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을 기다리는 '사모와 그리움', 벽오동꽃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

 

 

봉황은 벽오동나무에 둥지를 틀고 대나무 열매만을 먹고 산다는 상상의 새이다. 노래처럼 벽오동은 덕망 있는 군자가 천자의 지위에 오르면 출현한다는, 태평한 세상을 몰고 오는 봉황을 기다리는 상서로운 나무이다. 그래서인지 벽오동의 꽃말은 '사모, 그리움'이다.

 

 

해남 흑석산 휴양림에 벽오동꽃이 피었다. 어지러운 세상 끝나고 태평한 새 세상이 오려나...

 

 

 

 

 

↓ 흑석산 휴양림

 

 

 

 

 

 

 

 

 

줄기의 수피가 푸른색(벽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벽오동(碧梧桐)'이라 하며, 북한에서는 '청오동(靑梧桐)'이라 부른다고 한다. 벽오동은 오동처럼 잎이 크고 줄기는 늙어도 푸름을 잃지 않는다. 한자로는 '청오(靑梧)' 혹은 '청동목(靑桐木)'이다. 학명은 Firmiana simplex, 영명은 Chinese Parasol Tree, Chinese Bottle Tree.

 

 

벽오동은 오동나무와 같은 식구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동나무와는 생물학적 계보가 아주 다른 식물이다. 오동나무가 개불알풀이나 꼬리풀 등과 같은 현삼과의 유일한 나무인데 비해, 벽오동은 수까치깨 등과 같은 식구인 아욱목 벽오동과의 나무이다. 옛날에는 벽오동나무를 '오동나무' 또는 '오(梧)'로, 오동나무는 '동(桐)'이라고 불러 구별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옛날부터 자라던 나무인지 아니면 중국에서 들여와 널리 심었던 나무인지 확실하지 않다. 조선시대의 문헌에 벽오동나무를 정원에 심었다는 기록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 이전부터 관상용 나무로 심어왔던 것으로 생각된다.

 

 

 

 

 

 

 

 

벽오동 잎은 넓고 크며 끝은 손바닥 모양으로 세 갈래 또는 다섯 갈래로 얕게 찢어졌다. 잎자루는 길고, 잎 뒷면에 잔털이 있다.

 

벽오동꽃은 6∼7월에 연한 노란색으로 피고 원추꽃차례를 이룬다. 꽃은 하나의 꽃이삭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달리는 단성화로 꽃잎은 없고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5개로 갈라져 젖혀진다. 합쳐진 수술대 끝에 10∼15개의 꽃밥이 달린다.

 

 

 

 

 

 

 

 

 

열매는 성숙하면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데, 돛단배처럼 생긴 조각의 가장자리에 몇 개씩의 씨가 달려 있다. 완두콩처럼 생긴 씨를 오동자(梧桐子)라고 부르며 볶아서 커피 대신으로 쓰기도 하며 구워 먹기도 하는데, 폐·간·심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소화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줄기에서 뽑아내는 섬유는 물기에 잘 견디기 때문에 조포를 짜거나 밧줄을 만드는 데 쓴다. 꽃을 잘 말려 가루로 만들어 화상 입은 곳에 바르면 잘 낫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