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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 (1) 쇼나조각-돌에 깃든 검은 영혼의 신비

모산재 2014. 11. 17. 20:28

 

토요일, 산정호수 가는 길에 아프리카 예술박물관엘 들렀다.

 

포천시 소흘읍 무림리.

 

 

 

2006년에 개관했다는 박물관은 들러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수집한 작품들로 꾸며진 개인 박물관이라는데 볼거리는 비교적 풍성했고 아프리카 예술의 매력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 정문을 들어서니 공원처럼 넓은 정원이 편안하게 다가오고 정원 곳곳에는 진기한 아프리카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한쪽에는 대형 잉어들이 헤엄치고 다니는 커다란 연못이 있고 대형 전시실과 영상관 등이 있는 박물관 건물이 있지만 나중에 보기로 하고 먼저 야외 조각 작품들을 돌아보기로 한다.

 

 

개별 작품에 대한 정보가 없어 지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그간 보아오던 조각과는 색다른 감흥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예술가라면 영감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쇼나조각공원'이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박물관 본관 앞의 작품만 가리키는 건지 야외에 전시된 모근 조각 작품을 가리키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안내문 내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쇼나조각은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란 나라의 인종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쇼나족들에 의해서 조각된 석조각이며, 세계인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50년대부터이고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서구 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쇼나족들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 돌을 다루는데 천부적인 재능과 대략 천년정도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그레이트 짐바브웨’ 는 고대건축의 미스터리로 꼽힐 정도로 그 가치높습니다.

 

 

그러니까 남아프리카공화국 북쪽 나미비아사막 동쪽에 있는 나라 짐바브웨의 쇼나족 부족의 돌레 새긴 예술 조각이라는 것이다. 짐바브웨라니까 독립영웅이면서도 지금까지 36년간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독재자 무가베의 나라라는 걸 떠올리게 된다.

 

 

 

 

 

 

어쨌거나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조각 작품들은 지극히 원시적인 듯하면서도 초현대적인 선을 지니고 있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아래의 석조각 재료는 opal stone

 

 

 

 

 

특히 이곳의 조각들은 나의 시선을 한동안 빼앗는다.

 

 

구상과 추상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작품들, 나 혼자서 갑자기 '구추불이(具抽不二)'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만들어 몇번이고 되뇌곤 했다.

 

 

 

 

 

 

이 작품에서 아프리카의 영혼 속으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었다.

 

 

위의 석조각 재료는 spring stone

 

 

 

이 글을 올리며 쇼나조각에 대해  알아보다가, 피카소와 마티스의 걸작들이 바로 이 아프리카 쇼나조각에서 큰 영향을 받아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록펠러와 찰스 왕세자 등 전 세계에 수많은 쇼나조각 매니아와 수집가가 있으며, 쇼나조각 갤러리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쇼나조각을 탄생시킨 짐바브웨는 나라 이름이 '돌로 지은 집'을 뜻할 정도로 돌과 인연이 많은 나라.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쇼나 부족은 기원전부터 독특한 석조문명을 이룩하였다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 전통예술이라고 생각했던 쇼나조각은 1950년대 짐바브웨의 조각 공동체인 텡게넨게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현대 조각이라 한다. 당시 로디지아(짐바브웨의 옛 국명) 정부가 서양미술을 들여오기 위해 국립미술관 설립을 추진하고 이후 1963년 런던 전시회를 시작으로 이름을 얻기 시작해 1969년에는 뉴욕현대미술관, 1971년 파리현대미술관, 1972년 파리 로댕미술관 등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현대조각의 한 흐름을 형성하면서 제3세계 미술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쇼나조각은 돌의 본성에 대한 영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 토착문화의 역동적 생명력을 표현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를 보이며, 특히 서구 조각과는 달리 돌의 원형을 살려 정과 망치 등 전통적인 손도구만으로 돌에 영혼을 불어넣는 자연의 조각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위의 석조각 재료는 spring stone

 

 

쇼나조각의 재료는 짐바브웨에는 생산되는 매우 다양한 원석은...

 

오팔스톤(Opal Stone), 스프링스톤(Spring Stone), 코발트스톤(Cobalt Stone) 등이 많이 사용되고, 그 외에도 백운석(Dolomite), 레오파드락(Leopard Rock), 사문석(Serpentine), 프릇 세퍼타인(Fruit Serpentine), 버터제이드(ButterJade), 버디아트 스톤(Verdite Stone), 라피도라이트(Lapidolite Stone) 등 특징과 색감에 따라 200여 가지의 원석이 쇼나조각에 사용된다고 한다.

 

 

 

 

 

쇼나조각가들

 

제1세대 조각가 : 실베스터 무바이, 에드워드 치와와  

제2세대 조각가 : 에드론스 루코찌, 위트니스 치미카, 보에트 나이아리리, 딕슨 로벤, 실라스 무툼바니, 클레버 모네라, 케네디 무세키와, 타무카 응잔지, 탕가이 응잔지, 웰링턴 카루루

제3세대 조각가 : 리즌치와와, 케네디 무세키

 

 

 

이 나무조각은 앞의 석조각과는 전혀 다른 경향의 작품으로 또다른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우리의 장승과 하회탈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

 

 

몇 점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어쨌든 아프리카 예술을 처음으로 접하는 내겐 퍽이나 흥미로웠고 신선한 자극이 되었던 시간이 되었다.

 

 

다음 글에는 박물관 내부 전시 작품들을 소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