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태안 솔향기길 (1) 만대항-삼형제바위-근욱골해변-여섬

모산재 2014. 4. 11. 13:12

 

솔향기길!

 

이름만 들어도 정신이 맑아질 듯한 길이다. 솔향기를 맡으며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해안 트레킹이라니 참으로 마음 끌리는 길임에 틀림없다. 진달래꽃 소식이 들려오는 주말 솔향기길이 있다는 충남 태안으로 달려간다.

 

 

솔향기길 1코스는 만대라는 작은 항구에서 출발한다. 태안반도 북쪽 가로림만 끝자락에 자리잡은 만대는  작고 아담한 포구마을이다. 만대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 곳’이라는 뜻이란다.

 

 

 

 

 

솔향기길은 이원면민회 회장을 맡고 있는 차윤천이라는 분에 의해 탄생했다고 한다.

 

2007년 태안 앞바다에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걷어내기 위해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다 해안을 낀 산책로를 생각해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삽과 곡괭이를 들고 길을 닦았는데, 태안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지금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오늘 걸을 솔향기길 제1코스는 이곳 만대항에서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 이르는 10.2㎞ 구간이다.

 

제2코스는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가로림만을 거쳐 희망벽화방조제까지 9.9㎞, 제3코스는 희망벽화 방조제에서 밤섬 나루터를 거쳐 새섬까지 9.5㎞, 제4코스는 새섬에서 청산포구를 거쳐 갈두천까지 12.9㎞, 제5코스는 갈두천에서 용주사를 거쳐 백화산 냉천골까지 8.9㎞ 구간. 제6코스는 안면도 공영주차장에서 승언저수지, 꽃지해안공원과 안면도 조각공원을 거쳐 안면장터까지 15.5㎞.

 

 

만대항의 끝 산자락으로 오르는 길로부터 솔향기길은 시작된다.

 

 

 

 

 

산으로 접어들자마자 만발한 진달래꽃이 시선을 황홀하게 사로잡는다. 선연히 붉은 꽃을 바라보니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해안 산언덕에 노루귀도 때늦은 꽃을 피우고 있다.

 

 

 

 

 

길이 해안으로 잠시 내려서는 바람에 해안 구경을 한다. 해안으로 이어진 길이라 길 내내 이런 해안 풍경을 쏠쏠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따스한 봄볕을 받고 솔잎 낙엽 속에서 남산제비꽃이 꽃을 피웠다.

 

 

 

 

이런 잎을 단 관목성 나무들이 종종 보인다. 가막살나무일까 싶다가 분꽃나무일 듯도 싶다...

 

 

 

 

 

 

능선 하나를 넘으니 약수터가 나타난다. '산수골약수터'라는 이름이 나무 기둥에 걸려 있다.

 

 

 

 

 

 

고여 있는 물이라 마실 엄두를 못냈는데, 물맛이 독특하다고 한다.

 

 

산수골 약수터를 지나자 삼형제 바위가 모습을 드러내고, 가로림만 건너편 황금산이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 숲속 포근한 황토흙길로 넘어가는 고개가 정겹기만하다.

 

 

 

 

 

 

길 곳곳엔 동심을 자극하는 통나무 벤치들이 놓여 있어 언제든지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 해변을 '작은구매수동'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수동'은 '해변'이라는 뜻이란다.

 

 

 

 

 

 

삼형제바위가 가까워졌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삼형제가 어느 날 어머니가 뻘일을 나가 돌아오지 않자 나란히 앉아 어머니를 부르다 앉은 채 죽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분꽃나무로 보이는 나무가 가지 끝마다 꽃봉오리를 달았다.

 

 

 

 

 

 

또 하나의 산굽이를 넘으니 '큰구매수동'이라는 해변이다. 이제 삼형제바위는 뒤로 멀어져버렸다.

