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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이야기

홀아비꽃대 암술과 수술, 홀아비꽃대 이야기

by 모산재 2012. 5. 29.

 

홀아비바람꽃이라는 꽃이 있다. 봄이 한창인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무리지어 피는 이 꽃은 긴 꽃대 끝에 다섯 장의 흰 꽃잎으로 된 한 송이의 꽃만 달고 있다. 그리고 홀아비꽃대라는 꽃이 있다. 촛대처럼 자라난 하나의 꽃대에 흰 수술이 브러시처럼 달린 이삭꽃차례가 외로운 홀아비를 연상시켜서 홀아비꽃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 홀아비들은 무리지어 자라나고 무리지어 꽃을 피우며 외로움을 달랜다.

 

그래서 홀아비꽃대의 꽃말은 '외로운 사람'이다. 홀아비꽃대와 아주 비슷한 종으로 옥녀꽃대가 있다.옥녀꽃대는 홀아비꽃대에 비해 수술대가 길다. 외로운 홀아비꽃대에게 옥녀꽃대가 가까이 있었으며 좋겠다 싶은데,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는 자생하는 곳이 서로 다르다. 홀아비꽃대는 섬 지방을 제외한 전국의 깊은 산 나무그늘에서 자생하는데 옥녀꽃대는 경남과 전남 등 따뜻한 남부지방에만 자생하고 있다. 일 년에 한번이라도 만나는 견우 직녀가 부러울 뿐이다.

 

 

 

 

 

 

 

 

 

 

 

 

 

 

 

 

 

홀아비꽃대는 후추목 홀아비꽃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다른 이름으로 은월초, 은연초, 홀꽃대, 등룡화, 가세신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학명은 Chloranthus japonicus로 속명 '클로란투스(Chloranthus)'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된 'chloros(황록색)'와 'anthos(꽃)' 합성어이다. '황록색'은 흰 술 같은 수술의 밑부분에 있는 꽃밥과 암술의 색깔이다.

 

홀아비꽃대는 20∼30cm 정도 높이로 곧게 자란다. 잎은 마주 달리지만 마디 사이가 짧기 때문에 돌려 난 것처럼 보인다. 잎의 모양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의 모양이 특이하다. 넉 장의 잎 가운데에서 자라난 하나의 꽃대에 짧은 선형의 흰 수술이 사방으로 달린 이삭 꽃차례로 핀다. 꽃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꽃차례의 길이는 2~3cm이고 꽃잎은 없다. 흰 수술대는 3개가 한 세트로 밑부분이 합쳐져서 씨방 아래쪽에 붙어 있는데 좌우 양쪽의 수술대 2개에만 꽃밥이 달리고 가운데 수술대에는 꽃밥이 없다. 꽃밥이 달린 바로 위쪽에 둥근 암술머리를 벌린 작은 암술이 있다.

 

 

 

흰 수술대, 밑쪽의 노란 꽃밥

 

 

 

 

흰 수술대 바로 위, 납작한 암술머리를 단 암술

 

 

 

 

 

 

한국에서 자라는 홀아비꽃대속에는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 외에도 꽃대와 죽절초가 있다. 꽃대는 중부 이북의 높은 산 그늘에서 자란다고 하는데 한 그루에 두 개의 꽃대가 나오기 때문에 '쌍꽃대'라고도 부른다. 죽절초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늘푸른떨기나무로 높이가 1m까지 자라는데 8월에 꽃이 피어 10월에 익는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기른다. 특히 죽절초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환경부에서 보호야생식물 제18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홀아비꽃대는 약재로도 쓰이는데, 생약명은 '급기(及己)'이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이뇨 작용과 월경 촉진을 돕기 위해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한다. 또한 타박상을 입었을 때 홀아비꽃대의 잎을 찧어서 환부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 홀아비꽃대 Chloranthus japonicus  ↘   후추목 홀아비꽃대과 홀아비꽃대속 여러해살이풀

마디 사이가 짧으므로 4개의 잎이 둘러난 것같아 보인다. 마디에서 돋은 줄기는 높이 20-30cm로 자라서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지지 않으며 털이 없다. 밑부분의 마디에 비늘같은 잎이 달려 있다. 근경은 마디가 많고 흔히 덩어리처럼 되며 회갈색의 뿌리가 돋는다. 잎은 광택이 나고 줄기 밑부분의 마디에 비늘같은 잎이 달려 있으며 잎은 4개가 서로 연속하여 마주나기하므로 돌려나기한것 같이 보이고 길이 4-12㎝,나비 2-6㎝로서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밑부분이 예저이고 광택이 나며 엽병은 길이가 3-12mm이다.

꽃은 4월이나 5월에 피며 백색이고 위를 향한 길이 2-3㎝인 1개의 꽃대축에 많은 꽃이 이삭꽃차례를 이룬다. 꽃차례는 길이 2-3cm로서 밑부분에 길이 2-5cm로서 밑부분에 길이 2-5cm의 대가 있으며 꽃잎이 없다. 수술대는 3개이고 밑부분이 짧게 합쳐져서 씨방 뒷면에 붙어 있으며 선형으로서 백색이고 바깥쪽 밑부분에 꽃밥이 달린다. 씨방은 1개, 좌우 양측의 수술대 2개만 꽃밥이 달리고 중앙의 수술대에는 꽃밥이 없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