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고구려

짙은 안개 속 백두산 북파 천문봉 등정

모산재 2015. 8. 13. 18:38

 

아침 6시에 일어나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7시에 백두산을 향한다.

 

오늘 일정은 백두산 북파 천문봉(2670m)을 올라 천지를 감상하고 내려와 장백폭포를 다녀오는 것.

 

 

숙소 천사호텔  

 

 

 

 

 

숙소  뜰의 큰뱀무

 

 

 

 

숙소에서 백두산 입구 배표소까지는 거의 두 시간 거리.

 

백두산으로 들어가는 길, 엷은 구름이 있긴 하지만 하늘은 비교적 쾌청하다. 백두산 원시림 속으로 도로변에는 대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는 분홍바늘꽃 등, 원색의 야생화들이 눈부시게 피었다. 오늘 백두산 야생화를 제대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백두산으로 들어가는 길의 풍경

 

 

 

 

 

그런데 백두산 입구에 도착하자마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옷이 흠뻑 젖을 정도는 아니지만 슬슬 불길한 느낌이 든다.

 

 

 

 

백두산 입장권은 무려 200위안, 우리 돈으로 거의 4만원이다. 중국 어느 관광지에서 이렇게 비싼 입장료를 받을까. 아마도 중국에서 가장 비싼 관광지로 보인다.

 

그런데 입장료만 드는 게 아니다. 셔틀버스나 짚차 등 차량 이용비를 코스마다 85위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그러니 오늘 일정을 위해서 모두 370위안, 곧 7만 4000원이나 든다. 

 

 

 

특이하게 입장권에 한해 유효 기간을 3일이라고 표기해 놓았다. 백두산이 워낙 넓어서 3일은 둘러보아야 하는 것을 고려한 듯하고 변화무쌍한 일기에 천지를 보기 위해 3일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도 있는 듯... 그래서 입장권은 들어갈 때 보여만 주고 사흘간 간직해야한다.  

 

 

9년 전과 백두산 관광 코스가 바뀌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이 가져온 변화를 미쳐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장백폭포를 지나 천지로 직접 오르던 시절에는 날씨에 따라 시야의 한계가 다르긴 하지만 천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북파와 서파 등 백두산 화구호 주변 정상으로 오르는 바람에 천지 수면과의 표고차에 그 중간에 안개나 구름이 끼면 천지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북파를 향해 출발.

 

줄을 잇는 차량들... 구불구불 급경사를 이룬 도로인데도 고속도로 달리듯 거침없이 달린다.

 

 

 

차창 밖으로 경사진 초지에 백두산의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냥 걸어서 올라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정상부로 오르니 안개가 자욱하게 덮인다.

 

 

 

 

기상대가 있는 주차장에 이르니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안개가 자욱하고, 빗방울이 섞인 써늘한 바람조차 강하게 불어댄다.

 

 

 

천문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지만 안타깝게도 보이는 것이 없다...

 

 

 

 

헐~. 천문봉에서 본 자연 풍경은 아래 사진이 전부!

 

 

 

 

한 시간 정도 기다려봤지만 천지는커녕 야생화 한 포기 구경하지 못하고 결국 하산을 하고 만다.

 

사나운 날씨에도 북새통을 이루며 밀려드는 인파에 차량을 탑승하기까지 씨름을 해야했고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했다. 

 

 

 

다음은 북파를 내려오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어렵게 담은 것. 

 

 

 

 

 

봉우리를 내려서자 서서히 시야가 열리는 풍경들...

 

천지 수면의 높이쯤 되지 않을까 싶은 위치에서는 햇살조차도 환하게 비친다. 장백폭포로 접근했다면 천지는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아름답게 핀 야생화들을 그냥 두고 내려기야 하다니! 안타깝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

 

 

 

 

탑승장으로 내려오니 하늘은 환하다 못해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다.

 

천지 수면과 북파 정상의 표고차가 500m쯤 되니 천지에서 피어난 안개가 화구벽 봉우리를 감싸는 현상은 자주 있을 듯... 그냥 안개 속에  포위되러 간 형국이나 다름없다. 

 

 

대기하는 시간 분홍바늘꽃을 만나 안타까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랜다.

 

 

 

 

가는쐐기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