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제주도 (8) 제주공항과 제주시를 한눈에 굽어보는 도두봉

모산재 2012. 4. 9. 21:24

 

제주의 마지막 일정은 도두봉에서 멈춰졌다.

 

 

몇몇 사내들이 해수탕으로 사우나를 간 사이, 남은 사내들은 도두봉을 한 바퀴 돌고 편의점에서 켄맥주를 사서 차 안에 앉아서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오름 들어서는 입구 쪽의 바다 풍경  

 

 

 

 

 

제주공항 바로 앞에 솟은 작은 오름인 도두봉(道頭峰)은 한라산과 제주공항, 그리고 제주 시내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곳. 동쪽의 사라봉과 호응하며 제주의 관문 노릇을 한다. 그래서 도두봉은 섬의 머리라는 뜻으로 도두(島頭)로 표기되기도 한다. '도들오름'이란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야트막한 오름이 바다를 배경으로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두봉은 정상부에 분화구가 없는 원추형 화산체로 이른바 숫오름이다. 이 오름은 화산체의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노두(露頭)가 잘 발달되어 있는데, 바다 쪽으로는 화산재의 응회암층으로 되어있고 육지쪽은 현무암으로 되어 있는 이중적인 구조를 보인다고 한다.

 

높이 65.3m, 비고 55m, 둘레 1,092m

 

 

비록 작은 오름이지만 도두봉은 허리를 소나무숲이 두르고 있고 정상은 초지를 이루고 있는 점은 여느 오름과 다름없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해안산책로를 돌다가 무덤가 풀밭에서 꽃을 피운 까치무릇(산자고)를 만난다.

 

 

 

 

 

바다로 열린 북쪽 해안길로 돌자 도두포구를 시원스레 내려다보는 전망 데크에 이른다.

 

 

 

 

 

수평선에는 추자도와의 사이에 있는 작은 섬 관탈섬이 보인다. (너무 희미하여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바로 아래 등대가 보이는 도두봉 발치에는 어부들이 만선과 무사 귀환을 비는 동굴형 공간인 소득모실이라는 신당이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오름의 정상은 넓은 마당을 이루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도원(道圓)봉수대 터가 있는데, 동쪽으로 사라봉수대 서쪽으로 수산봉수대와 응했다고 전한다.

 

봉수대는 국가 위급시의 통신수단으로 1150년에 처음으로 제도화되고 1419년에 이르러 구체화되었는데,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전했다고 한다. 평시에는 한번, 적선이 나타나면 두번, 해안에 접근하면 세번, 상륙 또는 해상 접전하면 네번, 상륙접전하면 다섯번 올렸다.

 

 

  

너른 마당 너머로 구름에 덮인 한라산과 제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민오름, 남짓은오름, 광이오름,  상여오름 등이 또렷한 윤곽을 보이고 있다. 저 오름 속에 한라수목원이 있다. 

 

 

 

 

 

마당의 남쪽으로 다가서자 제주공항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멀리 동쪽 끝에 보이는 사라오름. 

 

 

 

 

  

 

 

비행기가 오르고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 선생님, 잠자리채로 비행기 몇 채 잡아서 이름 새겨 선물해 줄까 하고 너스레를 떠는데, 정말 잠자리채로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남쪽 산책로로 내려선다.

 

 

여느 해안 오름처럼 도들오름도 평평한 땅이 될 만한 곳은 대개 무덤이 차지하고 있다. 

 

 

도두봉 남쪽 바탈길로 내려가자 널찍한 공간을 두고 자연석 돌담을 장방형으로 두른 제단이 나타난다. 남성들이 유교식 마을제를 올리는 포제단으로 보인다.   

 

 

 

 

 

안내판에는 설촌되고 60년 뒤부터 마을의 무사 안녕과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양반과 유교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로 비추어 그다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제주에서 도두동에서는 정월이 아닌 6월 처음 맞이하는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에 포제를 지내왔다고 한다. (포제단 남서쪽에는 이 마을 본향단인 오름허릿당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도 개구리발톱이 한창.  

 

땅을 보고 꽃을 피우는 좁쌀만한 개구리발톱 꽃을 들여다 보았다. 

 

 

 

 

 

도들오름의 남쪽 곳곳에서 일제가 구축한 동굴 진지를 만날 수 있다. 

 

 

 

 

 

 

 

도두항에서 바라본 도두봉 풍경

 

 

 

 

 

 

 

 

공항 부근 흑돈집에서 제주 오겹살과 한라산 소주 한잔으로 제주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공항으로 들어서니 초저녁 하늘엔 초승달과 샛별, 그리고 목성이 함께 빛나고 있다.

 

 

 

 

 

 

 

 

 

 

도두봉(도들오름)의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