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방송 품위 저해"라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재가 추진되고 있어 네티즌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네요.
보도에 따르면 <무한도전>에서 문제가 된 장면은 ▲말 혹은 자막을 통해 표현된 '대갈리니',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거뜬' 등의 표현 ▲하하가 '겁나 좋잖아! 이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라고 하며 과도한 고성을 지르는 모습 ▲정재형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하는 모습과 '다이×6'라는 자막 등이라고 합니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자들의 이런 행동이 다소 과한 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방통심의위가 과연 그런 조치를 할 자격이 있는지 잔칫집 똥강아지마냥 걸핏하면 나서는 데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불쾌해 합니다.
민간독립기구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방송통신위원회(최시중)의 하부 기관으로서 지난 5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 제2기 방통심의위원회 '대빵'들의 편향적인 정치적 성향은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여러 지면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면면을 볼까요.
▶ 위원장 박만
- 경북 구미 출생으로 TK 인물이지요.
-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차장검사 등 공안 검사 출신
- 2003년 송두율 교수 구속을 직접 지시한 인물입니다.
- 2005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진주 경상대 교양수업 교재 < 한국사회의 이해 >를 집필한 정진상, 장상환 교수들에게 국가보안법을 들이댄 검사랍니다.
- 노무현 정부 시절 염동연, 안희정 씨를 기획수사한 검사라네요.
- 부위원장 권혁부와 함께 KBS 정연주 사장 축출에 앞장 선 공영방송 파괴 6적으로 꼽힘. 정연주 해임은 무효로 판결 났지요.
- 청와대 추천으로 방통심의위원 진출
▶ 부위원장 권혁부
- 2002년 KBS 대구방송총국 총국장 재직시 이른바 '윤태식 게이트'로 알려진 벤처기업 '패스21 사건'에 연루됨. 윤태식이 수지김 살인 및 간첩조작 사건을 조작하고'패스 21'을 운영하며 차명으로 주식을 양도한 경제 관련 언론인 25명 중의 한 사람.
- 불법적인 KBS 정연주 사장 축출 위해 경찰 투입 요청함. 위원장 박만과 함께 공영방송 파괴 6적으로 꼽힘
-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통심의위원 진출
▶ 사무총장 박영찬
-중앙일보 기자 출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 방통심의위원 구성은 대통령, 국회의장, 문방위의 추천으로 이루어진다.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의 최찬묵 변호사와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도 청와대 추천 인사다. 국회의장 추천 인사로는 한나라당에서 추천한 엄광석 전 SBS 논설위원과 권혁부 전 KBS 이사, 민주당에서 추천한 김택곤 전 전주방송 사장 등이 있다. 문방위 추천 인사는 한나라당에서 추천한 구종상 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 교수와 민주당에서 추천한 장낙인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을 위해 불법 해임으로 판결된 정연주 사장 축출에 앞장 선 두 인물, 불과 몇 달 전에 보은성으로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었으니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지 않나요? 여기에 청와대 행정관 출신 사무총장이 앉았으니 방통심의위는 청와대의 입장이 그대로 관철되는 기구로 전락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방통심의위를 사법부에 준하는 기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하는 박만 위원장.
며칠 전 박만 위원장은 방통심의위를 ‘언론검찰’로 정의했다고 하죠. "앞으로 방심위는 전체 언론을 심의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사법부에 준하는 독립기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니 언론을 자신들의 자의적인 잣대로 다스리겠다는 공안 언론을 선언한 셈입니다.
방통위는 엄연히 민간기구인데도 정부여당이 좌우하다 보니 민간기구의 성격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형식적으로나마 민간기구인 방통심의위에 대해 위원장은 몹시 불편함을 느꼈던 모양입니다.
박만 위원장은 "5월 취임하고 처음엔 위원회 성격을 파악하지 못했어요. 민간 독립기구라고 했는데, 업무는 민간이 해야 할 업무가 아니고, 민간기구라서 행정처분을 내리지 못하니까 방송통신위원회에 보내서 행정처분을 내리도록 되어있고,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구조적으로 정부 여당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 기구는 비판적인 각종 시사 프로그램 박살내고 있지요. 이미 지나갔지만 광우병을 다룬 MBC <PD수첩>(이것도 무죄 확정되었지요)이나 천안함 침몰 사고 의혹을 다룬 KBS <추적60분> 등에 대한 제재 등이 대표적인 사례지요.
지난 7월 이들이 취임한 직후 MBC <손에 잡히는 경제>와 KBS <경제포커스>는 지난 5월 유성기업 파업을 다루었는데 방통심의위는 "노조의 일방적 주장만 전한 것", "일부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문제삼았고, MBC <박혜진이 만난 사람>의 경우는 일제고사를 거부해 해임됐다가 복직된 교사들을 출연시키자 이 역시 "일방적 의견만 전달해 공정성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몰았지요.
기계적인 균형을 내세우며 꼬투리 잡는 방통심의위의 행태는 힘을 가진 집단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언론 본연의 책무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YTN과 KBS, MBC를 힘으로 점령하고 민간기구인 방통심의위마저 장악해버린 지상파 TV에서 비판적 프로그램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두 달 전쯤 권혁부 부위원장은 SNS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기도 했지요. 손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었겠지요. 이제 말랑말랑한 오락 프로그램에까지 권력의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길들이겠다는 공안 언론 추진 계획이 밀어부쳐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무한도전>에 대한 제재가 그 출발점이 아닐까요.
어쨌거나 어느 네티즌의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건 미안하지만 현재의 방통위의 존재 자체인 걸...모르시니....쩝."이란 지적처럼 네티즌의 여론 대세는 방통심의위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조소와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안 언론,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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