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홍릉수목원의 금식나무, 오가나무, 그늘보리뺑이, 댕강나무, 섬개야광나무, 이팝나무, 윤노리나무

모산재 2011. 6. 7. 13:48

 

 

관목원으로 가는 길에 혹시나 싶어 찾아본 호두나무는 이미 암술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암술의 흔적을 간직한 작은 열매가 달려 있다.

 

불과 13일 전에는 수꽃만 달렸을 뿐 암꽃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호두나무 암꽃을 만나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온실 안에서 금식나무는 꽃이 져 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울릉도에서는 수꽃이 달린 수나무를 만났는데 이곳에는 암꽃이 핀 암나무를 만난다. 이미 한쪽 꽃차례에서는 꽃이 진 자리에 작은 열매가 달린 모습이다.

 

 

 

 

설구화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원예종 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섬오갈피나무라는 팻말을 달고 있는 나무에 꽃이 피었다. 

 

그런데 이 나무는 제주도의 섬오갈피나무가 아니라 오가나무라고 한다. 오가나무는 중국 원산의 나무로 당오갈피라고 불리는데, 잎이 작아서 애기오갈피나무라고도 한다.

 

 

섬오갈피나무는 꽃받침에 뚜렷하지 않은 5개의 톱니가 있고 꽃잎은 5개이며 암술대 끝이 둘로 나눠지는 데 비해, 오가나무는 암술대 끝이 꽃받침잎과 꽃잎 그리고 수술의 숫자와 같은 5~7개로 나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오가나무는 섬가갈피나무와 달리 암수딴그루(이가화)라고 하는데, 자세히 보면 암술 둘레에 붉은 꽃밥을 단 수술이 보이기도 하니 어찌된 일일까...

 

 

 

오가나무 옆 그늘지고 습한  땅에는 그늘보리뺑이로 보이는 풀꽃이 긴병꽃풀과 엉켜서 땅으로 기며 꽃을 피웠다.

 

그냥 뽀리뱅이가 아닐까 했는데, 밑에서 뭉쳐 자라난 가느다란 줄기가 옆으로 기면서 엉성하게 갈라진 가지 끝에 작은 꽃을 하나씩 피웠다. 이는 제주도에서 자란다는 그늘보리뺑이의 특징이다. 열매가 달렸을 때 털이 없는 점도 특징인데, 과연 열매에 털이 없다. 

 

 

 

주위에 상록수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제주도 나무들을 옮겨다 심으면서 이곳에 그늘보리뺑이 종자들이 묻어온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꽃아카시아가 화려한 붉은 꽃을 피웠다. 아마도 다른 데서 옮겨 심은 모양이다.

 

 

 

 

댕강나무가 앙증스런 꽃을 피웠다.

 

꽃잎이 다섯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아 단양 등지에 자생하는 댕강나무가 아닐까 하고 보니, 꽃차례에서 한 꽃줄기에 3개의 꽃이 달린다고 하는 댕강나무의 특성이 확인되지 않는다. 

 

 

 

 

일본목련은 꽃이 거의 지고 있는 중이다. 북한에서는 일본목련을 황목련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꽃색을 보면 알 수 있다.

 

 

 

 

기대하고 기대했던 섬개야광나무는 환하게 꽃을 피웠다.

 

그러나 지난 겨울의 추위가 혹독했던 탓인지 꽃이 풍성하지 못해 안타깝다. 해마다 가을이면 조랑조랑 많은 열매를 달고 있었는데 올해는 열매가 귀할 것 같다.

 

 

 

 

일본 원산의 나래쪽동백은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이미 꽃이 지고 있는 중이다.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때죽나무나 쪽동백과 사촌이라 할 만한 나무이다.

 

 

 

 

이팝나무는 아주 폭설이 쏟아졌나 싶게 흰꽃의 바다, 은세상을 이루었다.

 

 

 

 

남서 해안지역에서 자생하는 윤노리나무도 꽃을 피웠다.

 

 

 

 

 

다시 볕 잘 드는 곳 키작은 나무들이 자라는 다른 관목원으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