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지리산의 큰잎갈퀴, 큰꼭두서니, 산갈퀴, 천남성, 무늬족도리풀, 어리병풍, 물갬나무, 나래회나무

모산재 2012. 6. 27. 21:54

 

유난히 더워진 날씨에다 가뭄이 지속된 탓으로 메마른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 않다. 그래서 지리산 계곡이 더 낫겠다 싶어 백무동으로 든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숲이 우거진 계곡 등산로를 걷는 일이 좀 좋을까. 어쩌다 풀꽃나무들이 눈에 띄면  더욱 기분 좋은 일이고...

 

 

과연 계곡 초입부터 서늘한 냉기가 느껴지지 않느냐. 

 

평지 같으면 벌써 만개하고 지고 있을 노박덩굴이 아직 꽃잎조차 열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등산로 입구 야영장 언덕에 큰잎갈퀴가 보여 담아 보았다.

 

 

 

이곳의 큰꼭두서니는 잎끝이 유난히 길게 뾰족해 보인다. 녹색꽃이 제철을 맞아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잎이 긴 이 갈퀴는 가는네잎갈퀴로 봐야 할까, 산갈퀴로 봐야 할까...

 

 

 

등산로 위의 숲 속에서 자라는 눈빛승마

 

 

 

늘 자라던 곳에서 좁은잎배풍등이 곧게 자라났다.

 

 

 

가네소폭포와 오층폭포를 지나고 바위너덜 지대로 들어선다.

 

이곳 주변에서 관찰하였던 좀처녀이끼와 지리괴불이끼가 잘 자라고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흔하던 부채괴불이끼도 사라졌다. 봄부터 비 한방울내리지 않은 심한 가뭄으로 이 습한 바위너덜 지대의 바위들이 바짝 말라버린 탓이다.

 

 

바위너덜 지대에서 자란 둥근천남은 반하처럼 보인다. 서식 환경이 좋지 않아서인지 제대로 자란 녀석이 없다.

 

 

 

 

그나마 꽃을 피운 천남성은 불염포조차 작고 힘이 없다. 

 

 

 

 

박쥐나물

 

 

 

무늬족도리풀은 잎에 흰 무늬가 없다. 다만 작은 점들이 박힌 꽃이 무늬족도리풀임을 말해주고 있다.

 

 

 

물갬나무가 흔해서 담아본다.

 

몰오리나무와 비슷하지만, 물오리나무는 잎밑이 둥근데 물갬나무는 얕은 심장저를 보이고 물갬나무 수피가 세로로 갈라지는대 물오리나무는 갈라지지 않는다.

 

 

 

명자순으로 보이는 나무의 잎을 담아보았다.

 

높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자순은 까치밥나무와 비슷하지만 꽃차례가 짧고 잎자루도 짧다. 짧은 잎자루에 퍼진 털도 특징이다.

 

 

 

세석까지 다녀왔으면 좋으련만 벌써 점심 대가 훌쩍 지나고 있어 세석으로 오르는 계곡에 이르기 전에 발길을 멈춘다.  

 

점심을 먹으려고 물가에 앉으니 하루살이 등의 곤충이 무리를 지어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몹시 가문 날시에 유속이 느려진 골짜기의 물에서 유충들이 자라나 번식한 탓이라 벌레들이 많다.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은 후 잠시 짬을 내어 건너편 숲속으로 잠시 들어선다.

 

거기서 만난 이 어린 풀들. 남부지방이니 병풍쌈보다는 어리병풍 아닐까 싶다.

 

 

 

 

인동과 괴불나무속으로보이는 이 나무는 또 뭔지...

 

 

 

노각나무 잎과 줄기도 살펴보고

 

 

 

 

그런데 이것은 나래회나무인가...?

 

 

 

 

그리고 줄기 끝에 열매 같은 것을 달고 있는 이것은 무슨 나무일까.

 

 

 

 

그리고 길뚝사초로 보이는 풀. 산지 입구 오고가는 길뚝에서 길게 이삭을 늘어뜨리고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는 사초이다.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퉁둥굴레

 

 

 

바위 틈에서 자라는 참바위취는 아직 어린 모습이다.

 

 

 

계곡을 벗어나면서 관심을 주지 않았건 싸리냉이의 꽃과 전초를 담아본다.

 

 

 

 

이 아름다운 계곡에까지 들어와 고스톱을 치고 있는 사람들

 

 

 

다리를 건너면서 들메나무 잎 모습을 담아본다. 맨 끝의 잎이 훨씬 큰 물푸레나무와는 달리 잎의 크기가 고르다.

 

 

 

아직은 거의 꽃봉오리 상태인데 꽃을 피운 함박꽃나무다.

 

 

 

되나오는 등산로 입구에서 도마뱀도 만나고...

 

 

 

불염포가 일그러져 있는 천남성에 꽃이 노출되어 있어서 담아본다.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로 자라는데, 이 녀석은 수꽃이 피었다. 그런데 꽃차례의 아래쪽에는 수꽃이 피어 있고 위쪽에는 뭉뚝한 방망이 모양인데, 저 방망이 모양의 부분은 무슨 구실을 하는 걸까...  

 

 

 

이렇게 시시한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을 끝내고 백무동에서 동서울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