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美 의회 연설은 '로비 업체' 작품이었다
- 세계일보입력 2011.11.06 20:28 수정 2011.11.06 22:30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방문 때 미 의회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했던 연설은 워싱턴D.C.에 있는 '로비'업체에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해 4만 6500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연설문까지 외국 업체에 맡겨야하느냐는 비난과 함께 국격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6일 세계일보는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의 FARA(외국로비공개법)자료에서 주미한국대사관이 연설문작성전문회사인 웨스트윙라이터스(West Wing Writers)에 의뢰해 이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을 잡고, 수정했다는 내용을 입수했다. 미국에서 명사들의 연설문을 담당하는 웨스트윙라이터스는 지난달 19일 주미한국대사관과의 계약서를 FARA에 신고했다. 이 계약서는 크게 3건으로 이뤄졌다. 미 상공회의소 연설문 작성과 의회합동연설문 작성, 국빈방문 관련 발언문 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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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국빈방문, 미 상공회의소와 의회, 백악관 등에서 연설했는데 이 회사가 작성한 연설문을 토대로 발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설문을 위한 첫 번째 계약건은 9월 22일자 웨스트윙라이터스가 대사관으로 보낸 서류에 나타나 있다. 이 대통령의 상공회의소 연설문 초안 작성 및 수정 비용은 1만달러로 책정했다. 원고마감은 9월 23일이었다. 또 9월 28일자 문서에서는 프로젝트A와 프로젝트B가 나타난다.
프로젝트B는 국빈방문 연설과 관련된 것이다. 웨스트윙라이터스는 이 대통령이 백악관 사우스론(South Lawn)에 도착했을 때 할 연설과 국무부의 오찬 때 할 연설, 백악관의 국빈만찬 때 할 연설 등 3가지 발언을 준비했다. 프로젝트A와 B 연설문 작성 비용은 3만 6500달러. 여기에 상공회의소 연설문 비용까지 합치면 4만 6500달러가 소요됐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외교전문가는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등에 영어를 잘하고 한·미관계에 정통한 인재들이 많은데도 이 대통령의 국민방문 연설문 작성을 일개 로비업체에 의뢰해야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막대한 비용까지 지급했다는 부분에서는 한국의 외교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하는 사례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용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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