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만항재-함백산-은대봉 여름 풀꽃나무 산책

모산재 2015. 9. 4. 20:53

 

백두산 여행을 다녀온 지 사흘만에 함백산 산책에 나섰다.

 

백두산 여행을 떠나기 전 J와 가야산을 가기로 하고 예약을 했던 것인데, 그게 갑자기 취소되면서 방향을 함백산으로 바꾸게 되었고 J의 사정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출발하게 되었다. 

 

매 주말마다 나 홀로 여행을 즐긴다는 여성분과 동석하게 되어 이런저런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태백 만항재에 이르니 벌써 11시 반쯤이 되었다.

 

 

 

만항재(1330m)에서 함백산(1572m)을 넘어 두문동재(1272m)에 이르는 약 8km 정도의 여정. 

 

만항재에서는 야생화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시간이 넉넉하다면 들러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처음 시도하는 산행이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이 어려워 두문동 고개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발한다.

 

 

 

등산로로 들어서자마자 지천으로 시야를 채우는 둥근이질풀

 

 

 

 

두메고들빼기도 한창이다.

 

 

 

 

돌려난 잎에 꽃부리가 펼쳐진 모양인 잔대도 꽃을 피웠다.

 

 

 

 

 

"바로 내가 도라지모시대야!"

 

화통이 도라지처럼 커다랗게 펼쳐진 꽃 모양이 다른 산에서 본 것에 비해 훨씬 도라지에 가까운 모습이다.

 

 

 

 

흰 꽃을 피운 흰도라지모시대도 보인다.

 

 

 

 

무심코 걷다 생각이 날 때마다 한번씩 셔터를 누르게 되는 둥근이질풀

 

 

 

 

처음 출발 때 오늘은 나와 함께 천천히 걸어 보겠다던 옆자리 여성분, 둥근이질풀이랑 잔대랑 도라지모시대 몇 방 찍고 행방을 찾아보니 시야에서 영영 사라져 버렸다.

 

 

 

높은 산에 와야 만나는 말나리

 

 

 

 

노루오줌도 담아본다.

 

 

 

 

다시 잔대...

 

 

 

 

오이풀이 "나도 꽃이야!"라고 소리치길래 

"그러~엄, 너도 멋진 꽃이지!!"하고 찰칵 셔터를 눌러준다.

 

 

 

 

인해전술로 달려드는 둥근이질풀 이번엔 독사진으로 한번 더!

 

 

 

 

말나리도 또 한 번!

 

 

 

 

그렇게 첫번째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자 앞을 가로막는 함백산!

 

100mm를 장착한지라 별 수 없이 이렇게 정상 부분에 맞춰 인증샷을 날린다. 

 

 

 

 

함백산 정상을 향해 숨가쁘게 오르며 만나는 어수리

 

 

 

 

양지바른 곳에는 꽃층층이꽃!

 

 

 

 

새며느리밥풀꽃도 지천인데 꽃은 꼭대기에 몇 송이만 핀 모습...

 

 

 

 

 아직도 싱싱한 꽃을 보여주는 고마운 푸른여로 늦둥이!

 

인간으로 태어나 그랬다면 지진아로 설움 받았을 것을...

 

 

 

 

두메고들빼기도 한 번 더!

 

 

 

 

 

이 각시취는 아무래도 흰 꽃을 피울 것 같다.

 

 

 

 

가는잎쐐기풀도꽃을 피운다.

 

 

 

 

흔하게 보이는 까치고들빼기!

 

하지만 꽃은 딱 이 한 송이만 만났을 뿐이다.

 

 

 

 

 

함백산 정상에 올라서면서 돌아본 만항재 풍경

 

 

 

 

 

그리고 마침내 함백산 정상(1572m)!

 

만항재에서 70여 분만에 도착하다.

 

 

 

 

태백산 풀꽃나무 산책도 식후경, 이제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

 

네 시간이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만항재까지 왔던 동행자가 이곳에서는 기다려 줄 줄 알았더니, 뭐 그림자초자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던 하늘은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쨍쟁하다. 서늘한 바람이 불긴 하지만 우산으로 해를 가리고 바위에 걸터 앉아 혼자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제일 먼저 만난 이 녀석,

은분취일까 했는데 포의 모양도 잎도 줄기도 뭔가 좀 다른 모습...

 

바로 이 녀석이 그토록 정체를 알고 싶었던 솜분취 아니냐!

 

 

 

 

 

그리고 지리강활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다시 둥근이질풀...

 

 

 

 

꽃을 덜 피운 각시취

 

 

 

 

정상에서 멀지 않은 능선에는 큰산꼬리풀

 

 

 

 

원기둥 모양의 열매를 단 매발톱나무

 

 

 

 

병조희풀

 

 

 

 

시간이 늦을가봐 그냥 앞만 보고 달리는데 어디선가 "나 좀 봐봐!"하고 속삭이는 소리...

 

고개를 돌리니 우거진 덤불 너머 바위절벽에 참바위취가 꽃을 피우고 있지 않느냐!

