과 대칭 되는 지점에 또 다른 미투나상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귀퉁이에 은밀하게 새긴 작은 미투나상도 있다.

 

 

 

 

 

 

정교하고 다양한 조각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