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호두나무 암꽃과 수꽃, 호두나무 이야기

모산재 2012. 6. 6. 12:04

 

죽령 옛길에서 만난 호두나무 암꽃.

 

호두나무는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의 큰키나무로 중부 이남에서 재배한다. 국립수목원 자료에는 "박피나무(Juglans nigra var. orientis Kitamura)와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 Max.)의 교잡종이다."라고 기재하고 있다.

 

호두나무의 잎은 5~7개의 잔잎으로 된 깃꼴 겹잎인데 넓은 타원형의 잔잎 끝이 둥근데 비해 가래나무는 7~17개의 많은 긴 타원형의 잔잎으로 된 깃꼴겹잎으로 잎끝이 뾰족한 점으로 구별된다. 호두나무의 암술머리가 황백색인데 가래나무의 암술머리는 붉은 점으로, 호두 열매가 둥글고 4실인 데 비해 가래나무 열매는 둥글지만 끝이 뾰족하고 2실인 점으로도 구별된다.

 

4∼5월에 피는 꽃은 암수한그루로 수꽃은 꼬리모양꽃차례(마상화서)로 애벌레 모양으로 길게 늘어져 달리고 암꽃은 1∼3개가 이삭꽃차례(수상화서)로 달리는데 암술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호두나무 암꽃

 

 

 

 

 

 

 

 

● 호두나무 Juglans sinensis | Walnut Tree    ↘   가래나무목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 교목

높이가 20m에 달하며 수관이 퍼지고 가지는 성글게 나오며 나무껍질은 회백색이고 밋밋하지만 점차 깊게 갈라진다. 일년생가지는 털이 없고 윤채가 있으며 녹갈색으로 껍질눈이 산재하며 동아는 검은 빛이 돌고 윤채가 있으며 잔털이 있다. 홀수 깃모양겹잎이고 잎자루는 길이 25cm로서 털이 거의 없거나 샘털이 있다. 소엽은 5~7개이며 타원형이고 길이 7~20cm, 넓이 5~20cm로서 위로 갈수록 커지며 첨두이고 일그러진 넓은 예저 또는 아심장저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뚜렷하지 않은 톱니가 있고 털이 거의 없다.

암수한그루이며 수꽃차례 길이는 15cm이고, 수술은 6 ~ 30개이며 암꽃차례 1 ~ 3개 꽃으로 구성되며, 5월 개화한다. 열매는 둥글고 털이 없으며, 핵은 거꿀달걀형으로서 연한 갈색이고 봉선(縫線)을 따라 주름살과 쑥 들어간 곳이 있으며 껍질안의 공간은 연속되어 있고 핵내부는 4실이다. 9월에 익는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호두나무 수꽃이삭

 

 

 

 

<비교> 가래나무 암꽃 수꽃 => http://blog.daum.net/kheenn/15854394

 

 

 

 

 

 

호두나무의 학명은 Juglans sinensis. 고대 로마인들은 고소한 맛이 나는 호두를 '쥬피터 신의 열매(uts)'란 뜻으로 '글란스 죠비스(glans Jovis)'라고 불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호두를 위시해서 견과를 맺는 나무를 최고신인 쥬피터(그리스에서는 제우스)에게 바쳤다. '쥬피터' 또는 '제우스'를 뜻하는 라틴어 Jovis와 '열매'라는 뜻의 glans의 합성어로서 호두나무의 속명인 '쥬글란스(Juglans)'의 어원이 되었다.

 

 

호두나무의 원산지는 흔히 중국이라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2,000여 년 전 한무제 때 장건이 서역에서 호두 종자를 들여왔다고 한다. 추정되는 원산지는 페르시아(지금의 이란)로, 유럽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페르시아호두나무(Juglans regia L.)는 이를 뒷받침하듯 영명이 Persian walnut이다.

 

'추자(楸子)나무'라고 부르는 '한국호두(Juglans regia var. Orientalis Kitamura'는 '떡갈나무호두'라고도 하는데, 4세기 경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안의 호도나무는 고려 말 유청신(柳淸臣, ? - 1329 )이라는 관리가 원나라 사신으로 가서 가져와 천안시 광덕면의 광덕사에 파종한 것이 시초라고 전해지고 있다. 광덕사의 호도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조선의 호두는 16세기 초(1521∼27)에 양잠 교사로 건너간 사람들이 일본에 전파하였다고 알려지고 있다.

 

 

 

호두는 정월 대보름날 딱딱한 껍질을 깨뜨리는 소리로 귀신을 쫓는 부럼으로 쓴다. 귀신도 쫓거니와 겨울에 손실되기 쉬운 영양소를 챙기는 역할도 하였다.

 

호두에는 지방 59.4%, 단백질 18.6%, 당질 14.5%, 수분 4.5%, 회분 1.8%,섬유 1.2%, 기타칼슘, 인, 철분, 비타민 등이 들다. 지방은 대부분 리놀렌산 글리세리드라는 지방유로 소화흡수가 잘 되며 각종 자양분이 많아서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어 자라나는 아이들이 먹으면 아주 좋다. 알칼리성 식품으로 호도 세 개만 먹으면 그날 필요한 지방분을 모두 섭취하게 된다. 호두의 지방산은 모두 불포화 지방산이므로 많이 섭취하더라도 성인병이 유발되지 않을 뿐더러 몸에 쌓여있는 노폐물을 씻어내는 작용도 한다. 한방에서는 기관지염과 불면증 치료에 좋으며 신장기능을 강화하고 기억을 증강시키는 한편 신경쇠약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호도유는 질이 좋은 건성유로서 -22℃가 되어도 얼지 않으며 식용은 물론 그림 물감의 제조에도 쓰이고 피부병 치료에도 쓴다.

 

 

 

로마인들은 결혼식에 호두를 던져서 많은 자손을 낳도록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북유럽 신화에서는 청춘의 여신 '이둔 (Idun)'이 악한 거인에게 납치되자 이둔이 매일 제공하는 황금사과를 먹지 못하게 된 신들은 노쇠해지기 시작한다. 이둔은 북유럽 신화에서 불로(不老)의 상징이자 영원한 젊음을 약속하는 황금사과의 관리인으로 시의 신 브라기(Bragi)의 아내이다. 이둔을 구하러 간 신은 이둔을 호두로 변신하게 한 다음 구출한다. 호두는 딱딱한 껍질에 싸여 있으므로 생명과 불멸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식과 크리스마스에 풍요와 자손 번영의 상징으로 호두나무를 헌정하는 풍습도 있다.

 

북유럽에서는 11월 1일의 만성절(萬聖節: All Saints’ Day)에 젊은 남녀들이 호두나 개암을 가지고 사랑의 점을 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마음 속으로 외우면서 호두나 개암을 불 속에 던져 터지는 정도에 따라 상대방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점친다고 한다. 그리고 밤에는 호두와 사과를 먹는다고 한다. 호주 북부에서는 총각들이 막대기를 호두나무에 던져 가장 먼저 맞힌 사람이 그 해 안에 결혼을 한다는 풍습이 있다. 또 신혼부부가 첫날밤에 호두나무를 불에 던져 이것이 깨끗하게 타면 결혼생활이 순탄하고 그렇지 않으면 부부싸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풍습도 전해진다고...

 

 

 

호두나무 목재는 질이 치밀하고 단단하고 윤기가 있으며 굽거나 틀어지는 일이 없어서 고급 가구재나 장식재, 조각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