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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여행

대만 (2) 타이페이의 가장 오래된 절 용산사(龍山寺), 화시지에(華西街) 야시장

by 모산재 2014. 4. 29.

 

고궁박물원을 돌아본 다음 타이페이 시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는 용산사(룽산쓰 龍山寺)를 찾는다. 해가 짧아 벌써 저녁 어스름이 밀려드는 시간이다. 사원 입구의 화시지에(華西街) 야시장에 화려한 불빛이 빛나기 시작한다.

 

용산사역과 화시지에 야시장에서부터 용산사로 이어지는 길에는 용산사를 찾는 사람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길가에는 노점상들도 줄지어 있다. 아마도 화시지에 야시장도 용산사 참배객들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용산사(룽산쓰)는 도교, 불교, 토속신앙 등 각 종교가 어우러져 있는 전형적인 대만 사찰로 스님이 없다. 1738년 청나라 시절에 중국 복건성 이주민들에 의해 세워졌지만 수차례의 재해로 사라지고, 현재의 건물은 1957년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 절의 일주문에 해당하는 이 문을 '샨먼(山門)'이라 부른다. 산사도 아니건만... 바로 앞은 차들이 달리는 도로라 내부에서 찍은 모습이다. 지붕에는 화려한 용의 장식이 가득하다.

 

 

 

 

샨먼을 들어서면 정문에 해당하는 삼천전(三川殿).

 

오른쪽 문인 '용문(龍門)'은 들어가는 문이고 왼쪽 문인 '호문(虎門)'은 나가는 문이다. 참배객들은 입구에서 7개들이 향을 사서 줄을 선다. 향로가 모두 일곱이기 때문이다.

 

 

 

 

삼천전 오른쪽에는 시원한 인공폭포 정원을 조성해 두었다.

 

 

 

삼천전의 현판들

 

 

 

 

삼천전을 지나 앞마당에 들어서면 불교의 본전인 원통보전(圓通寶殿)이 나타난다. 용산사의 가람 배치는 불교의 법당인 원통보전이 앞에 있고 도교 사당인 성모전과 문창전, 그리고 관우사당인 관제묘가 뒤편에 있다.

 

 

 

마당에는 참배객들이 제물로 바친 과자와 과일들이 가득 쌓여 있는데, 누구든 그냥 가져갈 수 있다.

 

 

 

본전 가까이 다가서니 참배객들이 바치는 향이 타는 자욱한 연기가 하늘을 덮고 매캐한 향 냄새가 코를 찔러 숨쉬기도 불편할 정도다.

 

우리의 고즈넉한 절집 분위기와는 다른 시장바닥 같은 느낌이 참 낯설다. 

 

 

 

마당에 놓인 향로를 관음향로, 대 위에 놓인 향로를 '천공(天公)향로'라 한다. '천공'은 중국어로 우주만물의 주재자, 또는 하느님을 뜻한다.

 

 

 

기둥에는 커다란 용이 휘감고 있는데 사이 사이에는 신선 등의 인물상들이 새겨져 있다. (뒤로 보이는 누각은 고루鼓樓로 종루와 마주보고 있다)

 

 

 

원통보전의 주불은 당연히 관세음보살인데, 여염집의 정숙한 부인 같이 생긴 바로 이 관세음보살은 특히 영험이 많기로 유명하여 전국 각지에서 소원을 빌러 온다고 한다.

 

 

 

여기에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세계2차대전 당시 용산사는 주민들의 대피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모기떼들이 몰려들어 주민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날 밤 폭격기가 용산사에 폭탄을 투하하여 용산사가 대파되고 말았다. 이 모기떼들 덕분에 주민들의 희생이 없었고, 그 사건으로 주민들은 관세음보살에 대한 믿음이 견고해졌다고 한다.

 

 

왼쪽 협시불 문수보살

 

 

 

오른쪽 협시불  보현보살

 

 

 

보살 삼존이 모두 여성적 이미지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불교 법당인 원통보전 뒤에는 가운데에 성모전이 있고 서쪽에는 관제묘(관우사당), 동쪽에는 문창전이 있다.

 

이곳에는 문창향로, 수선공로, 마조향로, 주생공로, 관제향로 등 모두 5개의 향로가 놓여 있다.

 

문창제군(文昌帝君)은 학문의 신이고, 마조(媽祖)는 항해 안전이나 순산의 신으로 여겨지며, 관제(關帝)는 관우가 신격화되면서 서민들에게 엉뚱하게 재신(財神)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주생(註生)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을 관장하는 신... 그런데 수선(水仙)은 천선(天仙), 지선(地仙)과 함께 신선임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인지를 모르겠다.

 

 

 

그 외에도 신병을 잘 낫게 해주는 약사여래불, 아이 잘 낳게 해주는 삼신할미인 지두부인, 바다의 여신인 마조, 남녀의 사랑의 주관한다는 월노신군 등 등 각종 신들이 자리잡고 있다.

 

 

가장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천상성모(天上聖母)상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을 관장하는 신, '주생랑랑(註生娘娘)' 상 앞에 유달리 많은 사람들이 향을 들고 서 있다.

 

 

 

 

 

용산사를 돌아보고 난 다음 일명 '뱀골목'이라 불리는 화시지에 야시장(華西街夜市)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대만의 4대 야시장 중의 하나로, 대만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장이라 한다. 요즘은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은 스린 야시장을 많이 찾는 편이라 한물간 재래시장인 듯하다.

 

예전에 사창가였다는데 뱀골목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는 뱀이나 자라 등을 요리하는 식당도 있다. 또 옛날 최고의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최고급 식기에 써빙하는 타이난 딴즈면(擔仔麵)이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재래시장이랑 비슷해서 찹쌀떡, 오징어구이, 튀김 따위들을 많이 판다. 현지의 열대과일이라 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사기에 망서려진다.

 

 

화시지에 관광 야시장은 이렇게 지붕이 있는 골목으로 꾸며 놓았다. 잃어가고 있는 광광객들을 붙들기 위한 재래시장의 노력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썩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한 바퀴 돌아본 다음 저녁 식사를 위해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