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베트남

베트남(20) 비 내리는 바나산 리조트

모산재 2015. 2. 12. 16:21

 

7시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한다. 날씨가 많이 흐리더니 이내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11시 출발한다는데 아무런 일정이 없다. 

 

필그리미지 빌리지가 넓은 정운을 가진 리조트형 호텔이라 하더라도 이틀이나 머물며 어제 오전과 오후 각각 3시간, 도합 6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더 이상 시간을 보낼 곳도 없는데 또 오전 시간의 대부분을 소모해야 하는 상황.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숙소에 꼼짝없이 갇혀 버렸다. 별수없이 텔레비전만 보며 시간을 죽인다.

 

 

10시 40분쯤 배낭을 챙겨 프론트로 나가니 호텔 매니저가 알아보고 반가워 한다. 자신의 이름이 하야시이며 한국 이름도 있다며 '임미화'라고 알려준다.

 

 

 

정각 11시, 호텔 출발. 버스는 걸어가듯 달린다. 명색이 고속도로인데 시속 40km, 이게 베트남이 속도다. 우리 나라처럼 달린다면 다낭까지 40분이면 갈 것을, 이 나라에서는 두 시간 반이나 걸려서 간다. 그런데 이 속도가 참 편하고 좋다.

 

 

랑꼬하이산 식당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한다. 해산물을 뜻하는 '하이산', 새우와 꼴뚜기 등 간단한 해산물 찜에다 김 비슷한 국으로 되어 있는 메뉴. 랑꼬만이 가까울 텐데 바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시 차를 타고 출발. 비 내리는 랑꼬해변이 차창으로 보이더니 이내 하이반터널로 들어섰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선택 관광인 바나산국립공원과 전통스톤마사지, 딱 이 둘뿐이다. 가격도 터무니 없이 비싼데 바나산 60달러, 마사지 30달러. 하루 선택 관광에 10만원 가까운 돈을 내야 한다.(실제로 바나산 케이블카 비용은 2만 5천 원, 마사지 비용은 1만 3천 원 정도니 바가지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선택의 여지가 없다. 후에에서 출발하여 바나산으로 직행해 버리니 갈 곳도 없다. 여행사 안내문에는 선택하지 않을 경우 '다낭 시내에서 자유시간'이라 되어 있지만...

 

 

그런데 바나산 여행조차도 이렇게 비가 내리고 시계가 흐리니 기대하기 어렵게 돼버렸다.

 

 

 

어쨌든 다낭에서 꽤 멀리 떨어진 바나산 산록의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한다.

 

 

안내도를 보니 바나산 오르는 케이블카 노선은 둘이다. 

 

 

바로 아래쪽 건물인 수오이역에서 영응사 바로 아래 바나역으로 가는 케이블카. 여기서 정상으로 가려면 다시 데바이역에서 모린역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바꿔타야 한다.

 

 

 

 

 

정상으로 바로 가려면 안내도의 28번 뚝띠엔역에서 27번 인도차이나역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면 된다. 우리는 바로 정상으로 바로 가는 코스를 선택한다.

 

 

 

※ 바나산 리조트 안내도

 

 

 

 1. 음식-기념품점       2. 매표소      3. 호이안레스토랑      4. 수오이역      5. 꿈의강       6. 바나역       7. 데바이역
8. 데바이호텔    9. 케이블카역    10. 영응사    11. 틴땀정원    12. 석가모니불상    13. 자르뎅 화원    14. 케이믈카역
15. 데바이 와인저장고     16. 여신사당     17. 모린역    18. 모린호텔    19. 판타지공원     20. 돔광장    21. 모린스파
22. 현수교        23. 린뜨사원        24. 종탑        25. 비정       26. 린퐁뜨탑        27. 인도차이나역       28. 똑띠엔역

 

 

 

전시되어 있는 바나산 케이블카의 케이블과 그립 장치 

 

 

 

 

 

정상으로 바로 오르기 위해서 뚝띠엔역으로 오르는 에스켈레이터를 타야 한다.

