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설악산 단풍과 가을 야생화 (1) 한계령-귀때기청봉

모산재 2015. 10. 17. 20:30

 

일요일 원정 산행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설악산 서북 능선 귀때기청봉(1578m) 산행에 나섰다.

 

한계령(1003.6m)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

 

쾌청한 날씨, 1000m를 넘는 고갯마루 위로 보이는 산은 고운 단풍이 시작되었다. 단풍을 기대하고 온 것이 아니었는데 처음으로 설악산 단풍 구경도 하면서 올해의 마지막 설악산 풀꽃나무도 살펴보게 되었으니 뽕도 따고 님도 보게 되는 즐거운 산행에 절로 맘이 설렌다.

 

 

 

한계령이 아닌 '오색령'으로 새겨 놓은 표석 앞에서 등산로 방향을 바라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한계령삼거리로 오르는 등산로는 처음부터 가파른 등산길, 밀려든 산객들로 등산로는 출퇴근 시간의 도심보다 더 혼잡하다.

 

 

계단길 위에서 돌아본 미시령

 

 

 

 

108 계단을 오르면 설악루라는 정자, 그 뒤에 위령비가 나타난다.

 

 

 

1971년네 완공되었다는 한계령 도로, 이 때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당시 군단장이던 김재규가 세웠다고 하는데, 10.26 으로 위령비에 새겨져 있던 김재규 이름은 지워져 버렸다고 한다.

 

승자는 패자의 역사를 가만두지 않는다. 지금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역사조차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쓰려고  온 나라를 갈등으로 몰아 넣고 있지 않은가.

 

 

 

거대한 암벽 아래를 지나고

 

 

 

 

 

30여 분을 오르니 대청봉으로 향하는 서북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내 서쪽으로 귀때기청봉도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한계령 갈림길까지는 30여 분을 더 가야 한다.

 

 

 

등산로 위 능선에 올라서서 바라본 서북능선, 단풍이 아름답다.

 

 

 

 

 

 

아쉽게도 처음 만나는 금강분취는 꽃이 져 버린 모습이다.

 

 

 

 

노루참나물은 열매를 맺지 못한 채 시들고 있고

 

 

 

 

서덜취도 꽃이 시들었다.

 

 

 

 

설악산에 꽃의 계절은 지나갔음을 아쉬워하며 걷는데 청초한 금강초롱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어 나를 감격하게 한다.

 

 

 

 

바라보는 봉우리들마다 단풍빛이 아름답다.

 

 

 

 

 

 

능선으로 오르는 계단길에서 돌아본 풍경. 멀리 점봉산이 보인다.

 

 

 

 

출발한 지 한 시간쯤 지날 무렵 한계령 서북능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능선에 올라서서 바라본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암봉들

 

 

 

 

 

 

 

귀때기청봉을 향하여 다시 출발~

 

 

 

 

솔체꽃은 거의 지고 한 송이가 남아서 가을을 붙들고 있다. 

 

 

 

 

바람꽃은 열매를 달았고...

 

 

 

 

매발톱나무 붉은 열매가 가을볕살 기운을 잔뜩 머금었다.

 

 

 

 

귀때기청봉 오르는 산길 주변에는 눈측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눈측백나무는 한반도 북부지방과 태백산맥을 따라 자생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명종 위기 및 희귀식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자생지가 점차로 줄어들고 있다 한다.

 

 

 

어느 사이 길은 귀때기청봉으로 오르는 너덜지대로 들어서며 사방의 전망이 환히 열린다.

 

 

겨울철 눈 덮인 등산로의 길 표시를 위해 세워 놓은 표지봉이 눈길을 끈다.

 

 

 

 

남쪽 사면, 멀리 점봉산(1424m)이 보인다. 

 

 

 

 

동쪽의 대청봉(1708m)과 중청

 

 

 

북쪽의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귀때기청봉을 향해 오를수록 시야는 더욱 환하게 열리고, 

사방을 돌아보며 단풍 드는 설악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매발톱나무 붉은 열매

 

 

 

너덜바위 틈에서 꽃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까치고들빼기

 

 

 

쪼그리고 앉아서 요 녀석을 찍고 있자니 지나가던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한다.

 

"귀한 약초인가요?"

"먹는 건가요?"

 

귀한 약초도 먹을 것도 아닌 것을 남들은 편히 가는 산길을 수십, 수백 차례 힘든 동작으로 사진을 찍으며 가야한다.

 

 

 

남서 방향으로 우뚝 솟은 가리봉(1,519m)과 주걱봉

 

 

 

 

오르며 돌아보기를 반복하며 설악의 아름다움에 연심 감탄사를 발하는 산객들~.

 

산객들의 모습은 다 비슷하다. 

 

 

 

 

귀때기청봉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내설악을 바라보며 너럭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점심 때도 되어서 먹을 것을 꺼내 식사를 하며 느긋이 설악의 풍경 속에 젖어들기로 한다.

 

 

 

 

마등령 아래 오세암도 찾아보고

 

 

 

중청 아래 봉정암도 당겨본다.

 

 

 

멀리 황철봉과 마등령을 잇는 저항령도 훤하게 보인다.

 

 

 

 

그런데 두 여성 산객이 내가 앉아 있는 곳 옆으로 와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고 하더니 아예 자리를 잡고 앉는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양해도 구하지 않고 말이다. 

 

 

 

빨리 식사를 마치고 다시 귀때기청봉 정상으로 출발~.

 

 

 

 

출발 두 시간 반 만에 드디어 귀때기청봉 정상(1,578m)에 도착

 

 

 

 

 

서늘한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사방을 다시 한번 맘껏 조망한다.

 

 

 

 

 

소청 아래 봉정암을 가까이 당겨 본다.

 

 

 

 

그리고 대승령을 향하여 출발 !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