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가야산(2) 칠불봉,상왕봉(우두봉)을 지나 해인사로

모산재 2015. 11. 11. 20:53

 

점심을 먹고 가야산 정상 칠불봉을 향해 오른다.

 

고도가 높아져 전망이 트인 탓인지 날씨가 좋아지는 탓인지 어느 사이 등산로는 많아 환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시야는 좋지 않아 먼 풍경들은 흐릿하기만 하다.

 

 

 

포편 6줄이 또렷한 가야산은분취 시든 풀을 만난다.

 

 

 

 

뒤편으로 흐릿한 실루엣을 보이는 산은 남산제일봉이지 싶다.

 

 

 

 

만주우드풀일까... 푸른 모습을 보이는 고사리가 반가워서 담아보고... 

 

 

 

 

녹색 가지에 우둘투둘한 돌기가 특징인 이 열매의 주인공은 회목나무일 것이다.

 

 

 

 

등산로 곁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정상을 향해 오르며 시야가 그나마 열리는 남쪽을 향해 자꾸 돌아서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시계는 엉망이다.

 

 

 

 

매화산과 오봉산은 흐릿한 실루엣만 겨우 보일 뿐이다.

 

 

 

 

 

방금 지나온 바위를 당겨서 본 모습

 

 

 

 

칠불봉 아래 등산로 곁 암벽 풍경

 

 

 

 

드디어 가야산 최고봉 칠불봉(1433m)이 모습을 나타낸다.

 

 

 

 

 

 

 

칠불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마침내 가야산 최고봉 칠불봉(七佛峰 1432.6m)에 이른다.

 

 

 

정상 표지석을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줄을 서니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출연한 장면을 담을 수밖에 없다.

 

 

 

 

 

가야산 주봉은 서쪽으로  200m 거리에 있는 상왕봉(우두봉, 1,430m)이지만 칠불봉(1,432.6m)은 3m  가량 더 높은 최고봉이다.

 

 

칠불봉은 경북 성주군 소속, 상왕봉은 경남 합천군 소속.

 

그래서인지 두 봉우리를 두고 두 지자체에서는 주봉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야산국립공원과 합천군에서는 상왕봉을 주봉으로, 성주군에서는 칠불봉을 주봉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 어쨌거나 산객들은 대개 관습에 따라 상왕봉(1,430m)을 주봉으로칠불봉(1,432.6m)은 최고봉으로 여기는 듯하다. 상왕봉이 조금 낮긴 하지만 정상의 암봉이 훨씬 크고 넓으며 신비감을 주는 우비정이란 바위샘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상아덤에 이어 이 칠불봉에는 김수로왕의 아들들에 대한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전설이 전한다.

 

대가야국의 김수로왕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후와 결혼하여 열 왕자를 두었는데 큰 왕자는 김씨로 왕위를 계승했고, 둘째 왕자는 허씨, 셋째 왕자는 인천 이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나머지 칠 왕자는 그들의 외숙인 보옥선사(장유화상)의 수행력에 감화되어 칠불암으로 출가하였는데 기원전 101년(수로왕 62년)에 홀연히 크게 깨달아 성불하였다.

 

일곱 왕자가 입산 수도하고 있을 때 허황후가 이 곳을 수차례 찾아왔지만 세속과 인연을 끊은 아들을 만날 수 없게 되자 영지에 비치는 칠불봉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고 갔다 한다.

 

 

그런데, 이 전설은 지리산 쌍계사 칠불암에 전하는 전설이어서 가야산 칠불암 전설이기도 한 건지 진위 여부가 궁금하다. 가야산 정상 부근에는 칠불암터가 존재하기도 하는데, 성주군에서 칠불봉을 주봉으로 부각하기 위해 지리산 칠불암 전설을 이용한 거라는 주장도 있다.

 

그와는 별도로 불교가 전래된 것으로 알려진 4세기보다 훨신 앞선 시기의 불교적인 전설이어서 허황후와 함께 남방불교가 인도로부터 이전에 따로 전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흥미로운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정상 능선의 서쪽 끝 뒤편으로 주봉인 상왕봉(牛頭峰)이 보인다.

