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바다를 향한 보랏빛 그리움, 순비기나무 꽃

모산재 2011. 8. 21. 23:57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는 모래언덕에는 어김없이 무성한 덩굴을 벋은 순비기나무들이 덮고 있다. 순비기나무는 바다를 그리워하며 바다를 닮은 푸른 보랏빛 꽃을 피운다. 그래서인지 꽃말은 '그리움'이다.

 

많은 사람들은 순비기나무 꽃을 그냥 '숨비기꽃'으로 부른다. '순비기'라는 이름은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숨비기'라는 제주도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해녀들이 물 속에 들 때 순비기나무의 이파리나 꽃잎을 따서 귀를 막았다고 한다. 그러면 아무리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를 하여도 멀미를 하지 않았다 한다. 물질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도 머리맡에 숨비기 꽃 열매를 두어 머리를 맑게 다스렸다고 하며, 가을이면 검붉게 익은 열매를 따 시집가는 딸의 베개 속에 넣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 증도 우전해수욕장

 

 

 

 

 

 

 

 

 

 

 

 

순비기나무는 마편초과 순비기나무속의 관목으로 황해도와 경북 이남의 바닷가 모래땅에 비스듬히 누워 자란다. 염분을 잘 견뎌 바닷물에도 죽지 않는다. 전체에 회백색의 잔털이 있으며 줄기는 약간 네모지고 흰색을 띤다. 잎두꺼운 가죽질의 잎은 긴 달걀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푸른 자주색의 꽃은 겉에 흰색 털을 가지는데 7~9월에 총상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수술은 4개로 이중 2개가 길어 꽃잎 밖으로 나와 있다. 열매는 9~10월에 검붉은색으로 둥글고 단단하게 익는다. 과실을 '만형자(蔓荊子)'라 하는데 약용으로 쓰고 잎과 가지는 향기가 있어 목욕물에 향료로 넣어 쓰기도 한다.

 

추위에 강하고 낮게 자라기 때문에 지피식물이나 해안 도로변의 피복용으로 심기에 적당하다. 같은 순비기나무속(Vitex)으로 중국 원산의 목형과 좀목형이 있지만 줄기가 곧게 서고 잎이 3~5개의 소엽으로 갈라지는 등 형태가 뚜렷이 구분된다. 목형(V. negundo var. cannabifolia)은 긴 타원형 또는 피침형의 소엽이 대부분 3개이고 좀목형(V. negundo var. incisa)은 4-5장의 소엽의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거나 결각상이다.

 

 

 

 

 

 

● 순비기나무 Vitex rotundifolia | Beach Vitex    ↘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순비기나무속 관목

줄기는 옆으로 또는 비스듬히 자라며 전체에 회백색의 잔털이 있고, 일년생가지는 약간 네모지며 백색털이 밀생하여 전체가 백분으로 덮여 있는 것 같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두꺼우며 달걀형이고 길이와 폭이 각 2 ~ 4.5cm × 1.5 ~ 3cm로, 표면에 잔털이 밀생하고 회백색이 돌며, 뒷면은 은흰색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자루 길이는 5~7mm이다.

수상 원추형꽃차례는 가지 끝에 달리며 길이 4 ~ 7cm로 짧은 꽃이 많이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술잔모양이고 흰색 털이 밀생하며, 꽃부리는 푸른 보라색이고 긴 쪽의 지름이 13mm로, 겉에 흰색 털이 있으며 밑부분의 열편은 중앙부가 흰색이고 표면에 잔털이 있으며 7월 말 ~ 9월 초 개화한다. 열매는 핵과로 원형이며 지름 5 ~ 7mm로 검은 보라색이며 10월 말 ~ 11월 초 성숙한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