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민둥산에서 화암약수까지 가을 들꽃과 함께 하는 등산길

모산재 2011. 12. 13. 22:34

 

햇살에 출렁이는 민둥산의 억새도 아름답지만, 지억산(1117m)을 바라보며 걷는 이 아름다운 풍경도 민둥산을 찾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긴 나무계단을 내려서서 걷다보면 금방 솔숲길로 들어선다. 솔 향기를 맡으며 걷는 숲길은 툭 트인 민둥산능선 길과는 다른 아늑한 느낌을 준다. 

 

민둥산 능선에서는 경치를 바라보기에 바빴지만, 숲길에서는 절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진다. 하지만 카메라를 든 나는 언제나 혼자... 

 

 

 

길 옆 곳곳에는 함몰된 지형 돌리네가 보이는데, 어지러운 빛 때문에 그 모습이 사진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다.  

 

 

 

처음보는 콩과의 갈퀴나물류를 만난다. 

 

비교적 넓은 잎과 뾰족한 잎끝 모양으로 보아 노랑갈퀴가 아닐까 짐작되는데, 꽃 피는 계절에 찾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그 주변에 또 다른 콩과식물이 보이는데, 짙은 청록색 잎과 주맥 부근의 흰 무늬 등으로 보아 산새콩으로 짐작된다. 산새콩도 꽃을 본 적이 없으니... 내년 늦은 봄엔 이곳을 꼭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분취 꽃을 만난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대부분 꽃이 져 버린 상태인데 이렇게 몇 송이 꽃이 반겨 주니 말이다.  

 

 

 

숲으로 스며든 햇살을 받고 피어 있는 고려엉겅퀴 꽃을 담아 본다. 빛을 아껴 받을 때 꽃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등산로가 지억산으로 오르는 임도와 만난다.  

 

 

 

그 곁에서 줄기에 지느러미를 가진 당분취를 만났지만, 꽃이 진 지는 이미 오래다. 

 

 

 

소박하면서도 말할 수 없이 마음을 끄는 꽃, 산부추 꽃이 참 아름답다. 

 

 

 

임도를 따르면 지억산을 오를 수 있을 것이지만, 사진 찍느라 늦어진 발걸음 때문에 지억산은 포기하기로 하고 앞으로 보이는 화암약수 방향의 등산로 접어든다. 

 

 

 

거기서 용담도 만난다. 철로 보아 자주 만날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산길 내내 용담은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비로소 돌리네에 대해 안내하는 표지판 하나를 만난다.   

 

 

 

고려엉겅퀴구절초가 석회암에 기대어 햇살을 쬐고 있다. 

 

 

 

조밥나물이 황금불처럼 찬란한 꽃송이를 달았다.  

 

 

 

철이 좀 지나긴 하였지만 개미취는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사초류가 길바닥을 융단처럼 덮고 있는 솔숲길. 그렇게 북쪽으로 북쪽으로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평탄하여 평지를 걷는 듯 편안하다.  

 

 

 

어느덧 능선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계단길로 내려선다.

 

 

 

꽃이 남아 있는 북분취를 또 만나고...

 

 

 

이 갈퀴류는 무엇으로 보아야 할까.

 

 

 

그리고 다시 산허리로 평탄하게 걷는 길. 

 

 

 

세잎쥐손이일까 싶은 모양이 애매한 쥐손이풀을 만난다. 세잎쥐손이와 비슷하면서도 잎 모양이 세잎쥐손이처럼 선명하지도 않다.

 

 

 

그리고 기나긴 산행이 거의 끝난 듯, 보다 넓은 길과 만나는 곳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풀섶에서 만난 풀은 노루오줌일까 했는데 모습이 좀 다르다.

 

산형과 식물 같기도 한데 혹시 덕우기름나물은 아닐까... 열매라도 보면 동정이 확실하지 않을까 싶어 주변을 다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다른 개체가 발견되지 않는다. 

 

 

 

잎자루가 없이 세 잎이 돌려난 이 잔대 종류는 넓은잔대로 보면 될까...

 

 

 

붉은 열매를 단 천남성도 만난다.

 

 

 

숲을 벗어나는 지점에서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각시취개미취를 만난다. 

 

이미 해가 기울어 숲이 컴컴한데서 꽃을 담는다.

 

 

 

 

콩밭을 끼고 숲을 벗어나는 길.

 

 

 

누군가가 꺾어서 던져 놓은 괴불나무 붉은 열매

 

 

 

콩밭이 끝나는 지점, 개울가에는 궁궁이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개머루 사진도 찍어보고

 

 

 

산외 열매도 담아 본다.

 

 

 

투구꽃이겠거니 하고 지나치려다 본 꽃은 꽃잎이 깊게 갈라진 것이 지리바꽃의 특성을 갖고 있다. 지리바꽃의 분포지가 이곳 강원도 정선까지일까...?

 

 

 

임도를 따라 큰길로 내려가는 길. 뉘엿뉘엿 지는 햇살에 산빛이 아름답다.

 

 

 

 

 

 

도로와 만나는 교차점, 민둥산고사리농장

 

 

 

도로를 따라 화암약수까지 10여 분을 걸어야 한다.

 

 

도로변 배수로에 자란 가시여뀌

 

 

 

작은 계곡 곁에 까마득히 솟은 바위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화암(畵岩)이라는 이름이 이 때문에 생긴 것일까.

 

 

 

 

 

몇 구비를 돌아서야 화암약수가 나타난다.

 

 

 

탄산 성분이 많은 약수로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 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는단다.

 

1910년쯤 문명무라는 사람이 청룡과 황룡이 엉키어 승천하는 꿈을 꾼 뒤 이 약수를 발견했다 하며, 마음씨 나쁜 사람이 이 약수를 마시려 하면 물 안에 구렁이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형상이 보여서 물을 마실 수 없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주차장 근처에는 두 개의 약수가 솟는 쌍약수도 있다.

 

 

앞선 분들이 내 저녁 식사까지 챙겨 놓고 기다리고 있다. 주차장 마당에서 막걸리 한 잔 마시고서 민둥산 산행 일정은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