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베트남

베트남(11) 하이반 고개 넘어서 랑꼬해변을 지나 후에로

모산재 2015. 2. 1. 12:31

 

점심을 먹은 다음 후에로 향한다.

 

 

오른쪽으로 다낭만을 끼고 동해를 바라보며 한동안 달리던 버스는 송꾸데(Song Cu De)강을 건너자 이내 고갯길로 오르기 시작한다. 꼬불꼬불 갈짓자로 오르는 험한 고갯길, 바로 후에로 넘어가는 유명한 하이반 고개(Hai Van Pass)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고 긴 험한 고갯길이라는 하이반은 1,172m 고개를 넘어 20km 가량 구불거리며 이어진다. 이 고개는 투안 호아와 꽝남주의 경계를 이룰 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남과 북으로 나누기도 한다.

 

하이반은 '해운(海雲)'에서 온 말로 '바다에서 일어난 구름'이 이 고개를 이루는 박마(Bach Ma) 산의 높은 산줄기에 걸려 있어 생긴 이름이다. 예전엔 남과 북을 이어주는 유일한 길이지만 2005년 일본의 무상 원조로 6,280m의 하이반 터널이 생겨 여행자들만 찾는 길이 되었다.

 

 

고개의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남쪽으로 바라보면 다낭만 너머로 손짜산과 다낭시의 모습이, 북쪽으로는 아름다운 랑꼬해안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쉽게도 오늘은 내가 많이 끼어서 다낭만의 풍경이 흐릿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으로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이반 고개의 휴게소는 아마도 월남전 시기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방카에 의지해서 늘어서 있다.

 

 

고개 위에는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옛 성의 성문(해운관), 기관총이나 대포를 설치했을 것으로 보이는 토치카, 그리고 관리소나 관사로 썼을 법한 건물, 위령비 등이 그것이다.

 

 

 

 

 

성문(해운관)과 토치카. 왼쪽의 지도는 방어 진지와 토치카의 위치를 표현한 것 같다.

 

 

 

 

 

성문(해운관)과 시설 건물

 

 

 

 

 

'해운관(海雲關)'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성문

 

 

 

 

 

'해운관'이라는 이름 옆에는 '명명락년길일(明命樂年吉日)'이라고 적혀 있는데, 명명(明命)은 민망 황제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이 성문이 응우옌조의 2대 황제인 민망 황제 때 건설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민망 황제(明命帝 1820~1841)는 초대 자룽 황제(가륭제)의 넷째 아들로 대외적으로 쇄국적인 자세를 취하고 기독교인들을 탄압하였으며 내부적으로는 베트남 각지에 성(省)과 현(縣)을 설치하는 등 중국식 중앙집권화를 진행시킨 왕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해운관과 토치카. 뒤로 보이는 휴게소

 

 

 

 

 

멀리 북쪽으로 보이는 랑꼬(Lăng Cô) 해변. 험준한 고개로 난 하이반 패스가 숨바꼭질하듯 보인다.

 

 

 

 

 

 

랑꼬비치

 

 

 

 

 

하이반 고개 전경(출처 : 구글 검색)

 

 

 

 

 

 

다시 버스는 출발한다. 

 

랑꼬비치로 내려서는 하이반패스는 다낭에서 오르는 길에 비해 훨신 험하고 길다. 이 도로가 건설되지 않았던 시절을 상상하면서 바라보니 이 산줄기를 넘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험준해 보인다. 게다가 원시림이 들어선 정글이라 이 산줄기는 넘기 어려운 자연 요새였을 것이다. 

 

 

버스 차창으로 바라본 하이반패스와 랑꼬비치

 

 

 

 

 

 

 

 

고개를 꽤 내려온 지점에서 해안을 따라 나 있는 철길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철길은 하노이에서 호찌민(사이공)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1,726km 남북선의 일부. 철길은 단선으로 되어 있다. 프랑스의 식민정부에 의해 1899년부터 1936년까지 40여 년 걸려 건설되었는데, 제2차 세계 대전과 베트남 전쟁 기간에 폭격과 파괴가 거듭되기도 하였다.

 

특급 정기열차가 매일 6~8회 운행된다고 한다. 하노이 호찌민 간 30여 시간이나 걸려 3시간 정도 걸리는 여객기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한다.

 

 

출처 : 구글 검색

 

 

 

하이반고개를 내려서면서 아름다운 랑꼬(Lăng Cô)해변이 펼쳐진다.

 

아쉽게도 반대편 쪽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라 사진을 담지 못하고 만다. 2009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 클럽(the Most Beautiful Bays in the World Club)'에서 하롱과 냐짱에 이어 베트남에서는 세 번째로 30대 베이의 목록에 이름을 올린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다른 분의 사진을 통해 보기로 하자. 

 

 

 

 

 

내려다본 랑꼬해변

 

 

 

 

 

 

랑꼬해변은 경포호라는 석호를 만든 경포대해변처럼 해류에 의해 모래와 자갈이 퇴적되면서 만들어진 사주(sand bar, 砂洲) 해변으로 보인다. 반도처런 생긴 긴 사주 끝에 랑꼬마을이 그림처럼 앉았다.

 

원래 랑꼬마을은 한센병 환자들이 격리되어 있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랑꼬 내해인 안끄호의 양식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이 살고 있다 한다.

 

워낙 아름다운 절경이라 응우옌 왕조 시대에 폭염을 식힌다는 의미의 '띤비엠(Tinh Viem)'이라 명명된 여름 별궁이 있었다고 한다.

 

 

하이반터널로 이어지는 다리 아래를 지나 랑꼬마을로 거너는 다리로 들어서면서 호수 안쪽의 랑꼬마을 풍경을 담았다.

 

 

 

 

 

 

 

 

 

 

 

십 리쯤 되는 사주를 따라 오르다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드넓은 호수가 눈 아래 펼쳐지고 멀리 하이반 고개를 만든 험준한 박마산 산줄기에는 뭉게뭉게 구름이 넘고 있다.

 

 

 

 

 

 

 

 

작은 고개를 넘어서자 늪지대가 펼쳐진다.

 

늪지를 가로지르는 새 도로를 건설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도를 보니 늪지대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 이름이 송 부루(Sông Bu Lu)다.

 

 

 

 

 

 

다낭을 떠난 지 거의 세 시간만에 후에로 들어섰다. 퇴근 시간인지 퇴근하는 오토바이 부대가 도로를 메우고 있다.

 

 

 

 

 

 

흐엉강(Song Hương 香江)을 건너고 후에왕궁(Đại Nội)이 있는 해자를 바라보며 티엔무사원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