 

 

 

 

 

참나물 꽃

 

 

 

 

바위 너덜겅 지대를 지나며... 

 

등산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돌탑까지 쌓은 저 여유로운 산객은 누구인가?

 

시간에 쫓겨 산행하는 내 모습을 잠시 돌아보게 만든다.

 

 

 

 

예전 오대산과 태백산에서 "뭐 이런 풀이 다 있나?" 독특한 근생엽으로 만났던 풀의 정체를 비로소 확인한다.

 

바로 두메고들빼기!

 

근생엽은 사라졌지만 줄기잎이 그대로 닮음꼴이다. 잎 모양이 참으로 변화무쌍한 두메고들빼기!

 

 

 

 

부푼 화관이 특징인 도라지모시대,

이 녀석은 거의 1/4 크기로 꽃이 아주 작다.

 

 

 

 

지천으로 핀 참나물 꽃, 열매까지 담아본다.

 

 

 

 

 

 

중함백(1505m)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어수리도 지천이고 참취는 가끔씩 꽃을 보인다.

 

 

 

 

 

까마귀밥나무와 닮았는데 잎이 아주 작은 이 관목, 명자순 같기도 하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

혹시 까마귀밥나무의 기본종인 개당주나무는 아닐까...

 

 

 

 

꽃 필 때를 기다려 주세요, 세잎꿩의비름

 

 

 

 

그리고 중함백(1505m) 정상!

 

출발점에서 2시간 20분 걸렸다.

 

거리로는 목표 지점의 반에 도달했지만 이제 내리막길이 많으니 2/3쯤 왔다해도 되겠다.

 

 

 

 

함백산 정상 풍경!

 

 

 

 

중함백에서부터 은대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진다.

 

 

 

종종 만나는 지리강활

 

 

 

 

쥐털이슬

 

 

 

왕미꾸리광이

 

 

 

 

지리산이 아니라도 지리오리방풀을 만난다.

 

 

 

 

이건 고산형인 좁은어수리

 

 

 

 

진범이 꽃차례를 만들고 있다.

 

 

 

 

처음으로 눈길을 붙든 이 버섯은 턱받이광대버섯?

 

 

 

 

이 도라지모시대는 분명 엉성한 원추꽃차례!

 

 

 

국생종에는 모시대는 엉성한 원추꽃차례인데 도라지모시대는 총상꽃차례라 기재하고 있는데,

함백산의 도라지모시대는 아래처럼 종종 엉성한 원추꽃차례를 보이니 잘못된 기록이 틀림없다.

 

 

 

 

 

그리고 또 하나의 버섯, 흰달걀버섯을 만난다.

 

 

 

 

엉성한 꽃차례의 바디나물

 

 

 

 

올 봄 유난히 많은 꽃을 피웠던 조릿대는 단단한 열매를 달았다.

 

 

 

 

광릉갈퀴와 아주 닮은 선등갈퀴,

 

화경이 짧은 점으로 광릉갈퀴와 구별된다.

 

 

 

키가 250cm쯤 되는 늘씬한 몸매의 좁은어수리,

 

얼굴 또한 절세 미인으로 활짝 핀 얼짱 모습을 보인다.

 

 

 

 

화려한 결실을 맺은 산꿩의다리

 

 

 

 

꽃이 피려는 흰송이풀

 

 

 

 

열매를 맺은 독활

 

 

 

 

말나리

 

 

 

 

열매를 단 큰꼭두서니

 

 

 

 

껍질용수염

 

 

 

 

 

어수리

 

 

 

 

북방산개구리?

 

 

 

 

동자꽃

 

 

 

 

은대봉 도착, 

출발지로부터 거의 4시간 걸려 도착한다. 

 

 

 

 

내리막길이긴 하지만 두문동고개까지는 아직도 1km 가까이 남았다.

 

 

 

 

은대봉에 다가설 무렵부터 빗방울이 듣기 시작하더니 내리막길에서는 제법 옷이 흠뻑 을 만큼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요강나물 열매

 

 

 

 

털복숭이 진범 꽃

 

 

 

 

깨알보다 작은 개시호 노란 꽃

 

 

 

 

마침내 두문동 고갯길에 시야에 들어선다.

 

 

 

 

고려엉겅퀴

 

 

 

 

곰취

 

 

 

 

흰송이풀 꽃이 왜 이리 노래 보일까...

 

 

 

 

어째 수리취가 우엉처럼 보이지... 곧 붉은 꽃을 피우겠지...

 

 

 

 

참취

 

 

 

 

마침내 두문동 고개로 내려선다. 4시간 10분간의 산행이 끝났다.

 

툭 트인 도로이어선지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산행이 끝날 무렵에 비를 만나니 그 얼마나 다행인가.

 

 

각시취

 

 

 

 

동석했던 분은 점심 식사도 하지 않고 직행하여 30여 분 전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많이 남아 함께 금대봉을 다녀올까 하였지만 비바람이 거세어 무리일 듯 싶다.

 

휴게소에서 비싸게 산 맥주 한 캔,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시원스런 맛이다. 

 

 

 

※ 만항재-함백산-두문동재 산행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