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고구려

인천항에서 단둥으로, 백두산 가는 길

모산재 2015. 8. 13. 14:11

 

9년만의 백두산 여행.

 

9년 전에는 랴오뚱 반도 끝 다롄시를 지나 랴오허강 하구의 항구 도시 잉커우(营口)로 가는 배였는데, 이번에는 압록강 하구 단둥(丹东)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되었다.

 

 

동방명주호(東方明珠號) 갑판에서 바라본 인천항 제1국제여객선터미널

 

 

 

 

술잔 기울이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인천항에서 산동이나 단동 등 중국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배 여행의 즐거움을 잘 안다.

 

버스 여행에서는 술잔 나누기는 불가능이고, 기차 여행에서는 주변 좌석의 사람들을 많이 의식해야 한다. 하지만 배에는 갑판이란 해방구가 존재한다, 망망대해 위의 갑판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해방구다. 술잔을 나누며 맘껏 떠들어도, 심지어 고성방가를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배정된 숙소에 짐을 내려 놓자마자 갑판으로 올라와 자리를 잡는 사람들...

 

 

 

 

해가 기울 무렵(17시) 배는 인천항을 떠난다.

 

팔미도를 지나며,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과 함께 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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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아서 일몰은 이런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갑판 위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술잔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다 잠들었다. (숙소는 311호 2층 침대칸)

 

 

 

이튿날 아침 8시(현지 시간)가 지날 무렵 단둥항에 접근~. 단둥항은 단둥시 중심으로부터 약 45km 동쪽에 떨어져 있는 현급 시인 동강시(东港市)에 자리잡고 있다.

 

멀리 보이는 땅들은 신의주 부근일 듯...

 

 

 

 

 

예인선이 나타나고 하선 준비~.

 

 

 

 

국 수속을 마치고 단둥시내로 이동.

 

 

마중 나온 가이드는 '이연'이라는 20대 중반의 아가씨. 평양에서 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까지 다니다 중국으로 건너와 베스트 가이드가 되고자 꿈꾸는 화교 출신

 

 

12시쯤 단둥 시내 조선족 식당인 '민속촌'에서 점심. 메뉴는 동태찌개.

 

 

 

 

점심 식사 후 백두산을 향해 출발.

 

9년 전 구불구불 달리던 길은 어디로 갔을까.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G11)로 달린다. 중국의 놀랄 만한 변화는 언제나 도로에서 실감한다.

 

도로 가로수로 금빛잎을 가진 네군도단풍이 눈길을 끈다. 만주족자치현인 콴뎬(宽甸)을 지나며...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환인 졸본성(오녀산성)을 차창 너머로 멀리 바라보며 지나간다.

 

퉁화현 가까운 곳, 두링휴게소(都岭服務區)에서 잠시 쉴 때 가는등갈퀴 꽃을 만난다.

 

 

 

가는등갈퀴

 

 

 

 

그리고 이내 퉁화(通化)시에 이른다. (오후 5시경)

 

 

 

 

 

퉁화시에서 다소 이른 저녁 식사.

 

식사 후 식당 건너편 마트에서 백두산에서 마실 술과 안주를 구입하고 출발.

 

 

 

고속도로는 퉁화에서 끝나고 바이산(白山)시를 지나 어둠에 잠긴 G201 도로를 따라 달린다. 가이드가 한 잔씩 따라주는 북한산 들쭉술과 짝태(말린 명태)를 맛보며 9시가 넘을 무렵 백두산자락에 있는 숙소에 도착한다.

 

 

백두산자락이라고 하지만 숙소는 백두산에서 거의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푸쑹(抚松)현 송강하(松江河)에 있다. 천사여유도가촌(天賜旅遊度假村)이라는 호텔 이름이 특이한데, '두지아(度假)'는 '휴가를 보낸다'는 뜻을 가진 중국어. 하늘이 내려준 여행과 휴가 마을'이란 뜻을 가진 이름이다.

 

 

 

 

호텔에서 몇 잔의 술을 나누며 여독을 풀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