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대둔산 (2) 낙조대, 수락리마애불, 용문굴, 칠성봉, 장군봉

모산재 2012. 4. 21. 22:23

 

마천대에서 다시 금강계곡 능선 삼거리로 내려와 낙조대로 향한다. 일출 일몰이 아름답다는 낙조대는 대둔산의 서쪽이 아니라 북동쪽에 있다.

 

 

대둔산 등산로

 

 

 

낙조대로 가는 길은 사람들의 통행도 적어 좁고 불편하다. 게다가 북쪽 사면에 난 길이라 봄기운으로 얼어붙은 땅이 녹아 몹시 질퍽거린다.

 

 

돌아본 마천대 정상 개척탑

 

 

 

낙조대 바로 아래에는 낙조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산장 앞 안내판 산행 안내도(일부)

 

 

 

산장 바로 뒤 작은 바위 마애불이 하나 있는데, 정식 명칭은 '논산 수락리 마애불'이다.

 

 

 

얕은 부조에 선각된 듯한 옷주름이 비교적 또렷하게 보이는 불상은, 얼굴은 이끼에 가려져 형상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양 어깨를 감싼 옷은 발 부분까지 내려져 있으며, 오른손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왼손은 손가락을 편 채 가슴 아래 쪽에 대고 있다. 조각수법이 고려 말 조선 초 무렵의 것으로 보인다.

 

 

산장 뒷편으로 5분쯤 가다보면 낙조대(859m)에 이른다.

 

그러나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스런 마음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조망이 그리 볼 것이 없다. 물론 정오 무렵인 대낮에 도착한 탓일 거다.

 

 

 

정상에는 '일몰' 풍경이라는 사진을 설치해 놓았는데, 보니 동쪽 방향 풍경이다. 일출 풍경을 일몰 풍경이라 한 것이다. 

 

 

낙조대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

 

 

 

일몰 풍경이라면 서쪽일 텐데 서쪽으로는 대둔산 암봉들과 수락리 방향인데, 일몰의 장관이 잘 연상되지 않는다. 서해가 보인다고 하는데 먼 풍경이 다소 흐릿하여 가늠되지 않는다. 

 

아주 쾌청한 날 일몰 무렵에 찾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낙조봉 정상에서 사람들이 끓여 먹는 라면 냄새를 맡고서야 배가 고프다는 것을 생각한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멋진 바위가 보이는 곳에 앉아 김밥을 먹으며 허기를 달랜다.

 

 

 

낙조봉 바로 아래에 태고사(太古寺)로 내려가는 갈림길과 만난다. 6·25 때 불타고 중건된 태고사는 원효대사가 절터를 발견하고 춤을 추었다고 하는 12승지의 하나로, 한용운도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논하지 말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쪽으로 갈까 망서리다가 용문골로 가기로 한다. 

 

 

낙조대 남동쪽 바위 능선 풍경

 

 

 

 

 

낙조대에서 다시 나와 능선 윗길을 따라 30분쯤 순한 오솔길을 걸으면 용문골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막 내려서는 곳, 산악회 리본을 가득 달고 있는 이 나무. 피부가 노각나무를 연상시키는데, 노각나무에 비해 무늬와 질감이 모두 거칠어 보인다. 무슨 나무일까...?

 

 

 

용문골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골짜기는 크고 작은 돌들로 가득한 너덜길,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난코스다.

 

 

 

10분 정도 내려오다 보니 용문굴(龍門窟)이 나온다.

 

길고 좁은 바위틈으로 이어지는 길이 바위로 된 문, 용문굴을 지난다. 

 

 

 

용문굴에는 당나라 선도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용이 돌문을 지나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하고 있다. 

 

선도대사는 중국 정종의 2대조로 원효대사와 동시대인이다. 아미타불의 화신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추앙받았는데 염불할 때마다 입에서 한 부처님이 광명으로 나와 허공을 채웠다고 한다. 

 

 

 

 

 

 

 

용문굴을 지나자 칠성봉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칠성봉(七星峰) 암봉들의 파노라마는 가히 절경이다. 금강계곡이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등 인공 시설과의 조화를 이룬 절경이라면 칠성봉은 바위봉우리만으로도 금강산이 부럽지 않은 선경을 이루고 있다.

 

칠성봉은 용문굴에서 용이 등천하기 직전 7개의 별이 떨어져 생겨난 봉우리라고 한다. 하늘을 받치듯 솟은 바위봉우리들은 하나하나가 병풍 속의 그림처럼 신비롭기만 하다.

 

 

 

 

 

 

이곳 바위봉우리들은 암벽 등반가들이 즐겨 이용하는 코스인듯...가까운 바위에 암벽을 타는 산악인들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 

 

 

 

칠성봉 능선 맨 아래 엄지손가락 모양의 작은 바위를 장군봉(장군바위)라 안내해 놓았는데, 사진가들이 즐겨 촬영하는 장군봉은 아닌 듯하다.

 

 

장군봉은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1천 군사로 왜군 1만 명을 물리친 배티전투를 지휘한 곳이라고 전해지며, 동학농민군이 최후 항전을 벌인 곳이라고도 전해진다. 1885년 2월 일본군은 장군봉에서 남자 셋, 여자 둘, 어린아이 둘을 사살하고 이들의 주검을 전시한 다음에 동학군 토벌을 끝냈다고 선포하였다고 한다.

 

 

첫 산행이라 장군봉을 비롯한 금강계곡 조망 포인트를 제대로 찾지 못한 아쉬움을 지금에야 느낀다. 

 

칠성봉 전망대 바로 위 바위에도 암벽 타는 사람들...

 

 

 

 

용문굴 아래 골짜기의 등산로는 폐쇄되어 케이블카 승탑장 쪽으로 산허리를 넘는 등산로로 접어든다.

 

 

넘어가는 산허리에서 돌아본 칠성봉 전망대 능선 풍경

 

 

 

 

능선을 넘어서자 양지쪽 비탈에 군데군데 꽃을 피운 노랑제비꽃이 보인다.

 

 

 

케이블카 승탑장 숲 너머로 보이는 풍경

 

 

 

산행한 거리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만 피로를 느낀다. 왔던 길을 다시 걸어내려 가려니 따분하게 느껴지고, 그냥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케이블카가 만원이라 풍경을 조망하리라는 기대는 깨지고...

 

 

산을 벗어나 주차장에서 다시 대둔산 정상의 암봉을 바라보며, 단풍드는 가을에 다시 한번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바야흐로 19대 총선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금산 시외버스 터미널 앞, 민주통합당 후보 선거 유세하는 풍경(이 민주당 후보는 근소한 표차로 떨어지고 이인제 씨가 당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