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설악산 흘림골 주전골 (2) 주전폭포-십이폭포-용소폭포-선녀탕-오색석사-오색약수

모산재 2015. 6. 16. 20:56

 

등선폭포를 뒤돌아 보며 용소폭포를 향해 내려서는 길, 이제 골짜기는 주전골로 접어든다.

 

 

주전골은 점봉산 북쪽에서 오색으로 흘러내리는 골짜기.

 

옛날에 이 골짜기에 숨어든 도적들이 엽전을 위조하던 곳이라고 하여 '주전골(鑄錢-)'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또는 주전골 어귀 용소폭포 앞의 바위가 판상절리에 의해서 시루떡처럼 포개진 모양으로 엽전을 쌓아둔 듯한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2006년 폭우로 골짜기 등산로가 유실되면서 나무데크가 설치되었다는 탐방로,

산객들에게는 참으로 편안한 길이 되었다.

 

 

 

 

녹음 우거진 숲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만물상을 올려다 보고~.

 

 

 

 

상쾌한 향기를 풍기며 꽃을 피운 조록싸리

 

 

 

 

데크가 설치된 편안한 계곡길은 계속된다.

 

 

 

 

고도가 낮아지니 털개회나무(정향나무)는 꽃이 마른 모습을 보인다.

 

 

 

 

등선폭포에서 15분쯤 내려온 곳,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보이고 그곳에 와폭인 주전폭포가 나타난다.

 

 

 

 

물이 말라 버린 2단의 와폭, 주전폭포

 

 

 

 

주전폭포 아래로 펼쳐지는 계곡 풍경

 

 

 

 

폭포 옆의 암릉

 

 

 

 

꽃을 피운 박쥐나무

 

 

 

 

다시 고개를 향한 오르막길로 접어들며 돌아본 건너편 암릉...

 

 

 

 

고갯마루에는 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을 만상대라 부르는 듯...

 

 

만상대 바로 위의 암봉과 건너편 만물상 절경을 바라보며 잠시 땀을 식힌다.

 

 

 

 

점봉산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또다른 계곡인 십이담계곡을 향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십이담계곡과 만나는 계곡 옆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 점심 도시락 냄새를 맡았는지 참새만 한(이건 뻥이고 정말 엄지손가락만 한) 장수말벌이 나타나 날개짓소리조차 섬뜩하게 윙윙거리며 주변을 나는 바람에 혼비백산~~.

 

재작년 머리에 두 방 쏘이고 선풍기 아줌마가 되어 본 기막힌 경험이 있기에 앗 뜨거라~, 하고 자리를 뜬다.

 

 

 

그리고 데크길을 따라 암벽을 돌아나가자 금방 십이폭포에 도착한다.

 

 

 

 

 

해발 590m 계곡의 십이폭포

 

 

 

 

점봉산에서 흘러내리는 주전골 계곡이 12폭 비단처럼 와폭(臥瀑)을 이루고 있다고 하여 십이폭포라 부르는데, 숲이 우거져 있고 계곡이 굽이쳐 있어 전체 모습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꽃봉오리를 단 피나무

 

 

 

 

십이폭포는 흘림골에서부터 2.9km, 오색약수까지는 3.3km이니 중간 지점쯤 된다.

 

 

 

 

 

십이폭포 바로 아래쪽에는 등산로 건너편 지류에 형성된 도 하나의 폭포가 있다. 이 폭포를 주전폭포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물줄기가 마르긴 했지만 곳곳에서 명경지수(明鏡止水)를 보이는 계곡물

 

 

 

 

멀리 오색천 본류와 합수되는 지점, 금강문 부근의 바위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에는 노랑할미새로 보이는 날씬한 새들이 바위 위를 날쌔게 날랐다 앉았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70mm렌즈로 한껏 당긴 모습이 요만큼이다.

 

 

 

 

다리를 건너고

 

 

 

 

드디어 용소폭포에서 흘러내리는 오색천 합수부에 이르렀다.

 

 

 

 

합수 지점에서 왼쪽 암벽을 끼고 오색천 상류 500m 지점의 용소로 향한다.

 

 

 

 

돌아본 합수부 주변의 계곡 풍광

 

 

 

 

앞에 보이는 다리는 용소 조망대

 

 

 

 

 

다리에서 바라보는 용소폭포 전경

 

 

 

 

계곡 전체가 하나의 암반으로 형성된 아담한 용소폭포.

 

와폭으로 암반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이 수직 낙하하면서 깊은 소()를 이루었다.

보기와는 달리 폭포의 높이는 약 10m이고, 소의 깊이는 약 7m라고 한다.

