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시대 건너 가기

이명박 정권과 정몽준-안상수로 이어지는 한나라당의 5.18 모독

모산재 2011. 1. 28. 10:30

 

2012년 5월 18일, 오늘도 광주국립묘지에 이명박은 광주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예, 올해는 기념사조차 보내지 않았다.
한번은 묘지에서 파안대소하고
또 한번은 상석에 구둣발을 올려 놓더니
3년을 무시하고 총리에게 기념사만 대독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기념사조차도 보내지 않았다.
이명박, 그는 역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총칼로 유린한 전두환 등 군부독재자의 계승자임을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는 '쥐박이'임을 증명해 주었다.

 

 

 

기가 찰 일이다. 명색이 집권당 대표가 있어서는 안 될 행동을 또 저질렀다. 군 기피로 '행불 상수'란 별명을 얻고, '보온병 폭탄', '걸그룹 자연산' 등의 잇따른 발언으로 국민적 조롱 대상이 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또 사고를 쳤단다.

 

설날을 한 주일 정도 앞둔 1월 26일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의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분향한 안상수 대표는 상석(床石)에 두 발을 올려 놓은 채 5월 광주의 넋 박관현 열사의 묘비를 어루만졌다.

 

제물을 올려 놓는 상석에 두 발을 올려놓다니! 상식적인 한국인이라면 이런 행동을 단순한 결례가 아니라 영령에 대한 노골적인 모독이자 난동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안상수 대표는 참배 뒤에 "1980년대 시대 정신이 불의에 맞서는 항거였다면 2011년 시대정신은 국민화합, 국민통합"이라며 한나라당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광주 민주화 항쟁 정신을 모독하며 '국민화합'이라는 미명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해 달라는 낯두꺼운 발언을 한 것이다.

 

 

나중 "수술로 왼쪽 어깨가 불편해서" 등의 변명을 둘러댔지만, 사진으로 봐선 그런 상태로 보기도 어렵다. 게다가 집권 여당 대표인 그가 불과 몇 년 전(2007년) 이명박 대통령 예비후보가 바로 이곳 묘지에서 똑 같은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말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5.18국립묘지에 대한 경박스런 언행으로 많은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다.

 

 

대선 예비후보 시절인 2007년 5월 13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대권 경쟁의 일환으로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하였다. 참배 뒤 그는 어이없게도 인권변호사로 유명한 고 홍남순 변호사의 무덤을 찾아 상석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채 비석을 어루만진다. 이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네티즌들의 비판과 비난이 뜨거웠고, 심지어 같은 당 경쟁 후보인 박근혜 지지자들조차도 "이명박이 얼마나 무식하고 표리부동한 인간인지를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사건"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그런데, 판박이처럼 똑 같은 행동을 4년만에 안상수 대표가 한 것이다.

 

상석(床石)이 무엇인가. 무덤 앞에 영령을 위해 제물을 올리는 곳이다. 대통령 예비 후보라는 사람과 집권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제사상인 상석에 태연하게 발을 올리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게다가 둘 다 보수적인 유교문화를 숭상하는 경상도에서 자란 사람 아닌가?

 

 

이러한 행동의 뿌리에는 최소한 광주 정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내와, 나아가서는 적극적으로 모독하고 싶어하는 한나라당 사람들의 치밀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2007년의 사건이 실수인 듯 광주를 욕보이는 행동을 보임으로써 영남의 지지를 공고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듯, 2011년 벽두의 이 사건도 여러 가지 스캔들로 흔들리는 안상수 대표가 지역정서에 기대어 입지를 살리려는 시도였는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5. 18모독은 뿌리깊다.

 

이명박은 대선 후보시절인 2007년 8월엔 '5·18민주화운동'을 계속 '5·18사태'라고 불렀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공식적인 용어를 회피하고 군사독재세력이나 썼던 용어를 고집했다는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인정하지 않은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보다 3년 전인 2004년, 광주 5·18국립묘지를 찾은 이명박 서울 시장은 무슨 일인지 영령들의 영정을 모신 '유영봉안소'에서 파안대소를 하였다. 실로 상식 밖의 무례, 철부지라도 그럴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돌발 행동이었다.

