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싱그러운 5월, 야생화 천국 선자령 트레킹

모산재 2014. 5. 16. 14:08

 

선자령(1,157m) 트레킹은 참 매력적이다. 

 

 

5월 한가운데 자리잡은 주말(2013. 05. 17),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는 사람들로 붐빈다. 

 

해발 840m에 자리잡은 휴게소에서 선자령까지는 6km, 왕복 12km니 편안하게 걷기에 딱 좋은 거리다. 백두대간을 타는 즐거움도 있거니와 등산로도 평탄하고 주변은 아고산식물들의 천국이어서 야생화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작지 않다.

 

 

 

선자령 트레킹 길은 백두대간을 따라 순환형으로 나 있어서 갔던 길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은 양떼목장과 샘터를 지나는 백두대간의 7부 능선길, 내려오는 길은 새봉전망대와 성황당과 산신당을 지나는 백두대간 마루금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5월 아침 나절의 대관령 숲길은 선선하면도 쾌적하다. 등산로 주변 숲은 숲개별꽃과 홀아비바람꽃이 다투어 피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귀한 꽃들도 수없이 만난다.

 

 

 

연령초  

 

 

 

 

동의나물

 

 

 

 

금강애기나리

 

 

 

 

 

비교적 평탄한 계곡길을 따라 걷다가 양떼목장 뒤쪽으로 잠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이 선자령길은 강릉시에서 조성한 바우길 중 1구간인 '국민의 숲길'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큰앵초

 

 

 

 

회리바람꽃

 

 

 

 

피나물

 

 

 

 

홀아비바람꽃이 마치 쌍둥바람꽃 모양 꽃을 두 송이씩 달고 있는 진기한 모습을 보인다.

 

 

 

 

 

드디어 백두대간 능선으로 접어들며 풍력발전기 풍차들 풍경이 나타난다.

 

 

 

 

 

목장길사거리에서 서쪽 목장으로 이어지는 길의 풍경

 

 

 

 

 

목장과 서쪽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풍경

 

 

 

 

 

목장길사거리에서 백두대간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돌아 옆의 봉우리를 오르면 선자령이다.

 

 

 

     

 

선자령을 등지고 바라본 북쪽 방향의 백두대간길

 

 

 

 

 

드디어 선자령(仙子嶺) 정상(1,157m)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은 선자령, 정상의 표지석이 이채롭다.

 

커다란 바위면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 신경준이 썼다는 지리서 <산경표(山經表)>의 내용에 따라 우리 나라의 산줄기를 백두산을 시작으로 하여 1개의 대간(大幹)과 1개의 정간(正幹), 13개의 정맥(正脈)으로 그려 놓았다.

 

 

 

  

 

선자령(仙子嶺)이란 이름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옛날에는 선자령을 넘어서 강릉을 넘나들었다고 한다.

 

옛 기록에는 선자령이 대관산, 보현산으로 되어 있고, 만월산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과 같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선자령 주변 풍경은 산이라기보다는 소의 등짝처럼 펑퍼짐한 구릉의 모습을 하고 있다.

 

 

 

 

북쪽으로 멀리 보이는 삼양목장과, 그 뒤로 솟아 있는 산이 황병산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거쳐 황병산에 이르는 구간의 산세는 동쪽으로는 급경사를 이루고 서쪽으로는 느릿한 경사를 이루는데 이 완만한 경사지를 고위평탄면이라 부른다. 

 

이 고위평탄면에 동양 최대 규모의 삼양목장이 조성되었다. 여의도 넓이의 6배나 되는 드넓은 목장의 초원이 자리를 잡았고 수십 기의 풍력발전기까지 세워지면서 선자령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초원과 풍력발전기 때문에 백두대간 자연 환경과 본래의 자연 경관이 파괴된 것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정상에서 내려오는길, 선자령 남쪽 사면은 목장의 초원이 넓게 펼쳐지고 있다.

 

 

 

 

 

졸지에 초원이 된 땅에서 나도개감채가 무더기로 자라고 있어 너무 안쓰럽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노랑무늬 자생지도 목장 초원 속에서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얼레지꽃

 

 

 

 

 

새봉전망대를 거쳐 내려오는 길에 대관령 산신각과 성황사를 만난다.  

 

 

 

 

 

영동지방의 가뭄, 홍수, 폭풍을 막고 풍작·풍어를 가져다주는 영험한 신을 모신 사당으로 알려져 있다.

 

성황사에는 이곳 출신이라고 알려진 범일국사(810∼889)를 모셨다고 한다. 범일국사는 굴산사를 세운 통일신라시대 승려. 신상에는 백마를 타고 활과 화살을 메고 있는 성황신과 말고삐를 잡고 있는 시종, 그리고 그 앞뒤에 호랑이가 호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대관령 국사 성황대신’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산신각은 장군 왕순식이 고려 태조를 모시고 후백제의 신검군과 싸울 때 꿈에 나타나 도움을 준 두 산신을 받들어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이곳의 산신은 김유신이라는 기록이 있고 주민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한다. 신당 안에는 ‘大關嶺山神之神位(대관령산신지신위)’라는 위패와 함께 백발노인이 옆에 범을 거느리고 있는 산신도가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단오제는 음력 3월 20일 신주(神酒)를 담그는 일부터 5월 6일 소제(燒祭)까지 약 50여 일에 걸친 행사로 진행되는데, 바로 이 성황사와 산신각에서 해마다 음력 4월 1일에 제사를 올리고 4월 15일에 성황사에 모여 제사를 지내고 굿놀이를 한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민간가옥인가 싶은 건물 한 채가 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대관사라는 절이란다.

 

 

 

산신각 앞에서 귀여운 다람쥐 한 마리가 오래오래 포즈를 취해 준다.

 

 

 

 

 

 

대관령휴게소로 나와 횡계로 향한다. 오랜만에 오대산 상원사를 구경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