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 들리는 소백산 가을 풀꽃나무 산책

모산재 2015. 10. 4. 23:24

 

단양에서 고수동굴을 지나 천동동굴 부근 천동계곡 입구에 도착한 것은 10시 30분 무렵.

 

입구의 가로수들에도 가을빛이 물씬 풍긴다.

 

 

 

3년 전 봄과 여름에 다녀온 적이 있는 소백산!

 

하지만 가을에 찾기는 처음이다.

 

소백산의 가을 풀꽃나무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오늘 일정은 천동계곡을 지나 비로봉에 오르고 어의곡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끝난다.

 

 

 

비로봉까지는 7km.

 

 

 

 

 

계곡을 건너는 입구에 3극점 7대륙 최고봉을 오른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가 있고, 그 아래로는 다리안폭포가 있다.

 

 

 

 

다리안폭포는 이처럼 다리 아래에 암반 사이로 흘러내리는 와폭(臥瀑)...

 

제대로 된 모습은 계곡 아래쪽 전망대로 내려가서 봐야 하겠지만

시간에 쫓기는 처지라 이렇게 다리 위에서 내려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한다.

 

 

 

 

계곡 물소리도 한층 차분해진 듯하다.

 

 

 

 

 

가을 빛 가득 머금은 까실쑥부쟁이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가을을 알리는 선괴불주머니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계곡 입구에 숲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장식하는 가시여뀌,

역시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찾는 산마다 자꾸만 눈에 띄는 갈고리네잎갈퀴

 

 

 

 

이건 신감채

 

 

 

 

 

까치고들빼기

 

 

 

 

수까치깨

 

 

 

 

까치발을 처음으로 대면한다.


무심코 만수국아재비라 착각했다 나중에야 까치발임을 깨닫는다.

 

 

 

 

쥐꼬리새

 

 

 

 

선괴불주머니 열매,

 

종자 수가 2~3개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았는데 4~5개가 흔하다.

종자 수로 가는괴불주머니와 구별하는 것은 위험!

 

 

 

 

이고들빼기

 

 

 

 

거북꼬리

 

 

 

 

작은민갈고리나방

 

 

 

 

산여뀌

 

 

 

 

실새풀

 

 

 

 

산물통이

 

 

 

 

궁궁이

 

 

 

 

가는장구채

 

 

 

 

궁궁이

 

 

 

 

등산로는 오래도록 박석이 깔려 있어 발바닥이 그리 편치 못하다.

 

 

 

 

열매를 단 선등갈퀴

 

 

 

 

 

궁궁이

 

 

 

 

투구꽃

 

 

 

 

천동쉼터

 

 

 

 

산을 오르는 사람들 몇몇이 이곳 쉼터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다.

 

 

야생의 숲길로 들어서면서부터 숲속에서는 후두둑 툭툭,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쉴 새없이 들린다.

 

가만 살펴보니 온갖 종류의 참나무 도토리들이 바람결에 떨어지는 소리...

 

 

 

참회나무 열매

 

 

 

 

투구꽃, 붉은 빛이 감도는 색감이 아름답다.

 

 

 

 

이 깊은 숲속에 '민백이대궐터'라는 집터가 나타난다.

 

 

 

 

이 산중 대궐터는 구한말 대원군과 명성황후가 서로 대립하던 시절,

지방 토호들이 명성황후의 권력에 기대기 위해 한강 주변에 만든 피신처 중의 하나라 한다.

 

 

 

각시서덜취

 

 

 

 

시들고 있는 흰송이풀

 

 

 

 

무수한 붉은 열매를 단 나무

 

껍질이 5갈래이고 얕은 날개가 있는 것으로 보아 회나무인 듯하다.

 

 

 

 

 

투구꽃

 

 

 

 

드디어 능선 위로 드높은 푸른 하늘이 모습을 환히 드러낸다.

 

등산로에 접어든 지 3시간만이다.  

 

 

 

 

등성이에 작은 개활지가 나타나며 햇살을 듬뿍 받은 초지에는 양지 식물들이 어우러져 풀꽃들의 천국을 이룬다.

 

 

 

산톱풀

 

 

 

 

흰고려엉겅퀴

 

 

 

 

둥근이질풀

 

 

 

 

과남풀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꽃잎을 이렇게 많이 연 모습을 보기는 처음이다.

 

 

 

 

 

조밥나물

 

 

 

 

주목 군락지 안내판이 서 있는 곳, 주목은 고사목으로 서 있다.

 

 

 

 

비로봉 정상 부근, 잠시 봉우리의 마지막 숲 지대를 통과한다.

 

 

 

이건 얕은 날개에 5수성인 듯하니 나무 열매로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연화봉과 비로봉을 잇는 소백산 주늘선에 이르렀다.

 

 

 

 

소백산의 제1연화봉, 연화봉, 제2연화봉 등 3개의 연화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소백산 주능선

 

 

 

 

따스한 가을 햇살을 듬뿍 받으며 구절초와 개쑥부쟁이가 맑은 꽃을 피웠다.