 

 

 

 

 

 

 

 

꽤 넓은 해변을 건너서 길은 다시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솔향기를 맡으며 굽이굽이를 이루며 걷는 편안한 길...

 

 

 

 

 

 

산 언덕 곳곳에서 솜나물꽃이 한창 피고 있다.

 

 

 

 

 

 

'붉은앙뗑이'라는 팻말이 보이고 수인등표등대와 장안여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는 곳에 이른다.

 

'앙뗑이'는 '절벽'의 태안 사투리라고 하는데, 붉은 앙뗑이는 인근의 돌과 흙이 붉은 빛을 띠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곳을 좀 지난 곳에는 '중떨어진앙뗑이'란 팻말이 있는데, 나무열매를 따던 중이 절벽에서 떨어진 자리라니 참으로 해학적인 지명이라 절로 웃음이 난다.

 

 

수인등표등대와 장안여는 사진 속 붉은 등대와 등대가 서 있는 바위섬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장안여는 육지에서 200여 m 떨어져 있는 바위섬인데, 만조 때 물에 잠긴단다. 일제시대에 이곳에서 배가 좌초되어 7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고 한다. 1998년에 등대를 설치했는데, 이원면 유일의 등대다.

 

 

 

 

해안 언덕 곳곳에 노루귀 꽃이 만발이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걷는 능선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볕바른 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진달래꽃

 

 

 

 

 

 

 

그리고 세막금을 지나 금세 당봉전망대에 도착한다.

 

 

 

 

 

제법 넓게 펼쳐진 마당에 육각정을 세웠다.

 

 

 

 

 

출발점에서 2㎞ 떨어진 이곳은 삼면의 바다가 한눈에 잡히는데, 일출과 일몰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왼쪽 바다 건너편 산이 서산의 황금산, 오른쪽 바다 건너편은 벌말해수욕장

 

 

 

 

청미래덩굴이 꽃봉오리를 달았다.

 

 

 

 

 

당봉전망대를 지나면서 바라본 서쪽 해안. 저 해안선을 따라 헤먹쟁이, 샘너머, 근욱골 해변, 노루금, 칼바위, 큰노루금, 수룽구지, 가마봉 등이 자리잡고 있다.

 

 

 

 

 

솜나물 꽃

 

 

 

 

근욱골해변에서 돌아본 북쪽 해변

 

 

 

 

 

 

칼바위에서 돌아본 근욱골해변. 멀리 높은봉우리가 당봉전망대쯤일 것이다.

 

 

 

 

꽃을 피우지 않은 진달래 꽃봉오리

 

 

 

 

뜻밖에도 금방망이 새싹을 만난다. 서해안 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금방망이가 이곳에도 자생하는 모양이다.

 

 

 

 

 

 

가마봉전망대쯤에서 바라본 해변 풍경

 

 

 

 

 

두 그루가 서로 기대고 서 있는 이 소나무를 '부부소나무'라 부른단다.

 

 

 

 

 

부부소나무를 지나면 악너머고개. 오르막과 해변으로 내려서는 길이 가파르다. 바위틈에서 솟는 악너머약수터를 지나니 멀리 여섬이란 작은 섬이 나타난다.

 

 

 

 

 

 

 

여섬까지 가는 길은 해안으로 가파른 경사를 이룬 비탈을 가로지른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라 여름철에는 정말 시원할 듯하다. 귀에는 새소리 파도소리가 들리고 코에는 솔향기가 절로 느껴진다.

 

 

 

 

 

 

 

여섬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이른다.

 

 

 

 

 

 

 

 

20m 높이의 작은 섬으로 이원방조제 축조 후 제방 안에 있는 섬들이 모두 육지화되고 서해 쪽에 단 하나만 남은 섬이라 한다.

 

여섬의 독살은 문전옥답 열 마지기와도 바꾸지 않는다 할 정도로 어족이 풍부하고 고기가 잘 잡혀 최고의 갯바위 낚시터로 꼽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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