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공주 마곡사 솔바람길, 군왕대에서 백련암까지

모산재 2014. 5. 10. 12:05

 

※ 봄 풍광이 아름다운 공주 마곡사 => http://blog.daum.net/kheenn/15856270

 

 

 

 

마곡사를 돌아본 후 마곡사 솔바람길을 걷기로 한다. 대웅보전에서 나오니 절로 태화천을 따라 '백범 명상길'이라 이름 붙인 길로 들어서게 된다.

 

 

 

태화천변 아름다운 솔숲에는 부러 조성한 듯한 철쭉 꽃밭에 철쭉꽃이 거의 져버린 모습인데, 대신 연둣빛 신록이 맑은 햇살 속에서 눈부신 봄 풍경을 연출한다.

 

 

나무 데크가 설치된 저 바위가 삭발바위, 백범이 삭발한 바위라고 한다.

 

 

 

 

 

백범 선생은 명성황후 시해에 분노하여 1896년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체포돼 인천 형무소에서 사형수로 옥살이하다 탈옥하여 마곡사로 숨었다. 이태 뒤 백범은 원종(圓宗)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백범일지>에는 삭발 장면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사제 호덕삼이 삭도(削刀)를 가지고 왔다. 냇가로 나가 삭발 진언을 쏭알쏭알 하더니 내 상투가 모래 위로 뚝 떨어졌다. 이미 결심은 하였지만 머리털과 같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

 

 

 

 

태화천변에는 자주광대나물이 자라고 있다.

 

 

 

 

 

 

마곡사 솔바람길은 모두 3개 코스...

 

1코스 백범 명상길 : 백범당-김구 선생 삭발 터-군왕대-마곡사(산책 코스 3km, 50분)

2코스 명상 산책길 : 마곡사-천연송림욕장-은적암-백련암-활인봉-생골마을-마곡사(트레킹 코스 5km, 1시간 30분)

3코스 송림 숲길 : 마곡사-천연송림욕장-은적암-백련암-아들바위-나발봉(황토숲길)-전통불교문화원-다비식장-장군샘-군왕대-마곡사(등산코스·11km, 3시간 30분)

 

 

 

일단은 편안하게 1코스를 산책하고, 시간이 된다면 더 돌아보기로 한다.

 

 

 

태화천을 건너 군왕대로 오르는 길로 접어든다.

 

그 길로 접어들자마자 나타나는 작은 전각 하나, 바로 산신각이다. 국사당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 산신각은 여느 절과는 달리 저 경내의 가장 뒤편에 자리잡은 것이 아니라 아예 경내에서 벗어난 자리, 등산로 입구에 자리잡고 마곡사 법당을 건너다보고 있다.

 

 

 

 

 

그리고 탱화에는 여느 산신각과 달리 호랑이를 거느리고 있는 산신이 부부로 그려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산신각을 지나 산비탈길을 따라 능선으로 오르니 넓은 터가 나타나타나는데, 이곳을 '군왕대(君王垈)'라 한다.

 

 

 

 

 

 

마곡사를 두르고 있는 서백호의 산줄기가 삼태극을 이룬 태화천으로 벋어내리며 지기(地氣)가 뭉쳐, 풍수지리가들이 군왕이 나올 천하의 대혈이라고 입을 모으는 곳이란다. 조선 세조가 이곳을 찾아 만세불망지지(萬世不忘之地)라고 극찬했다고 하는데,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영산전이 군왕대의 지기를 받은 명당으로 과거칠불(過去七佛)과 현겁의 천불을 모시고 있다.

 

워낙 명당으로 소문이 나 있어 이곳에 몰래 매장된 유골이 많았는데, 이들을 모두 파내고 현재는 돌로 채웠단다.

 

 

 

 

 

 

 

솔바람길 1코스는 군왕대까지 산책하는 것으로 끝난다.

 

시간에 여유가 있어 군왕대 능선길을 따라 좀더 산책하기로 한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 돌아본 군왕대 방향.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군왕대 터로 지기가 모이는 형세임을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다.

 

 

 

 

 

각시붓꽃의 계절이라 곳곳에 흔하게 피어 있다. 그런데 잎이 아주 넓은 각시붓꽃이다.

 

 

 

 

 

 

둥글레도 꽃을 피우고

 

 

 

 

자주광대나물도 꽃을 피운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 고사리도 캐고, 마을로 이어지는 임도 주변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쑥도 뜯다가 임도를 따라 생골마을을 지나 백련암으로 향한다. 솔바람길 2코스인 명상산책길로 접어든다.

 

 

 

백련암으로 들어서는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태화산 풍경

 

 

 

 

 

 

그리고 김구 선생이 은거했다는 백련암이다.

 

 

 

 

 

다람쥐 한 마리

 

 

 

 

 

 

 

 

 

백범 선생 은거지임을 밝히는 표지판 앞에서 묘한 표정을 한 개 한 마리가 눈길을 끈다.

 

 

 

 

 

이 개는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는데 어벙한 표정에 혀로 콧구멍을 계속 핥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백련암 뒤 가파른 언덕 위 바위에는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데 소원 하나는 꼭 들어주는 영험한 부처란다.

 

 

 

 

 

 

 

 

마애불에서 활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한 비탈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힘든 비탈이지만 이름 그대로 솔숲으로 나 있는 솔바람길이어서, 솔 향기 실은 바람을 느끼면서 걷는 기분이 정말 상쾌하다.

 

 

 

 

 

 

 

 

 

도마뱀도 만나고...

 

 

 

 

 

활인봉까지 가는 것은 무리가 있을 듯하여 비탈길이 어느 정도 끝난 지점에서 돌아선다.

 

내려오는 길은 백련암 못 미쳐서 나 있는 샛길을 선택한다.

 

 

 

 

 

 

 

골짜기로 내려서니 벌깨덩굴이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뻐꾹나리도 보이고...

 

 

 

 

애기나리도 꽃을 피웠다.

 

 

 

 

으름덩굴도 ...

 

 

 

 

 

 

다시 마곡사 입구에 도착한다.

 

 

 

 

 

 

개금불사를 하는 영산전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일주문으로 향한다.

 

 

 

돌아나오는 길, 태화천 물 가운데 바위에서 원앙 한 쌍이 정답게 노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