 

 

 

 

 

포자를 단 다람쥐꼬

 

 

 

 

무슨 이끼일까...?

 

 

 

 

상왕봉은 등산로 곁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봉우리로 원래 이름은 우두봉.

 

 

 

 

상왕봉으로 오르는 계단

 

 

 

 

암봉을 오르면 상당히 넓은 너럭바위가 펼쳐진다.

 

서쪽 끝, 상왕봉(峯)이라 불리는 가야산 정상 우두봉(牛頭峰,1430m)

 

 

 

 

역시 줄을 지어 바꾸어가며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로 엉뚱한 분이 출연한 사진을 담을 수밖에...

 

 

 

상왕봉의 '상왕(象王)'은 불교에서 부처’를 코끼리 가운데 가장 큰 코끼리에 비유하여 가리키는 말로 역시 불교적인 명칭이다. 우두봉은 산의 모습이 소의 머리처럼 생겼고 옛날부터 이 봉우리에서 산신제의 공물을 소에 바치고 신성시해 온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 한다.

 

가야산이란 이름은 가야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불교가 전래된 뒤 '소'를 뜻하는 범어 '가야'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도 한다.

 

 

암봉의 동쪽 끝에는 우비정(牛鼻井)이란 바위샘이 있다.

 

 

 

 

 소 콧구멍을 닮은 샘, 우비정(牛鼻井)

 

 

 

 

소머리봉우리(우두봉) 낮은 쪽에 소 콧구멍이니 격에도 맞다. 건강한 소는 늘 코가 젖어 있듯, 이 우비정도 결코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우비정 앞에서 돌아보는 가야산 최고봉 칠불봉(1432.6m)과 연봉들

 

 

 

 

해인사로 하산하는 길목에 솟아 있는 봉천대(奉天臺)

 

 

 

 

자욱한 내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 매화산과 남산, 오봉산 전경

 

 

 

 

봉천대 쪽으로 내려서며 돌아본 상왕봉(우두봉)

 

 

 

 

 

봉천대(1380m)

 

 

 

 

 

 

가야은분취 마른풀

 

 

 

 

 

 

정상부를 내려선 곳에서 만나는 참빗살나무 열매

 

 

 

 

내가 조금씩 걷히며 남산제일봉의 윤곽이 제법 또렷해졌다.

 

 

 

 

등로에서 수십 m 떨어진 곳에 숨어 있는 해인사 석조여래입상(보물 264호)을 찾는다.

 

 

 

원만한 상호를 가진 불상이나 얼굴 윤곽의 마모가 심하고 어깨와 팔이 깨져 나갔다. 광배(光背)와 대좌(臺座)가 사라지고 없는데 머리와 다리는 부러진 것을 붙여 놓은 모습이다.

 

 

 

뒤편에는 붉은 열매를 단 참빗살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참 내려오니 숲이지만 넓은 터가 나타난다. 예전 절터가 아니었을까?

 

 

 

 

열매를 단 투구꽃

 

 

 

 

나래완두가 흔한데, 씨방을 단 흔적은 하나 같이 보이지 않는다.

 

 

 

 

해인사로 내려올 무렵에는 사방으로 조금씩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다.

 

 

 

해인사에 가까운 언덕에서 만난 고사리삼

 

 

 

 

큰도둑놈의지팡이 열매

 

 

 

 

용탑선원(龍塔禪院), 3.1 독립운동 민족대표 백용성 조사의용성선사 승탑 및 탑비 등 유적을 모신 도량

 

 

 

 

단청을 하지 않은 큰 전각의 이름은 칠불보궁(七佛寶宮)

 

 

 

 

 

해인사 서쪽에서 경내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보면서 가야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주차장으로 이동할 때는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다.

 

 

산행을 시작할 때에는 컨디션 난조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땀깨나 흘리고 나니 몸이 많이 개운해졌음을 느낀다. 산행을 한 시간쯤만 빨리 시작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대만족이다.

 

 

내년 5월쯤에 다시 한번 가야산을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