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의 으아리, 어수리, 곰딸기, 물레나물, 고추나물, 산수국, 하늘말나리, 쇠딱따구리, 청닭의난초

모산재 2012. 8. 4. 00:17

 

일기예보는 주말 내내 비가 온다고 하였지만, 점심때가 되도록 다소 흐리긴 하지만 비가 올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청닭의난초를 보자고 불쑥 산성 나들이에 나섰다. 꽃이 제발 지지 않았기를 빌며...

 

 


100mm렌즈를 장착한 채 북문에서 성밖 길을 돌기로 한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은 탓인지 잡풀과 관목이 우거져 길을 가리고 있다. 엊저녁 내린 빗기운으로 다소 젖어 있어 헤쳐나가기 좀 불편하다.

 

 


으아리가 흐드러지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그리고 어수리도 기지개를 하듯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어 산성길은 그야말로 하얀 꽃 세상이 되어 있다.

 

 


 

성길 풍경. 잘 다듬어진 성안 길과 달리 성밖길은 덤불이 우거겨 있다.

 

 

 

으아리

 

 

 

 

딱 한 송이 꽃을 피운 자주조희풀

 

 

 

물레나물은 피고 지는 모습

 

 

 

 


성길 주변에는 산딸기, 곰딸기 등 잘 익은 딸기들이 탐스럽게 달려 있어 맘껏 따 먹는다. 발밑 급한 비탈 언덕에는 주렁주렁 달려 있는 굵은 딸기들, 접근하기 위험해 포기해야 하는 게 몹시 아쉽다.


 

붉은 가시털이 많은 이 녀석은 곰딸기  

 

 

 

 

광대싸리 암꽃을 살펴봤더니 암술머리만 남기고 꽃이 거의 진 모습이다. 광대싸리는 암수딴그루이다.

 

 

 

 

이 쪽 방향은 산성의 굴곡이 심하다.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 산수국이 참 아름답다. 공원이나 정원에서 보는 것과는 색다른 느낌...

 

 

 

 

하늘말나리는 우중충한 날씨를 날려버릴 듯 화사하게 피었다.

 

 

 

 

어수리 전초 모습을 담아 본다.

 

 

 

고추나물도 작은 꽃을 피웠다.

 

 

 

아기의 양말 같은 활량나물 꽃도 피었고

 

 

 

벌봉을 앞에 두고 암문을 통해 성안 길로 들어선다.

 

 

 

청닭의난초가 나타난다.

 

그러나 기대했던 청닭의난초는 이미 열매가 달려 있는 모습이다.

 

 

 

다행히 숲그늘에 있는 한 개체만 꽃의 흔적을 조금 남기고 있다.

 

 

 

일주일만 일찍 왔더라면 제대로 핀 꽃을 보았을 걸...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옮긴다.

 

 


어디선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길래 살펴보니 새 한 마리가 소나무를 쪼고 있다. 참새처럼 작은 새는 아마도 쇠딱따구리싶다.

 

 

 

성벽 풍경

 

 

 

다시 하늘말나리

 

 

 

 

원추리도 환하게 꽃을 피웠다.

 

 

 

 

습한 장마기를 맞아 먹물버섯이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다.

 

 

요 녀석을 서양사람들도 '잉크버섯(inky mushroom)'이라 부른다.


다 자라면 갓 가장자리부터 까맣게 먹물처럼 녹아흐르면서 사라진다. 서양사람들은 실제로 잉크로 썼다고 한다.

 

 


동문이 바라보이는 곳에 '송암정'이라는 옛 정자터와 '대부송'이라는 고사목이 있다.

 

안내판에는 각각 황진이와 정조에 얽힌 전설이 기록되어 있다.

 

 

 

다소 황당한 황진이의 전설보다는 소나무에 얽힌 정조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절벽 위에 서 있는 소나무 고사목은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도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굴곡이 심한 좁은 길에서 100mm로 풍경을 담기가 어려워 아쉬움이 크다.

 

 

성 위에서 내려다본 동문(행궁에서 보았을 때 왼쪽에 있어 좌익문이라고 한다. 서문은 우익문이 된다.)풍경

 

 

 

개곽향이 꽃망울을 달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동문을 지나 남문 방향으로 가파른 오르막 성길을 오른다.

 

 

건너다본 송암정 대부송 고사목이 있는 성곽 풍경

 

 

 

그리고 그 뒤 동문 위 골짜기 높은 곳에 자리잡은 망월사 풍경.

 

망월암이란 암자가 극락보전과 대웅전을 지으며 큰 사찰의 모습을 갖추었다. 13층탑은 인디라 간디 인도 수상으로부터 직접 모셔온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다고 한다.

 

 

 


미끄러운 성곽길, 풀밭 곁에서 버섯들이 자라고 있다. 먹물 버섯은 아까 보았으니 패스하고...

 


자루가 없이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 자라는 이 버섯 이름은 주먹사마귀버섯...

 

 

 

 

융털이 촘촘한 갓을 쓰고 옹기종기 은 이 버섯은 큰눈물버섯이란다.

 

 

 

성곽의 가장 높은 곳 제1~제3남옹성이 있는 곳에 미처 오르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남문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남장대 터 앞에서 개원사 옆으로 지나가는 숲길을 따라 산성마을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