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금강애기나리, 자주 무늬점이 독특한 고산 나리

모산재 2012. 6. 11. 20:04

 

소백산 연꽃봉우리의 한 능선에서 금강애기나리를 만난다.

 

금강애기나리가 연꽃봉우리를 지키다니! 비로자나 부처님이 거하는 연화장 세계를 애기 금강역사가 지키는 것일까,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며 독특한 무늬점이 새겨져 있는 앙증스런 꽃을 카메라에 담는다.

 

 

진부에서 발견되어 '진부애기나리'라 불리기도 한다. '금강'이란 이름이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강원도 등지의 깊은 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고고한 종이다. 희귀하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비교적 풍부하여 약관심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금강애기나리는 애기나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꽃잎에 자주색 반점이 있고 화피 끝이 뾰족하며 뒤로 젖혀지며, 열매가 붉게 익는 점이 다르다.

 

 

 

 

 

 

 

 

 

 

 

 

 

 

 

 

높은 산 능선이 숲에서 줄기 끝에 피는 연한 황백색의 꽃잎은 자주색의 반점이 있어 더욱 신비롭다. 6갈래의 화피 조각이 길게 뾰족한데 뒤로 젖혀지는 모습이 독특하다. 6개의 수술에는 노란 꽃밥이 달려 있고, 가 가운데 3갈래로 갈라진 암술이 자리잡고 있다. 꽃의 안쪽과 씨방이 녹색이어서 꽃의 단조로움을 지우고 있다.

 

열매는 약간 세모지는데 가을에 붉은색으로 익는데, 이 또한 검게 익는 애기나리와 뚜렷이 구분되는 점이다.

 

 

금강애기나리는 애기나리와는 혈통이 다르다. 애기나리는 윤판나물과 함께 애기나리속(Disporum)이지만 금강애기나리는 죽대아재비속(Streptopus)이다. 금강애기나리의 학명은 Streptopus ovalis, 죽대아재비와 왕죽대아재비와 같은 속으로 이들 모두 희귀종이다.

 

속명 Streptopus는 그리스어 Streptos(꼬이다)와 pous(발=足)의 합성어로 꽃자루가 중간에 한번 꼬여서 잎 밑으로 들어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종소명 ovalis는 '넓은 타원형의'라는 뜻으로 잎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꽃이 희고 자주색 반점이 없는 것을 흰금강애기나리(var. albus)라고 하는데, 이영노 박사에 의해 명명되었다.

 

 

 

 

● 금강애기나리 Streptopus ovalis | Geumgang twisted-stalk   ↘   백합목 백합과 죽대아재비속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하나가 곧게 서고, 아래쪽은 막질의 엽초 모양으로 된 잎에 싸인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고, 긴 달걀형으로 끝이 매우 뾰족하며, 밑은 심형으로 줄기를 감싸며 길이 2~5cm이다. 잎과 줄기에 가시 돌기가 나타난다.

꽃은 4~6월에 연한 황백색으로 피고 자주색의 반점이 있으며 줄기 끝에 1~2개가 산형으로 달리고 소화경은 2cm 내외이다. 화피편은 6개이고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뒤로 젖혀진다. 수술은 6개이고 화피 아래쪽에 붙고 화피보다 짧다. 꽃밥은 노란색이다.  열매는 약간 세모지고, 붉은색으로 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