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베트남

베트남(3) 다낭, 송한 강변 공원과 하탄 재래시장 풍경

모산재 2015. 1. 22. 13:40

 

참박물관을 돌아본 뒤 구시가지 쪽 거리 구경에 나선다. 

 

 

박물관 앞으 도로를 건너니 황금색으로 꿈틀대는 용의 형상을 한 용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용교 다리 아래를 지나 강변길을 걷는다. 

 

 

다낭의 어원이 '큰 강의 입구'라는 뜻을 가진 참어 'Da Nak'이라고 하는데 과연 바다에 다다른 강은 넓다. 강변은 아름답게 잘 정돈되어 있고 강물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왼쪽 앞의 빌딩이 그린플라자호텔, 멀리 보이는 높은 빌딩이 브릴런트호텔인데, 이 사이가 구시가지의 중심이다. 간 건너편은 신시가지 지역으로 개발이 진행중이다.

 

 

 

 

송 한(한강) 강변으로 난 이 거리에는 박당(Bạch Đằng)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박당'이란 말 뜻이 궁금해서 베트남어 그대로 검색해서 찾아보았더니 '백등강(白藤江)'이라는 강 이름과 함께 '백등강전투'가 주렁주렁 딸려 나온다. 이 이름에는 자랑스러운 베트남의 역사가 담겨 있다.

 

요약 정리하자면, 백등강은 하노이를 지나 흘러내리는 송코이강(홍하)를 가리리킨다. 베트남은 이 강에서 역사적인 두 번의 전투를 기록하는데, 한번은 중국군을 격멸하고 또 한번은 몽골군을 섬멸시키며 외세로부터 자주독립을 지켜냈다고 한다.  

 

10세기 초 당나라가 망하고 송나라가 통일하기까지 오대십국 시대로 분열되어 있던 시기, 당나라의 지배를 받던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938년 광동성 일대의 남한(南漢)이 하롱베이를 지나 해로로 베트남을 침공하자 조석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백등강에 말뚝을 박아 두었다가 남한의 수군을 격멸하였는데 이를 제1차 백등강 전투라고 하며 외세를 물리친 빛나는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오권(응오꾸엔;吳權)이 베트남의 독립왕조 오왕조(응오)를 세운다.

 

350여 년 뒤 1285년 몽골이 해로로 침략해 들어 왔을 때 베트남 진(陳)왕조는 오권이 사용한 방법으로 백등강을 차단하고 적벽대전처럼 화공전을 펼쳐 몽골군을 격퇴하여 대승을 거두었는데, 이를 제2차 백등강 전투라고 한다. 베트남의 역사에서 초강대국에 맞서 자주독립을 지켜낸 위대한 승리로 평가되고 있는 이 전투를 지휘한 진흥도(쩐흥다오:陳興道)는 우리의 이순신에 비견될 정도로 구국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베트남 남부의 안남과 중부의 참파는 몽골의 지배를 받아들인 것과 비교된다. 1959년에 굴착공사 중에 1288년 전투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말뚝이 발견되었다.

 

 

박당거리는 나로 그 전투의 승리를 기념해 구시가의 송한 강변 거리에 붙인 이름인 듯하다. 베트남인들의 자존심이 묻어나는 이름이다. 게다가 1858년 다낭은 프랑스군에 점령되어 식민지의 전초 기지가 되었고 베트남 전쟁 때에는 미군의 상륙 거점이자 공군 기지가 있던 곳이고 한국 청룡부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베트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긴 도시다.

 

 

지도를 살피다 보니 바로 건너편 강변 거리 이름은 '쩐흥다오(Trần Hưng Đạo)'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내 추정이 맞았다는 게 확실해졌다. 가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건너편 거리엔 전흥도 장군 동상이 서 있을 게다.

 

 

 

가로수로 붉은 꽃을 피우는 콩과의 이 나무가 자주 눈에 띈다. 아르헨티나의 국화라고 하는 닭벼슬나무(Erythrina cristagalli)와 닮았다.

 

 

 

 

브릴런트 호텔이 가까워진 강변에는 작은 조각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마블마운틴이 유명한 다낭, 대리석이 흔하게 생산되는 지역이라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들이 많다.

 

 

 

 

 

 

 

용교를 배경으로 서 있는 조각상들...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베트남 전쟁의 상처도 아문 것일까...

 

 

 

 

 

구시가 거리로 들어서서 맥주 한 잔 마시고 티엔사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온다.

 

 

 

※ 다낭 시내 안내도(구글맵을 바탕으로 표시한 것임)

 

 

 

 

가이드와 12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호텔 뒤쪽 송한(한강) 사이에 있는 재래시장을 잠시 구경하였다. 

 

 

 

재래시장 이름은 쩌 하탄(Chợ Hà Thân).

 

베트남어로 '쩌(Chợ)'는 시장을 가리키니 하탄시장이다.

 

 

 

입구에는 달콤한 과일 가게.

 

 

 

커스터드애플(아티스, 아떼모야, 석가 또는 쓰쟈, 슈가애플, 망꺼우), 포멜로(깜산), 용과(타인롱), 망고(스와이) 등이 보인다. (   )안 밑줄은 베트남 이름.

 

 

 

꽃도 팔고...

 

 

 

의류와 생필품도 팔고...

 

 

 

고기도 팔고...

 

 

 

생선도 파는 게 우리 재래 시장과 다를 게 없다.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

 

 

카메라 들고 다니는 나를 발견하고 아줌마가 저렇게 유쾌한 포즈를 취한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정육점 가게가 제법 넓게 차지하고 있다.

 

 

 

 

 

시장을 빠져 나와 뒷골목으로 가니 이발소와 미용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20~30년 전의 풍경 속으로 들어선 느낌... 이발하는 모습은 거울에 비친 것을 찍은 거다.

 

 

 

 

시장 주변 길거리에는 노점이 자리잡고 있다.

 

 

 

 

 

사람 사는 시장 구경을 끝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트남의 옛 상업거리를 돌아보기 위해 호이안으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