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추자도 (2) 상추자도 올레길 / 최영 사당-다무래미(직구도 방향)-봉굴레 쉼터

모산재 2011. 9. 17. 23:59

 

상추자도 수협으로 달리는 트럭 속에서 수협 직원이라는 청년은 태풍으로 거센 물결에 밀려 해안도로를 덮은 자갈과 쓰레기들을 대충 치운 상태라며 추자도를 찾은 시기가 별로 좋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상추자로 건너기 직전 고개에서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를 친절히 알려 준다.

 

계절과 날씨가 잘 맞아 떨어졌을 때 추자도의 기가 막힌 절경을 혼자 보아야 할 때가 안타깝다는 이 미혼의 청년은 외로운 섬생활을 음악에 심취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을 '추자도 갈매기'라 소개한다.

 


추자항에서 청년과 이별하고 식당에서 조기탕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화창한 날씨를 기대했는데 흐릿한 날씨, 오후 시간 이 정도의 날씨만이라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로 조마조마한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숙소를 정한 다음 올레길을 따라 나섰다.

 

최영 장군 사당이 있다는 언덕으로 오르는 길은 이곳 추자초등학교로 들어서는 골목길에서부터 시작된다.

 


한떼의 꼬마들이 학교 운동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울타리 덤불 위로는 싱그러운 머루꽃이 피고 있다.

 

 

 

실 건물 옆 공터 어린이 놀이터로 뛰어간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사진 찍을까 했더니 모두 도망가 버린다. 노는 모습을 찍고 있으니 그래도 궁금한지 사진을 보여 달랜다.

 

망망대해 외딴 섬의 학교 교정에 이렇게 깔깔대고 뛰어 노는 아이들을 만나니 참 기분 좋다.

 

 

 

 

최영 장군 사당은 바로 학교 뒤 언덕 위에 있다.

 

 

 

이 외딴 섬에 최영 장군의 사당이 들어서게 된 연유가 무엇일까.

 

고려말 공민왕(1374년) 때, 몽고인 목자 석질리 등이 제주도에서 난을 일으켰단다. 최영 장군이 이 난을 평정하였는데, 그 해 가을 육지로 돌아갈 때 이곳 추자도에서 풍랑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머무는 동안 섬 주민들에게 그물을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장군의 은덕을 기려 사당을 지어 매년 백중일과 섣달 그믐에 제사를 지내며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고려 말 왜구 토벌에 공로가 많았던 장군을 국토 수호신으로 삼아 사당을 지었다고도 한다.

 

1970년에 건물을 복원하고 1974년에 단청을 하고 담장을 보수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제주도 기념물 11호로 지정되어 있다.

 

 

 

사당 안에는 최영 장군의 초상화와 함께 '조국도통대장최영장군(朝國都統大將崔瑩將軍)'이라 새긴 신위를 모셨다. 

 

 

 

최영 장군 사당 뒷편 풀섶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니 갯가에 길쭉하고 커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그 바위에 오르니 상추자도 북쪽의 섬 풍경들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이 바위를 고사바위라고 한다는데, 이곳에서 풍어제를 지낸단다.

 

 

 

남쪽으로는 추자항 뒤편 해안 갯바위 풍경과 하추자도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북서쪽 해안선을 따라 상추자도의 끝 직구도 방향

 

 

 

그리고 한 장면으로 잡을 없는 드 넓은 북쪽 바다에는 수없이 많은 섬들이 늘어서 있다.

 

추자도에는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가 있는데, 대부분의 섬은 북쪽 바다에 펼쳐져 있어 마치 섬의 전시장 같다. 바다 안개로 쪽빛 물결 위로 떠 있는 섬 풍경을 볼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직구도 방향 다무래미로 가는 길,

북쪽 바다 섬들을 바라보며 길은 능선을 따라 벋어 있다.  

 

 

 

 

계요등 꽃이 피었다.

 

꽃부리 속이 유난히 붉은데, 배꼽을 닮았나...? 이를 배꼽풀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개민들레라고도 하고 민들레아재비라고도 부르는 서양금혼초를 담아본다.

 

 

 

이 꽃을 찍느라 잠시 길가에 주저앉았다 일어섰는데, 깜짝 놀라라... 지네 한 마리가 달라 붙었다. 섬 지역에 지네가 많다더니 그걸 실감한다.

 


자초등학교로 내려서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추자항, 그리고 멀리 보이는 하추자도 전경

 

  

 

 


능선 정자 쉼터로 이어지는 올레길 풍경

 

 

 

섬지역에서 흔하게 보이는 굴뚝나비도 만나고...

 

 

 

다무래미가 가까워진 해안 절벽, 돌출된 바위 위에서 다시 한번 해안 풍경을 조망한다.

 

 

 

앞쪽으로 수령섬과 염섬이 양쪽으로 또렷이 보이고, 가운데 맨 뒤편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기다란 횡간도(빗갱이)와  그 앞쪽 흐릿하게 보이는 추포도와 그 뒤로 검은가리가 보인다.

 

상추자도 하추자도 외에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이 횡간도와 추포도이다. 둘 다 멸치가 많이 잡히는 섬이라고 한다. 

 

 

 

 

북방 끝, 거북 모양을 한 직구도 방향으로 작은 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저기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이 매우 아름다워 직구낙조(直龜落照)라 한다는데 추자십경의 하나이다.

 

 

 


봉굴레 쉼터에서 직구도로 향하는 길과 봉굴레산 정상을 향하는 길이 갈라진다.

 

 

 

직구도 방향으로 굽이굽이 꺾어지는 길이 운치 있다.

 

  

 

 

작은 섬을 향해 내려서는 길.

 

이 작은 섬이 직구도일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직구도는 이 섬 뒤편 북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훨씬 큰 섬이다. 유감스럽게 해무가 짙어 잘 보이지 않는다.

 

  

 

썰물 때면 섬이 연결된다는데 지금은 썰물을 지나 물이 조금 들어온 상태인 듯... 

 

이곳을 '다무래미'라고 하는데, 그 의미를 밝혀 놓은 글을 찾을 수 없다. 이곳 추자도 외에 다른 섬에도 다무래미라는 말을 쓰는 것이 보이는 걸 보면 아마도 이렇게 바닷물길이 열리는 낮은 지대를 일컫는 용어가 아닐까 싶다.  

 

 

 

좀 어둡게 촬영한 사진에서 작은 섬 뒤편으로 직구도가 흐릿하게 보인다.

 

 

 

최고의 낚시터로도 유명하고 황홀한 낙조로도 유명한 곳인데, 오늘 같은 날씨로는 아무래도 일몰을 보기는 틀렸다 싶어 아쉬움이 밀려온다. 

 


주변 갯바위 해안 풍경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와 봉굴레 정상으로 향한다.

 

 

 

다무래미의 남쪽 후포 용등산과 사이에 호수처럼 형성된 바다.

 

 

 

정상의 능선 위에 세워진 정자 쉼터 

 

 

 

올레길은 능선에서 다시 추자항 쪽으로 내려선다. 

 

 

 

■ 추자도 안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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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추자 참굴비마을 홈페이지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