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슬로시티 증도, 명사십리 우전해수욕장과 최고의 개펄 풍경 짱뚱어다리

모산재 2011. 8. 19. 19:28

 

걷기 열풍과 함께 전국 곳곳에 올레길, 둘레길 등 걷는 길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그와 함께 슬로시티도 늘어나고 있다. 

 

2007년 증도(신안)가 청산도(완도) · 창평 심지천(담양)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chittaslow)로 지정되더니, 이후 유치(장흥) · 악양(하동) · 대흥(예산) · 조안면(남양주) · 한옥마을(전주) 등이 추가되었고 지금 김삿갓면(영월)과 덕천(청송) 등이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한다.

 

증도는 걷기에 딱 알맞을 만큼 작은 섬인데, 제주 올레처럼 걷기 열풍은 일어나지 않는 듯하다. 눈을 씻고 보아도 배낭 메고 걷는 사람은 보이지 않으니 아쉬운 일이다. 아무래도 교량으로 연결되어 있다보니 우리처럼 자동차로 한 바퀴 돌아보고 가거나, 아니면 숙박시설이 좋다보니 하루쯤 쉬어가는 휴양지로 많이 이용되는 게 아닌가 싶다.

 

 

태평염전을 돌아본 다음, 원래 '깃밭'이라 불렀다고 하는 우전(羽田)해수욕장으로 차는 달린다.

 

한반도 모양의 울창한 해송 숲이 두르고 선 우전해수욕장은 육지에서도 보기 어려운 명사십리를 자랑한다. 길이 4km에 너비 100m라는데, 과연 백사장의 끝이 가물가물 멀어지는 것이 보기에도 시원스럽기만하다.

 

 

 

북쪽 저 멀리 보이는 섬 너머쪽으로는 197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해저 유물이 발견된 곳이 있다. 중국 송나라과 원나라 시대의 도자기와 동전 등 모두 2만 3천여 점의 유물을 건져 올렸다는 곳...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섬에서의 하루"라는 주제로 8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4곳을 선정했다는데, 그 첫째가  ‘텐트 속으로 밀려드는 파도소리, 증도 우전해수욕장에서의 하룻밤(전남 신안 증도)’이었다고 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백사장이 아름답다. 

 

- 다른 세 곳은 ‘해수욕장에 캠핑장까지 고루 갖춘 남해의 파라다이스(경남 거제)’, ‘낙조 해변 사이로 자전거가 달리다, 선유도(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은 기본, 역사․자연 체험을 겸비한 ‘여행 멀티 몰’ 강화도(인천 강화)’ 등이 4곳이다.

 

 

 

 

남쪽으로 보이는 증도 풍경. 왼쪽 해안 언덕 위에는 엘도라도 펜션이 자리잡고 있다.

 

 

 

 

해안 언덕에 핀 순비기나무 꽃, 바다빛깔보다 더 서늘한 청보랏빛 꽃이 따가운 햇살조차 시원스럽게 다스릴 듯하다. 

 

 

 

 

도착한 시간이 정오 무렵이라 볕이 따갑기 짝이 없다. 잠시 조망을 즐긴 다음 짱뚱어다리 쪽으로 향한다.  

 

드넓은 갯벌 너머로 증도면소재지가 건너다보이고, 왼쪽으로 두 개의 섬을 연결하는 짱뚱어다리가 시야에 들어선다.

 

 

 

지도를 보니 지금 차가 달리는 곳은 방축리, 건너편 소재지 쪽은 증동리라고 되어 있다.  

 

짱뚱어다리는 태평염전과 우전해수욕장(방축리), 그리고 증동리 면소재지가 교차하는 곳에  있다. 길이가 470m라는 이 다리는 갯벌에 쇠기둥을 박고 나무 널판을 얹어서 만든 예쁜 다리, 개펄에 짱뚱어가 지천이라서 붙인 이름이라 한다.

  

증도는 원래 전증도, 후증도 두 섬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6. 25전쟁 직후 피난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두 섬 사이의 갯벌에 제방을 쌓고 염전을 만들면서 하나의 섬으로 연결된 것이라 한다. 

 

 

 

 

 

물이 차오르면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낭만적인 다리가 된다는데, 그리고 다리 위에서 맞이하는 해돋이와 해넘이가 기가 막히다는데, 대낮에 그냥 지나치자니 아쉬움이 크다.

 

청명한 가을날에 사랑하는 이와 찾는다면 다리 중간에서 갯벌로 내려 서서 짱뚱어와 게도 구경하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선 시간, 소금창고가 늘어선 풍경을 차창으로 바라보며 식사를 하기 위해 소재지인 증동리로 향한다.

 

 

 

 

소재지로 들어서는 입구는 식당가로 되어 있다.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증도를 떠난다.

 

 

 

갯벌 너머로 보이는 증도대교

 

 

 

 


태평염전에서 동쪽에는 제부도처럼 갯벌로 연결된 화도라는 섬이 있는데, 엠비씨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였다는 하는 그곳도 들러보고 싶기도 했지만, 좋은 계절에 걷는 여행을 따로 해 보기로 하고  아쉬움을 접는다.

 


기다리게나 증도. 내년 봄이나 가을, 천천히 내 발걸음으로 그대 구석구석을 방문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