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정선 덕산기계곡 트레킹

모산재 2013. 12. 27. 10:36

 

덕산기계곡!

 

물매화가 자생하는 계곡으로 이제는 일반인들에게조차 널리 알려져 버린 계곡을 10월 초순에 찾았다. 물매화가 피는 시기로서는 다소 늦은 편이지만 아직도 물매화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소금강과 화암약수까지의 짧은 민둥산 트레킹을 마치고 어천(동대천)을 따라 달리던 버스가 어천을 건너 여탄리 역둔마을에서 멈춰 선다. 차량 통행이 금지된 곳.

 

 

 

여기서부터 덕산기계곡으로 그리 멀지 않은 평화로운 트레킹이 시작된다.

 

 

 

 

 

민가가 몇 보이지 않는 산촌의 들판길을 걷는 기분, 이보다 평화로울 수 있을까...

 

멀리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연봉들의 풍경은 마치 남국의 라오스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광을 펼쳐보인다.  저 산의 이름이 아마도 취적봉(728.2m)인 듯... 

 

 

 

 

 

 

취적봉(吹笛峯)은 이름 그대로 피리 부는 봉우리. 

 

1506년 9월 초순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연산군의 네 아들 중 이곳 정선 버드내(유천리)로 유배온 폐세자 이황이 감자로 연명하며 피리를 불고 마음을 달랬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산이다. (그러나 폐위된 지 22일만인 9월 24일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하였다 한다.)

 

 

산기슭의 비탈진 밭에는 옥수숫단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황순원의 '소나기' 속 소년 소녀가 소나기를 피해 피신했던 곳이 바로 저런 곳이었으리라.

 

 

 

 

 

 

길이 덕산기계곡으로 내려서는가 싶더니...

 

갑자기 오른쪽 계곡에 까마득한 절벽 바위가 솟아 있는 장관을 만난다. 강원도 사람들이 뼝대라고도 하는 이 바위 절벽의 이름은 낙모암.

 

 

 

 

 

덕산기계곡을 흘러내린 물이 본류인 어천(동대천)과 만나면서 덕산기란 이름을 반납하는 곳에 낙모암이 솟아 있다.

 

 

 

 

 

우뚝 솟은 두 절벽 사이를 돌아드는 계곡의 위엄이 대단해 그 뒤쪽으로 돌아들고 싶은 마음 굴뚝 같은데, 오늘 가야 할 방향은 덕산기계곡. 아쉬운 마음으로 일행을 따른다.

 

 

 

 

 

 

 

이 계곡의 뒤편 어천 쪽에는 낙모암과 마주보는 바위절벽 제월대를 비롯한 이른바 '덕우팔경'이 늘어서 있다. 풍광이 아름답기로는 화암팔경에 댈 게 아니라는데,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비경.

 

 

※ 덕우팔경

 

(1) 취적대 : 유천마을 강변의 석벽)

(2) 모자 모양의 낙모암

(3) 달이 산봉우리를 건넌다는 제월대

(4) 구운병 : 대촌마을 강변에 아홉폭 병풍을 세워놓은 듯한 기암

(5) 옥순봉 : 대촌마을 강변에 상투 틀어올린듯한 석봉으로 마귀할멈이 신을 삼았다고 한다.

(6) 반선정 : 대촌마을 강변 정자. 일본 헌병 이해남이 정자를 헐고 조상묘를 이장하니 마을 개들이 밤마다 짖어 이해남 일가가 패가망신 하였다는 전설이 있음

(7) 백오담(白烏潭) : 유천마을 가운데 연못자리로 김팔발이란 장수가 연산군 세자를 복위 모의 하던 곳으로 발각되어 김팔발은 금강산으로 도망가고 세자가 죽은 후 100일 동안 흰 까마귀가 울었다하여 백오담이라고 한다.

(8) 운금장 : 유천마을 정남도로 뒤편에 있는 구름이 산봉우리 위를 흘러가는 모양이 아름다운 산

 

 

 

화전민이 살았다는 덕산기계곡. 하지만 화전 경작이 금지된 1970년대에 덕산기 화전민들은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버리고 단 몇 가구만 남아 삶을 이어가던 곳. 잊혀졌던 이 계곡은 2007년 KBS <1박2일〉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피서객들로 몸살을 앓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피서객들은 덕산1교 쪽으로만 몰리기 때문에 상류 쪽은 여전히 오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낙모암을 돌아서자마자 덕산기계곡을 건너는 첫번째 다리 덕산1교가 나타난다. 다리 건너편은 '물맑은집민박'.

 

 

 

 

 

왼쪽으로는 하늘을 찌를 듯한 뼝대가 발목을 물속에 담근 채 우뚝 솟아 있다. 뼝대 절벽에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기름나물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새로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가 계곡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자꾸 거슬린다. 개발에 편자를 두른 듯한 이물감을 주는... 이 아름다운 계곡에 이 무슨 망발일까 싶다.

 

 

 

이미 늦은 오후라 긴 산 그림자가 덮어버린 계곡...

 

 

 

 

 

그렇게 한 구비를 돌아서니 다시 덕산2교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계곡으로 내려서는 트레킹 코스

 

 

 

 

 

이 계곡은 우기에는 수량이 엄청나지만 우기를 지나고나면 거의 무릎 아래로 수위가 낮아져 계곡 트레킹으로는 최고라는 것이다.

 

 

계곡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석처럼 영롱한 꽃술을 단 물매화꽃들이 바위틈틈이 곳곳에 피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건너편 습한 바위에는 물매화들이 대군락을 이루고 피었다.

 

 

 

 

 

 

 

 

 

잔대도 곳곳에 맑은 보랏빛 꽃을 피우고...

 

 

 

 

 

 

다시 도로를 따라 들어가서 내려다본 덕산기계곡 풍경

 

 

 

 

 

 

바위틈에 핀 구절초

 

 

 

 

 

저 멀리 보이는 덕산3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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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트레킹은 아쉽게도 덕산3교 아래에서 끝났다.

 

12km쯤 된다는 덕산기계곡, 제대로 된 계곡 트레킹은 하지 못한 채, 입구에서 어정거리다 끝난 셈이다.

 

계곡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산을 닮은 집' '솔밭밑집' '정선애인 게스트하우스' 등의 민박집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는데, 계곡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거치게 되는 곳들이다. 

 

 

되돌아오는 나오는길, 따스한 가을 햇살을 받고 실하게 속이 자라고 있는 배추밭 풍경을 담아 보았다.

 

 

 

 

 

 

 

※ 덕산기 계곡

덕산기 계곡은 정선읍에서 10k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총 연장 12㎞로 100m 이상 되는 층암절벽(뼝대)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산간오지의 계곡이다. 

동강의 상류인 어천을 따라 59번 국도가 달리는데, 어천과 나란히 병풍처럼 솟은 취적봉 산줄기 너머에 바로 덕산기 계곡이 있다. 59번 국도에서 월통교를 건너서 여탄 마을을 빠져나와야  덕산기 계곡에 닿을 수 있다.

옛날에 덕산(德山)이라는 도사가 터를 잡았다고 해서 덕산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계곡이 굽이도는 큰 터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고 하여 덕산기라고도 부른다는 설도 있다.

 

 

 

 

 

 

■ 다음 스카이뷰로 그려본 덕산기계곡

 

 

 

 

 

 

 

 

※ 덕산기계곡 안내지도

 

 

 

 

 

 

 

 

※ 취적봉, 덕우팔경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