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나방

파르나시앙나비, 모시나비 Parnassius stubbendorfii

모산재 2011. 6. 16. 21:16

 

천마산 호평동 계곡, 5월의 따스한 햇볕을 받고 모시나비들이 힘찬 날개짓을 하며 분주히 날아다닌다.

 

모시나비호랑나비과의 한 종류로 중앙아시아가우토니우스모시나비가 조상나비이다. 모시나비계통의 나비들은 빙하시대의 추운 기후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생명력이 강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날개는 비늘가루가 적고 백색으로 반투명하다. 뒷날개 앞면의 가장자리는 검정색이고 그 부분에 회백색의 짧은 털이 많이 있다. 암컷의 배는 털이 없으나 수컷의 배는 털이 빽빽하게 나있다. 백색의 반투명한 날개 때문에 모시나비라고 부른다. 

 

 

천마산

 

  

 

 

 

 

 

 

 

 

 

   

 

한반도에는 광역 분포를 하는 종으로서 개체수는 많은 편이나, 최근 도시 주변에서는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제주도와 울릉도에서의 관찰기록은 없다. 산지내 초지대나 숲 가장자리에서 무리지어 천천히 날아다닌다. 알로 월동을 한다.

 

어른벌레는 연 1회 발생하며 5월에 많이 나타난다. 짝짓기가 끝난 암컷의 배 끝에는 수태낭이 붙어 있다. 알은 먹이식물 부근의 마른가지에 낳아 붙이며 알로 겨울나기를 한다. 어른벌레는 보통 천천히 날며, 기린초·애기똥풀·얇은잎고광나무·고추나무·나무딸기·미나리냉이 따위의 꽃에서 꿀을 빤다.

 

 

애벌레의 먹이식물로는 왜현호색, 산괴불주머니 등 현호색과 식물 따위가 알려져 있다.

 

 

※ 모시나비류

 

파르나시우스속(Parnassius) 나비들은 아폴로(apollo)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의 산악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다.

 

모시나비를 영명으로 파르나시앙나비(parnassian butterfly)라 부른다는데, 이는 말은 그리스 신화의 아폴론과 뮤즈가 살았다는 파르나스(Parnasse)라는 산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1860년대 낭만파의 감성을 배격하고 절제와 객관성, 정확한 묘사 등을 추구하는 시 운동을 파르나시앙(고답파)이라 했는데 콩트 드 릴, 고티에 등이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모시나비가 이들 고답파의 분위기를 가진 나비일까... 흥미로운 이름이다.)

 

중형 크기에 날개는 어두운 무늬가 있는 반투명한 흰색, 노란색 또는 회색을 띠며, 뒷날개에는 흔히 붉은색이나 주황색의 점무늬가 있다. 대부분의 다른 나비들과 달리 파르나시우스속 나비들은 잎 사이나 잡동사니 더미에 짓는 고치처럼 생긴 그물 속에서 번데기가 된다. 

 

파르나시우스속 나비들은 색깔 때문에 나비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파르나시우스속은 때때로 모시나비과(Parnassiidae)로 따로 분리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