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청송 (2) 섶다리, 망미정과 우송당

모산재 2012. 11. 18. 23:11

 

용전천 강언덕에서 현비암을 바라보다보니 섶다리가 보인다.

 

웬 섶다리인가. 청송객사에서 출발하는 외씨버선길이 지나는 길인 듯 싶었는데...

 

 

 

 

 

 

 

그런데, 이 섶다리도 원래는 청송심씨의 시조묘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전사일(奠祀日)에 용전천 강물이 불어 건너지 못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것이다.

 

근대화 바람 속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섶다리는 1996년 처음 복원되었고 그후 관광 청송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물로 매년 설치된다고 한다.

 

 

 

청송교에서 바라본 청송 전경

 

 

 

 

 

 

청송교를 건너다가 동쪽의 강가에 절벽이 솟아 있고 그 위에 정자 하나가 자리잡고 있는 풍경을 만난다.

 

 

 

 

 

궁금하여 발길을 옮겨 다가서보니, 정자의 이름은 망미정(望美亭)이다.

 

 

 

 

 

기암절벽 위에 자리잡은 정자는 용정천을 굽어보며 한폭의 그림을 이루고 있다.

 

망미정은 1899년에 당시 청송부사 장승원이 이곳의 절경에 감복하여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바라본다'는 뜻의 망미정이란 이름이 붙었다. 장승원은 겅치 좋고 전망 좋은 이곳에서 좌수 및 선비들과 고을의 정무를 논하고 시회를 즐겼다. 시를 짓고 술잔을 기울이며 풍류를 즐기려는 선비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청송의 최고 정저였던 셈이다.

 

망미정 아래로 흐르는 용전천에는 현비암에도 전하는 용의 전설이 서려 있다. 절벽 중간에는 용이 승천할 때에 거쳐 갔다는 길이 10m 정도의 용의 자국이 새겨져 있단다. 절벽 아래를 휘돌아가는 깊은 물은 용의 전설을 좀더 실감나게 만든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집이다. 정면에서 보면 맨 오른쪽 칸은 대청마루이고, 나머지 2칸은 방으로 꾸며져 있다. 대청을 가운데 배치하지 않은 이런 구조는 이 지역에서는 흔치 않는 구조라고 한다. 앞쪽으로는 청난간이 있는 툇마루를 두었다.

 

 

 

 

 

망미정은 강의 서쪽 건너편에 있는 현비암(賢妃岩)과 조화를 이루는 절경이나, 예전에 우거져 있었다고 수풀이 사라지고 휑한 공간만 노출되어 있는 좀이 아쉽게 느껴진다. 근래에 청송군 향토문화유산 제15호로 지정되었다.

 

 

※ 망미정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정자

○ 자강도 강계의 망미정 : 압록강의 지류인 독로강(禿魯江) 기슭의 절벽 위에 있는데, 강계읍성의 남장대로서 전시에는 강계읍성의 남쪽을 지키던 곳이었다. 남천강과 독로강, 북창강을 한눈에 굽어보는 경치 좋은 독로강 기슭의 바위 절벽 위에 있다. 북한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 화순 적벽 망미정 :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금산에서 순국한 정위성의 아들인 정지준이 병자호란 이후 적벽에 은거하면서 지은 것으로 강변에서 이축한 것이다.

 

 

 

망미정을 지나 50여 m쯤 거리를 둔 곳에 또 하나의 정자가 망미정을 바라보듯이 자리잡고 있다. 현판에는 우송당(友松堂>)이란 이름이 걸려 있다.

 

 

 

 

 

이 건물은 일제시대인 1931년에 지었다는데, 조선 고종 때 통정돈영부 도정을 지낸 우송 윤두석의 손자 윤상영이 그의 조부가 용전천변을 거닐며 전경을 관망하던 곳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 도정 : 조선 시대 돈녕부, 종친부, 훈련원 등에 둔 정3품 당상관직. 종실(宗室)·왕친(王親)·외척(外戚)에 관한 사무를 담당한 정3품의 벼슬을 말한다.

 

 

 

 

 

 

기둥 위의 부재들, 주두, 첨차, 살미 등의 모양이 독특하다.

 

 

 

 

팔작지붕 건물의 짜임새는 망미정과 비슷하지만 세 칸 모두 방을 두었고 앞칸으로는 마루를 두었다. 마루 끝에는 위엄 있고 멋드러진 계자난간(닭다리 모양의 난간)을 둘렀다.

 

 

 

 

 

 

기대하지 않은 옛 정자인 망미정과 우송당을 돌아보고 난 뒤 군청 근처에 있는 청송향교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지름길인 골목길로 접어든다.

 

 

※ 소헌왕후와 청송심씨의 얼이 서린 청송객사, 찬경루 => http://blog.daum.net/kheenn/1585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