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눈 덮인 골짜기에 핀 눈송이 같은 꽃, 너도바람꽃

모산재 2012. 3. 19. 18:12

 

천마산은 바야흐로 너도바람꽃의 계절이다. 아직도 흰 눈이 하얗게 남아 있는 골짜기에 눈송이 같은 흰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보면 신비롭기만하다. 꽃샘 추위 속에서 너도바람꽃은 봄의 전령사임을 자임하고 있다.

 

비교적 따스한 남도나 서해안 지역에 자생하며 꽃을 피우는 변산바람꽃(풍도바람꽃)을 제외하면, 내륙의 산속에서 가장 일찍 피는 꽃이 바로 너도바람꽃이다.

 

 

 

 

 

 

 

 

 

 

 

 

 

 

 

너도바람꽃(Eranthis stellata)은 우리나라 북부 이북과 천마산, 지리산, 덕유산에서 자라는 너도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15㎝ 정도이며, 잎은 길이 약 3.5~4.5㎝, 폭 4~5㎝이고 깊게 3갈래로 나누어지며 양쪽 갈래는 깃 모양으로 다시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은 흰색으로 꽃자루 끝에 한 송이가 피며, 지름은 약 2㎝ 내외이다. 꽃이 필 때는 꽃자루에 꽃과 자주빛 잎만이 보이다 꽃이 질 때 쯤 녹색으로 바뀐다. 열매는 6~7월경에 달린다.

 

 

 

 

 

 

 

 

 

※ 이 땅에 자생하는 바람꽃

너도바람꽃이 가장 이르게 피는 바람꽃이라면 나도바람꽃은 5월이 되어서야 핀다. 그냥 바람꽃은 가장 늦게 피는 바람꽃, 여름에 들어설 무렵에야 고산준령의 서늘한 바람 속에서 꽃을 피운다.

이 땅의 바람꽃은 네 가지 속으로 나뉜다. 너도바람꽃은 변산바람꽃, 풍도바람꽃과 함께 이 땅에서 가장 이르게 피는 바람꽃으로 모두 에란티스(Eranthis)속이다. 에란티스속 바람꽃은 한 개체에 꽃이 하나씩 핀다.(간혹 두 개씩 피는 변이가 보이기도 한다.)

바람꽃을 비롯하여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들바람꽃, 숲바람꽃, 홀아비바람꽃, 쌍동바람꽃, 세바람꽃 등 이 땅에 자생하는 대부분의 바람꽃은 아네모네(Anemone)속이다.

만주바람꽃(Isopyrum mandshuricum)은 이소피룸(Isopyrum)이라는 속명을 쓴다. 만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북방계 식물로 자생지 및 개체수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천마산 외에도 강원도 화천 계방산과 영동에서도 자생한다. 나도바람꽃(Enemion raddeanum)은 만주바람꽃과 같은 이소피룸속으로 분류해 왔으나 에네미온속(Enemion)으로 분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