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홍릉수목원의 나도국수나무,인가목조팝나무,주걱댕강나무와 좀댕강나무,회목나무,바위남천, 함박꽃나무

모산재 2011. 6. 9. 22:17

 

개국수나무라는 이름을 단 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국생종'에서 개국수나무는 나비국수나무의 이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영노 박사가 수락산에서 잎이 나비처럼 생긴 국수나무에 붙인 이름인데, 국수나무 중에는 깊은 잎패임(결각)으로 나비형을 이루는 것이 흔히 볼 수 있어 따로 종으로 독립시킨 것이 좀 지나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이 나무는 잎이 나비형과는 거리가 먼 것이 나비국수나무는 아니다. 가지 끝에 꼬리 모양 긴 꽃차례가 총상으로 달린 것으로 보아 나도국수나무로 보인다. 조팝나무아재비라고도 불리는 나무인데, 국수나무에 비해서는 꽃차례가 좀 단순하고 꽃이 약간 크다.

 

 

어두운 숲그늘에서 인가목조팝나무가 하얀 꽃을 피웠다. 인가목조팝나무는 새가지 끝에 꽃차례가 달리는 점과 수술이 길게 자라는 점 등으로 알아볼 수 있다.

 

 

 

 

 

언제 보아도 인상적인 회목나무 꽃이 피었다. 

 

 

 

 

 

네 갈래의 붉은 갈색 꽃은 잎맥을 따라 자라난 긴 꽃자루 끝에 단추처럼 달렸다. 노박덩굴과의 나무들, 이를테면 노박나무, 푼지나무, 회나무, 참회나무, 화살나무, 나래회나무 등의 꽃들이 대개 모양이 볼품없고 꽃색도 희미한 데 비해 회목나무 꽃은 모양과 색깔이 독특해 눈길을 끈다. 

 

 

두 주 전에 왔을 때 꽃봉오리조차 보이지 않았던 주걱댕강나무는 꽃이 거의 다 져 가고 있다. 꼭대기 몇 송이 남은 꽃을 담게 되어 그나마 다행...

 

 

 

 

 

맞은편 숲그늘 속에 묻힌 좀댕강나무는 햇볕을 향해 가지를 뻗은 꼭대기에만 꽃이 피어 있어 관찰하기가 몹시 힘들다. 주걱댕강나무와 닮았지만 꽃의 크기가 훨씬 작다.

 

동두천과 단양 등 극히 일부지역에만 분포하는 나무다.

 

 

 

 

 

꽃 핀 모습이 마취목이나 블루베리 비슷해 보이는 이 나무는 바위남천이다.

 

물론 이 셋은 모두 진달래과의 나무로 매자나무과인 남천이나 뿔남천과는 족보가 아주 다른 나무이다. 바위남천은 일본 원산으로 일본 이름 암남천(岩南天)을 번역한 이름이다. 

 

 

 

 

 

함박꽃나무가  벌써 피었다.

 

산목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함박꽃나무는 북한의 국화로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른다. (흔히 북한의 혁명가극 '꽃 파는 처녀' 등의 영향으로 북한의 국화를 진달래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작약과 철쭉을 함박꽃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크고 풍성하게 핀 꽃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함박웃음'이나 '함박눈'이란 낱말을 떠올려 보면 알 수 있다.

 

 

 

중국 원산의 자목련이 때늦은 꽃을 피웠다.

 

4~5월 잎이 나기 전에 짙붉은 종 모양의 꽃을 피우는데, 잎이 자란 다음 오뉴월에도 산발적으로 꽃을 피우기도 한단다. 비슷한 자주목련은 꽃잎의 겉은 붉은색인데 안쪽이 흰색인 점에서 자목련과 구별된다. 

 

 

 

 

 

울릉도 성인봉 부근의 고산지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섬말나리가 벌써 꽃맹아리를 달았다. 꽃 피울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포포나무는 지난 겨울의 한파로 높이 자란 큰 줄기는 동사하여 잘려 나가고 없는데 작은 줄기의 한 가지에 한 송이 꽃만 달렸다.

 

 

 

 

 

박주가리과 민백미꽃 흰 꽃이 피었는데, 갈색 진드기들이 잔뜩 달라 붙어 있는 탓인지 꽃이 유난히 작아 보여 안쓰럽다.

 

 

 

 

 

수목원을 벗어나오는 길, 담장 너머로 흐드러지게 핀 댕강나무 꽃들을 만난다.  

 

 

 

 

 

수목원 가까운 어느 식당의 주차장 공터에 우두커니 서 있는 오동나무는 벌써 꽃이 다 져 가고 있다. 

 

 

 

 

 

오동꽃이 떨어지고 나면 여름...

 

세월은 빠르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