 

 

 

 

 

이런 정신의 소유자가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자신의 입으로 투자했다고 생생히 말했던 BBK사건도 사실이 아니라고 묻어 버리면서 '전과 14범'이라는 조롱을 받던 그를 몰표를 주어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취임 첫 해에는 기념식에 참석하더니, 이내 5·18민주화운동은 이명박 정부로부터 처절한 굴욕을 당하게 된다. 30주년을 맞이한 2010년, 대통령의 기념사를 총리가 '대독'하는 관례조차 깨고 정운찬 총리 기념사로 대체해 버린다. 5·18 정신의 공개적인 격하...

 

게다가 2004년부터 사실상 5·18기념식 공식 추모곡으로 제창되어 왔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2009년에 빼버리더니, 2010년부터 국가보훈처에서 공식적으로 빼 버렸다.

 

더욱 망발인 것은 기념식장에 '방아타령'을 연주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영령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기념식장에 경건한 추모곡이 아니라 잔칫집에서 부르는 방아타령이라니! "노자 좋구나 오초동남 너른 물에 오고가는 상고선은 순풍에 돛을 달고 북을 두리둥실 울리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어야 어울리는 이런 노래를 연주하겠다니, 참으로 이명박 정권의 국가기관이 실성했다고 할 수밖에 없으리라. 실제로 국가보훈처는 하루 전인 17일, 기념식 리허설에서 박연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방아타령을 연주했다고 한다. (아, 정말 이명박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면 '쾌지나칭칭나네'를 연주하겠구나!)

결국 소나기 같은 여론의 호된 질타를 맞고서 5.18 기념식에서는 '방아타령' 대신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연주하는 것으로 얼버무린다.

 

 

그리고 같은 날 오전, 5.18 제30주년 서울기념식이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색색이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화환이 배달되었다. 리본에 씌어진 보낸 이의 이름은 한나라당 전 대표 정몽준!

 

흰 국화로 만들어진 조화로 교체되긴 했지만, 한나라당 대통령 예비 후보와 대통령과 대표들이 줄줄이 저지르는 이 사고가 과연 우연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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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5.18 모독은 이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전공노(전국공무원노동조합)가 국가기념일인 5.18광주민화운동을 기념해 가족들과 함께  '5월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면서 국립묘지를 순례하겠다고 하자 행정안전부는 '불법'이라며 채증해서 처벌하겠다고 협박에 나선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각 시도에 이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지역별로 동향 파악을 하고 보고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전국 16개 시·도 부시장, 부지사 회의를 열어 집회 현장을 감시하도록 하기도 했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쪽박 깨려는 심술일까. 국가기념일 행사에 공무원 참석을 독려해주지는 못할 망정 자발적으로 참석하려는 공무원들을 처벌하겠다는 이 정부가 어찌 대한민국 정부이겠는가. 분명 '딴나라'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기념일을 부정하는 정부, 5.18민주화 항쟁을 부정함으로써 스스로 군사독재정권 편임을 분명히 하는 이 정권의 행태 앞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5.18 이전으로 뒷걸음질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천박한 역사의식과 국가관을 가진 대통령을 선택한 댓가는 혹독하다. '안창호 씨'라 부르고, 거꾸로 매단 태극기를 흔들고, 조막손처럼 오무린 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 부르며 바지춤 움켜잡고 씨름하는 등 일련의 대통령 사진과 동영상은 많은 네티즌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아, 이것이 정녕 걸핏하면 '국격'을 들먹이는 대통령의 모습이란 말인가...!)

 

그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일까? 있다면 그것은 북한과의 극한 대결이다. 그의 국가관은 '전쟁불사'라는 호전적 대결의식을 통해서만 찬연히 드러난다. 군 미필(?)이라는 컴플렉스는 온국민으로 하여금 무슨 재앙에 빠뜨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지게 한다. 올해에도  또 다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국민을 착잡하게 만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의례>

 

 

 

 

 

 

 

<후기>

 

2011년 예상했던 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불참했다. 취임 첫 해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3년 연속 불참이다. 5.18 정신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의 내심은 분명해졌다. 그는 5.18을 부정하는 세력의 정치적 대변자일 수는 있어도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존중받기는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