 

 

 

 

 

불꽃처럼 핀 산부추 꽃

 

 

 

 

단양 쪽으로 흘러내리는 소백산 자락 풍경

 

 

 

 

비로봉으로 향하며 돌아본 연화봉 연봉 풍경

 

 

 

 

1천 m를 훌쩍 넘은 고산 능선의 산바람이 서늘하게 다가선다.

 

상쾌하다!

 

 

 

 

과남풀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고산 능선의 초지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산객들의 얼굴엔 구절초와 쑥부쟁이 꽃처럼 맑은 웃음이 번진다.

 

 

 

비로봉 오르는 길

 

 

 

 

돌아보는 연화봉 능선

 

 

 

 

비로봉 서쪽 사면 풍경

 

 

 

 

출발한 지 거의 네 시간이 가까워진 시간에 비로봉 정상(1439.6m) 도착

 

 

 

 

정상 표지석은 둘!

 

왼쪽은 충청북도의 정상 표지석, 오른쪽은 경상북도의 정상 표지석

 

 

 

 

경북의 풍기 영주 방향

 

 

 

 

비로봉을 지나 능선은 국망봉으로 이어진다.

 

 

 

 

 

돌아보는 연화봉 능

 

 

 

 

흰고려엉겅퀴

 

 

 

 

국망봉 방향으로 가면서 돌아본 비로봉

 

 

 

 

철 지난 왜솜다리도 만난다.

 

 

 

 

개쑥부쟁이

 

 

 

 

열매를 단 방울비비추

 

 

 

 

그리고 이내 국망봉과 어의곡(왼쪽)으로 등산로가 갈라지는 어의곡삼거리에 도착한다.

 

 

 

 

국망봉 능선을 한번 시원스레 조망한 다음

어의곡 가산로로 내려선다.

 

 

 

 

쉬땅나무가 철 늦은 꽃을 피웠다.

 

 

 

 

연분홍 빛이 감도는 구절초 꽃

 

 

 

 

물레나물 열매

 

 

 

 

구기자를 연상시키는 인가목 붉은 열매

 

 

 

 

정상이어선지 미역취는 끝물이다.

 

 

 

 

나래새

 

 

 

 

풀솜대 붉은 열매

 

 

 

 

여로 열매

 

 

 

 

말나리 열매

 

 

 

 

참나물도 열매를 달았다.

 

 

 

 

점박이천남성도 붉은 열매

 

 

 

 

애기며느리밥풀인가 싶을 정도로 가녀린 며느리밥풀,

그런데 잎을 보니 비교적 둥글다. 그럼 알며느리밥풀인가...?

 

 

 

 

능선 급비탈면의 어깨짬으로 난 잣나무 숲길을 지난다. 

 

 

 

 

그리고 참나무 종류들이 숲을 이룬 곳으로 지나는데,

도토리들이 등산로에  발에 채일 정도로 떨어져 있다. 

 

 

 

 

음나무

 

 

 

 

진범 꽃은 거의 지고 몇 송이만 남은 모습

 

 

 

 

지능선을 지나자 이내 계곡으로 내려서는 데크 계단길이 시작된다.

 

 

 

 

 

까맣게 익은 노루삼 열매

 

 

 

 

이 털이슬은 붉은털이슬이 아닐까 싶다.

 

 

 

 

 

골짜기로 내려서자 마치 저녁이나 된 듯 방 컴컴해진다.

 

 

 

꽃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눈빛승마

 

 

 

 

꽃을 피운 궁궁이가 지천

 

 

 

 

촛대승마도 흔하게 보인다.

 

 

 

 

 

묏미나리

 

 

 

 

 

이 풀은 무엇일까...

 

 

 

 

열매를 맺고 있는 사상자

 

 

 

 

영아자

 

 

 

 

쇠서나물

 

 

 

 

오후 3시 40분 경, 어의곡 입구 새밭(율전) 마을 도착.

 

기나긴 소백산 풀꽃나무 산책은 무사히 끝났다.

 

 

 

 

물봉선, 개여뀌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밭언덕

 

 

 

 

 

대추는 붉게 익어 한가위를 기다린다.

 

 

 

 

초가을 바람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새밭 마을 주차장에서 바라본 어의곡 입구

 

 

 

 

여기서 잠깐!

 

어의곡이란 지명의 유래가 참 궁금하지 않은가...?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는 임금의 건강을 보살피는 어의(御醫)가

이 소백산 골짜기에서 배출된 것을 기념하여 붙인 지명이 아닐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두산백과사전에는 아래와 같이 지명 유래를 기록해 놓았다.

 

 

농촌마을이다. 큰 골짜기이므로 엉어실 또는 어의곡(於依谷)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자연마을로는 멍기리, 한드미 등이 있다. 멍기리는 명기리, 명길리라고도 부르며 산천이 좋아서 장수하는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한드미는 한디미라고도 부르며 어의곡리의 중심마을이다. 한가하고 조용한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 기록으로 보건대 '큰 골짜기'를 뜻하는 순 우리말 '엉어실'로 불려왔던 골짜기 이름이

한자어(이두식 표현)로 고쳐지면서 어의곡(於依谷)으로 바뀐 듯하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에 행정 지명을 부여하면서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마을 사람들이 불러온 '엉어실'이란 이름을 쓴다면 더 정겹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