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봄언덕 유년의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봄맞이꽃

모산재 2012. 4. 10. 21:21

 

 

태어나서 '꽃'으로 기억하는 맨 처음 꽃.

 

집 앞 개울길 따라 길게 이어진 논 언덕에

따스한 봄볕 받아 별처럼 점점이 피었던 하얀 꽃,

우산살처럼 펼쳐진 가녀린 꽃대 위에서

봄바람에 살랑살랑 춤추었던 꽃.

 

추억처럼 아득한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꽃.

 

 

봄맞이꽃은 앵초과의 두해살이풀이다.

 

꽃샘추위도 물러나고 아지랭이 아른거리는 들의 논언덕이나 밭둑 등 따스한 볕살이 드는 곳이면 어디서나 잘 자라나 눈송이 같은 하얀 꽃을 무더기로 피워올린다.

 

 

 

 

 

 

 

 

봄맞이꽃은 이름이 많다.

 

꽃이 피면 이제 봄이 완연해졌다는 뜻에서 봄맞이꽃이요, 이를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 '보춘화'이다. 잎이 동전처럼 둥글어서 '동전초'라고도 하고, 꽃 핀 모습이 점점이 땅에서 피어난 매화 같다 하여 '점지매(點地梅)'라고 부르며, 인후통에 좋다 하여 한방에서는 '후롱초(喉嚨草)' 또는 '후선초(喉癬草)'로 부르기도 한다.

 

학명인 안드로사체 움벨라타(Androsace umbellata)에서 알 수 있듯이 실처럼 가느다란 수많은(1~25개) 꽃줄기가 우산살 모양으로 사방으로 자라나고, 다시 각각의 꽃줄기 끝에 4∼10개의 꽃이 우산 모양의 작은 꽃자루에 달린다. 비록 잡초같은 꽃이지만 꼬마들의 합창처럼 일제히 피어나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는 하얀 꽃물결은 황홀한 장관을 이룬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봄맞이속(Androsace)의 식물에는 금강봄맞이, 애기봄맞이, 고산봄맞이, 명천봄맞이 등이 있다. 잎이 단풍나무잎처럼 갈라진 금강봄맞이(A. cortusaefolia)는 금강산과 설악산 등 높은 산지의 바위 틈에서 자라며 5∼6월에 하얀 꽃이 피는데 봄맞이 중에서도 가장 크고 예쁘다. 잎이 타원형이고 꽃이 좁쌀처럼 작은 애기봄맞이(A. filiformis)는 습한 땅에서 자라고, 잎이 줄기에 돌려나는 고산봄맞이는 백두산에서 자라고, 명천봄맞이(A. septentrionalis)는 애기봄맞이와 비슷하지만 잎이 넓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으며 털이 많은 것으로 함경남도 명천 등 북부지역에 분포한다.

 

 

 

 

● 봄맞이 Androsace umbellata | Umbelled Rock jasmine  ↘  앵초목 앵초과 봄맞이꽃속 한두해살이풀

모든 잎이 뿌리에서 나와 지면으로 퍼지고 엽병은 길이 1-2cm이다. 뿌리잎은 10-30개가 뭉쳐나고 반원형 또는 편원형이며 원두에 심장저 또는 원저이고 지름 5-16m이며 삼각상의 둔한 톱니가 있고 전체가 색이 연하며 다세포로 된 퍼진 털이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백색이며 화경은 높이 5-10cm로서 1-25개가 모여나기하고 끝에 4-10개의 꽃이 산형으로 달리며 포는 길이 4-7mm로서 달걀모양 또는 피침형이고 꽃자루는 길이 1-4cm이다. 꽃받침은 5개로 깊게 갈라지며 열편은 달걀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꽃이 진다음 커지고 꽃잎은 지름 4-5mm로서 5개로 갈라지며 열편은 긴 타원형이다. 꽃부리는 깔대기꼴로서 5개의 타원형 조각으로 중간까지 갈라진다. 수술은 5개로 화관통의 중앙부에 붙었고 수술대는 짧다. 삭과는 둥글며 지름 4mm로 5월에 익어 5조각으로 갈라져 많은 종자를 떨어낸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