 

천년 묶은 이무기 한 쌍이 용이 되어 승천하려다가 수놈만 승천하고 암놈은 떨어져 바위와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용소폭포

 

 

 

 

용소폭포 상류 풍경

 

 

 

 

용소 주변의 바위들은 판상절리에 의해 시루떡을 쌓아놓은 듯한 모양이어서 '시루떡바위'라고도 하고 동전을 쌓아 놓은 듯한 모양이라고 하여 '주전바위'라고도 한다.

 

 

 

 

금강문 쪽에서 바라본 용소 방향의 계곡 전경

 

 

 

 

 

금강문을 지나면서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평지와 다름없이 평탄하다.

 

 

 

 

금강문 아래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합수부 계곡 풍경

 

 

 

 

선녀탕 방향 하류 풍경

 

 

 

 

다시 바로 아래 계곡의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용소 입구 합수부 풍경

 

 

 

 

수천 년 세월 계류에 의해 침식된 계곡의 암반

 

 

 

 

서어나무 열매

 

 

 

 

 

그리고 이내 선녀탕에 이른다.

 

 

 

 

아쉽구나!

 

매일 같이 밀려드는 세속의 인간들에 밀려 선녀들은 자신들의 목욕할 곳을 잃어버렸고, 선녀는 우리로부터 떠나버렸다.

 

 

 

 

선녀들이 떠나간 빈 자리,

 

암벽에는 돌양지꽃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선녀탕을 뒤로 하고...

 

 

 

 

독주암을 향하여 길은 크게 구비를 이룬다.

 

 

 

 

돌아본 선녀탕 하류 계곡

 

 

 

 

천불동 축소판이라는 계곡 풍경

 

 

 

 

여름을 알리는 물레나물 꽃이 피었다.

 

 

 

 

아직 초여름인데, 개쑥부쟁이까지 피어 있을 줄이야.

 

 

 

 

그리고 오색천 주전골의 마지막 볼거리 독주암!

 

바위 정상에는 딱 한 사람만 앉을 수 있다고 독주암이란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독주암 맞은편 암릉 

 

 

 

 

암벽에 뿌리 내린 참나무 한 그루,

 

 윗부분의 가지의 잎들은 시들고 있고 아래쪽 줄기는 잎들이 싱싱하게 살아 있다.

 

심한 가뭄에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의 생존 전략이지 싶다...

 

 

 

 

 

그리고 이내 '성국사(城國寺)'로 불려온 오색석사(五色石寺)에 도착한다.

 

보물로 지정된 석탑만 남아 있는 옛 절터에 법당 하나 지어 놓은 절이다.

 

 

석탑의 공식 명칭은 '양양오색리삼층석탑'.

 

보물 제497호로 지정된 통일신라의 석탑은 완전히 무너져 주위에 흩어져 있던 것을 모아서 1971년에 복원한 것이라 하는데, 석가탑의 양식과 거의 비슷한 전형적인 신라의 탑이다. 동설악의 진전사지 탑과 비슷한 것과 오색석사와 진전사를 모두 도의선사가 창건했다는 사실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아마도 쌍탑이었던 듯 바로 옆에는 탑신과 옥개석이 사라져 버린 탑 부재 일부로 쌓은 탑이 놓여 있다.

 

 

 

 

지은 지 얼마되지 않은 8칸의 큰 법당인 인법당(因法堂)

 

 

 

 

'성국사'라는 이름은 주민들이 부르는 이름으로 근거가 없다 한다. 오색석사는 신라 말 가지산문의 개조 도의(道義)가 진전사와 함께 창건하였다고 하며 뒤뜰에 5가지 색깔의 꽃이 피는 나무가 있어서오색석사라고 하였고, 지명도 오색리가 되었다 한다.

 

이 절이 폐사된 것은 주전골(鑄錢谷)에서 승려로 변장하고 엽전을 위조하던 도적들 때문이라고 한다.

 

 

인법당의 불상

 

 

 

 

 

 그리고 오늘 산행의 끝 지점, 오색약수에 이르렀다.

 

 

 

 

심한 가뭄 탓인지 하루 1천 500리터가 솟아난다는 약수는 거의 솟아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바위채송화

 

 

 

 

오색약수 입구

 

 

 

 

지나온 계곡 너머로 보이는 설악의 준봉들

 

 

 

 

7km 정도의 짧은 산행, 예상에 비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계절을 달리해서 몇 번쯤은 더 오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오늘을 계기로 설악산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산행을 마치고 차에 오르자마자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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