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소백산의 개갈퀴, 그물버섯들, 며느리밥풀꽃, 잔대, 단풍취, 말나리, 동자꽃, 큰산꼬리풀

모산재 2012. 9. 14. 20:24

 

비로사를 지나 비로봉에 오른다. 비로봉 오르는 길은 적광(적광)의 법신불 비로자나불을 만나는 길일까.

 

비로사 맞은편 산허리를 오르다보면 금방 능선길로 접어들고, 거기엔 달밭골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달처럼 작은 밭뙈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달밭골이라고 한다는데 지금은 한 길을 넘는 달뿌리풀들만 빼곡히 자라는 묵정밭이 되어 있단다. 신라시대에는 화랑들이 무술을 익히던 곳이라는 이야기도 전하는 곳이다.

 

이 골짜기에 민박과 함께 주막집이 들어서 있어 산객을 유혹한다. 내려오는 길이었다면 막걸리 한 사발 쭈욱 들이켰으리라.

 

 

 

 

심한 가뭄으로 타는 한여름 산은 메마르기만 하다. 꽃들도 별로 없어 심심한 길만 이어지는데, 개갈퀴로 보이는 꽃을 붙들고 반가워한다.

 

이 녀석들은 꽃들이 거의 대부분 네 갈래로 갈라져 있다.

 

 

 

 

꽃며느리밥풀인지 알며느리밥풀인지 잘 모르겠는 풀꽃을 담는 것으로 꽃은 거의 만나지 못한다.

 

 

 

 

가뭄 속에서도 곳곳에서 버섯이 자라고 있다. 그물버섯 종류로 보이는 버섯들이 대세인데 이름을 확인하기가 힘들다.  

 

 

 

건조한 능선길 풍경

 

 

 

보라쓴맛그물버섯일까...

 

 

 

 

재미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두 그루 소나무를 만난다.

 

 

 

 

 

팬케이크를 닮은 쓴맛그물버섯류

 

 

 

이것은 노란분말그물버섯인 듯하다.

 

 

 

7부 능선쯤 올랐을까 싶은 곳에서 제법 무성하게 펼쳐진 숲속 풀밭을 만난다. 

 

그곳에는 잔대와 단풍취가 꽃을 피우고 있다.  

 

 

 

 

 

공기가 서늘한 아고산지대에 가까워지자 가을꽃들이 조금식 모습을 드러낸다.

 

 

 

송이풀도 몇 송이 꽃을 피웠다.

 

 

 

그래도 더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여전히 버섯 종류.

 

황금씨그물버섯일까 싶은 버섯도 만나고

 

 

 

정상과 좀더 가까워지자 꽃며느리밥물과는 달라 보이는 며느리밥풀꽃이 대군락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애기며느리밥풀로 보기에는 커 보이고 새며느리밥풀로 보자니 포가 녹색이다. 며느리밥풀 식구의 동정은 정말 어렵다.

 

 

 

 

무당버섯의 빛깔이 아름답다. 

 

 

 

정상에 가까워지니 둥근이질풀이도 모습을 나타내더니

 

 

 

잎자루가 없는 큰산꼬리풀도 돌길 곳곳에서 꽃을 피운 모습으로 다가선다.

 

 

 

줄기에 지느러미엉겅퀴와 같은 날개를 가진 당분취는 아쉽게도 아직 꽃이 피지 읺았다.

 

 

 

화사한 원색으로 핀 동자꽃과 말나리가 정상에 가까워졌음을 알리고 섰다.

 

 

 

 

고산의 서늘한 바람 속에 병조희풀 꽃이 유난히 청초한 빛깔을 자랑한다.

 

 

 

비로봉으로 올라서자 숲은 사라지고 풀밭으로 덮인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온갖 풀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툭 트인 봉우리. 동자꽃과 둥근이질풀이 화려한 꽃을 흐드러지게 피운 속에 지리강활과 어수리 들이 하얀 꽃차례로 서 있다.

 

 

 

 

돌아서서 바라보니 지나온 골짜기가 한 눈에 펼쳐진다.

 

아스라이 바라보이는 비로사와 삼가리 마을 풍경. 렌즈를 최대한 당겨보니 비로사 마당이 내려다보이고 비로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가두고 있는 삼가저수지가 환하게 바라보인다.

 

 

 

그리고 태고의 하늘을 이고 있는 듯한 소백산 최고봉 비로봉 정상이 눈 앞에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