 

 

 

 

 

통로에서 바라본 바나산. 폭포와 산발치만 보일 뿐, 산의 대부분은 짙은 비구름 속에 잠겨버렸다.

 

 

 

 

 

역(ga) 이름이 탁똑띠엔으로 되어 있다. 안내도엔 그냥 똑띠엔이었는데...

 

 

 

 

탁(thác)이 무엇인가 싶어 찾아보니 '폭포'다. 아마도 앞에 보이는 폭포의 이름이 똑띠엔인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라는 바나산 케이블은 길이가 5771.61m란다.

정상의 높이는 1487m, 도착하는데 약 15분 걸린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보니 유리창에 김이 서려 바깥 풍경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힘차게 흘러내리는 똑띠엔폭포도 흐릿하게 보일 뿐...

 

 

 

 

 

풍경이 이런 식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니, 원...

 

 

 

 

 

폭포가 있는 계곡의 봉우리를 넘어서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 모든 것이 잠겨버린다. 케이블카 아래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듯한 밀림 속 거목의 모습이 언뜻언뜻 스치고 지나간다.

 

그냥 케이블카 속에 갇혀 버린 듯 먹먹한 느낌.

 

 

 

날씨가 좋았으면 보았을 풍경, 구글 검색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인도차이나역에 도착할 무렵 정상의 풍경도 아래와 같았을 것이다.

 

 

 

 

정상에 내리자 비바람이 몰아쳐 바깥 구경은 하지도 못한 채 롯데월드 같은 놀이 시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구글 검색 사진으로 본 정상의 풍경

 

 

 

 

꼼짝없이 비바람에 쫓겨 별로 흥미도 없는 놀이시설 주변을 얼쩡거리며 시간을 보내야했다.

 

 

 

 

자이로드롭

 

 

 

 

미스터리 미로(Maze)

 

 

 

 

회전의자

 

 

 

 

범퍼카

 

 

 

 

 

날씨가 좋아져 영응사(靈應寺) 쪽으로 내려갔으면 좋았으련만...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되내려 왔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이곳 바나산 정상 부근은 프랑스인들의 별장과 군사시설이 들어섰던 곳이라 한다. 무더운 베트남의 날씨에 고산의 서늘한 기온은 프랑스인에겐 최고의 휴양지였을 것이다. 이를 위해 다낭의 베트남 사람들은 20㎞의 험한 산길을 프랑스인들을 위한 식량과 와인, 돌을 이고 날랐다고 한다. 

 

1955년 프랑스가 물러가면서 베트남인들에 의해 별장들은 모두 부숴졌다고 한다. 바로 그 자리에 2000년 베트남정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뒤 초대형 리조트를 지었다. 케이블카가 놓이면서 20분만에 울창한 원시림 위를 지나 정상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로써 길지 않는 베트남 여행은 끝난 셈이다. 마지막날 일정은 그냥 무의미하게 보낸 듯하여 더욱 아쉽다.

 

 

손짜반도로 가는 다리를 건너 다낭 시내로 돌아와 미케해변에 있는 어느 마사지숍에서 스톤 마사지를 받는다.

 

 

 

 

돌을 달구어 마사지를 하는 것인데, 마사지 수준은 별로다. 피부만 열심히 문지르기만 할 뿐. 경락을 풀어주는 깊은 맛이 없어 마사지를 받고나서도 몸이 개운해지는 감동이 없다. 쿤밍에서 받았던 발마사지는 얼마나 감동적이었던가. 가격도 1/6에 불과했는데...

 

 

 

그리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산해진미'라는 한국식당.

 

 

 

 

 

식당 뒷문으로 나서니 미케해변의 백사장으로 바로 이어진다.

 

멀리 손짜반도 해안 언덕 위에서 영응사의 해수관음상이 밤바다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쇼핑 가게 두 군데를 거쳐 다낭공항으로 향한다.

 

 

 

 

 

두 시간을 보내며 11시 40분 이륙...

 

다음날 새벽 5시 4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며 베트남 여행은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