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안동 하회마을 (8) 작천고택 또는 유시주 가옥, 지붕 이는 날

모산재 2012. 2. 9. 23:45

 

충효당을 나와 하회마을 서쪽 강변길로 접어들 즈음에 지붕을 이고 있는 정겨운 풍경을 만난다.

 

겨울에 접어들 무렵이면 지붕 이느라 떠들썩했던 어린 시절의 마을 풍경을 다시 보는 듯해 참으로 반갑다. 양반댁 집들을 심심하게 돌아보다가 이렇게 추억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풍경을 만나니 괜히 신난다.

 

 

 

 

 

 

■ 작천고택(鵲泉古宅) 또는 류시주 가옥   / 중요민속자료 제87호

 

'류시주 가옥'은 앞에서 보았던 양반 가옥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고 아담하다. '류시주가옥'은 현재 집주인 이름을 딴 것이나, 작천 류도관 공의 호를 따 '작천고택(鵲泉古宅)'이라 불려왔다. 사랑과 안채를 구분한 공간배치가 눈길을 끄는 가옥이다.

 

원래 2동이 있었는데 갑술년(1934) 대홍수로 1채가 유실되고 지금은 일(一)자형 안채만 남아 있다. 건축 수법과 양식으로 미루어 조선 중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 반의 맞배지붕집이다. 제일 왼편에 부엌을 내고 천장 위로 다락을 부설하여 세간을 넣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다음 칸이 안방으로 앞쪽에 툇마루를 놓아 마루와 건넌방 앞까지 연결하였다.

 

건넌방에 이어진 사랑방은 툇마루에서 사랑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설치되어 있다. 건넌방과 사랑방을 구획하는 곳에서 앞마당으로 작은 토담을 두어 공간을 분할하였는데, 이는 사랑손님과 안채의 부녀자가 마주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본채 왼쪽의 초가집 건물은 고방채로 대문 옆의 창고와 함께 근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집을 둘러보고 나서 대문 옆 창고 지붕을 이는 모습을 잠시 구경한다.

 

인사 삼아 "지붕을 늦게야 이십니다." 했더니, 지난 여름에 비가 많이 와 볏집이 좋지 않아서 볏집 구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고생 많으십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나니 해야할 일이 많아집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꼭 반가운 일은 아닌 듯하다.

 

 

 

 

 

 

작천고택 서쪽의 초가집 지붕 위에도 지붕 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마당에 있는 볏집과 이엉들을 보니 볏집은 키가 짧고 색깔도 좀 우중충한 것이 곱게 잘 마른 볏집이 아니다.

 

 

 

강변길로 나서며 잠시 돌아서서 지나온 곳을 바라본다.

 

 

왼쪽의 기와집이 담연재(澹然齋)로 탤런트 류시원의 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의 한류 스타의 집이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작천고택이 보이고 그 뒷편으로 기와집 양진당 지붕이 보인다. 오른쪽 끝에는 삼신당 신목 느티나무 윗부분 가지들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