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홍릉수목원의 왕매발톱나무, 복장나무, 호랑가시나무, 괴불나무, 옥매, 섬개야광나무, 섬국수나무

모산재 2011. 6. 2. 16:30

 

관목원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만나는 꽃은 왕매발톱나무의 꽃이다.

 

자생지 울릉도에서는 만나지 못한 꽃을 보름 지나 이곳에서 만난다. 왕매발톱나무는 강원도와 울릉도에 분포하는데 잎이 둥글고 크며 가시 모양의 톱니가 있다.

 

 

 

이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섬매발톱나무라는 팻말을 단 나무가 있는데 가만 살펴보면 왕매발톱나무와 다른 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아마도 착오로 보인다.

 

섬매발톱나무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것으로 잎이 도피침형으로 길고 가장자리에 털 같은 톱니가 있다. 매자나무와 매발톱나무의 중간형으로 매발톱나무에 비해 세 개씩 나는 가시는 더 크고 잎과 열매는 작다.

 

 

관목 숲그늘은 긴병꽃풀이 지피식물이 되어 땅을 덮고 있는데, 꽃철이 되어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긴병꽃풀 속에서 흰젖제비꽃도 어울려 젖빛 흰 꽃들을 피웠다.

 

 

 

그늘진 곳에는 더러 미나리냉이들이 하얀 꽃을 피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줄기가 서어나무를 연상시키는 나무를 올려보다가 잎과 적갈색 햇가지를 보고 복장나무라는 것을 깨닫는다.

 

복장나무 수피가 복자기나무에 비해 매끈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매끈하였던가 싶어 놀란다. '수피는 잿빛이며 거칠다'고 하는데, 이 정도라면 거칠다고 하기는 멋쩍지 않은가.  

 

 

 

 

황매화는 이제 끝물인 모습인데, 그 중 좀 싱싱하게 남아 있는 꽃을 담아 본다..

 

 

 

 

지난 겨울의 혹독한 한파로 이곳의 난대성 나무들은 거의 결단이 나 버린 듯 기시나무 종류들과 차나무, 호랑가시나무 등 감탕나무과의 나무들은 말라 죽었거나 일부 가지만 겨우 생명을 유지한 모습이다. 

 

 

호랑가시나무는 다행히 생명을 부지해 살아남은 일부 가지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태백말발도리라는 이름표를 단 녀석은 아무리 봐도 그냥 매화말발도리지 싶다.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태백말발도리는 말발도리에 통합되었는데, 이것은 말발도리의 모습과는 아주 다르지 않은가.

 

 

 

 

괴불나무는 이제 갓 하얀 꽃잎을 열기 시작한 모습이다.

 

 

 

그런데, 한 가지에서는 붉은 꽃봉오리와 꽃잎도 보이고 노란 꽃잎도 보이니 흰 꽃잎과 함께 모두 3색의 꽃이 피어 있어 한동안 신기해 하며 바라보았다.

 

 

 

잎모양이 미국산사나무를 연상시키는 아광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다.

 

북부지방의 깊은 산골짜기에 자란다는 이 나무는 묏산사나무라는 딴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속명도 산사나무와 같은 Crataegus이다.

 

 

 

 

옥매는 제철을 좀 지나 꽃색이 변색되고 있다.

 

흰 꽃이 피어 백매라고도 불리는데, 보다시피 꽃잎이 겹겹으로 피니 만첩옥매라고도 한다.

 

 

 

 

탱자나무는 아직 잎이 자라지 않은 줄기에 가시에 걸린 흰나비인듯 나풀거리는 하얀 꽃을 곱게 피웠다.

 

 

 

자생지인 울릉도에서도 만나지 못한 섬개야광나무는 이제 좁쌀만한 꽃봉오리를 달고 있어 꽃을 보려면 열흘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또 하나의 울릉도 특산식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섬국수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다.

 

산국수나무나 중산국수나무와 비슷한 종으로 이름은 국수나무이지만 꽃이나 잎 모양은 조팝나무와 더 많이 닮았다.

 

섬국수나무는 자생지가 1~2곳인 데다 개체수도 매우 적다고 하는데, 울릉도를 두 번이나 찾았지만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녀석이다.  

 

 

 

 

관목원을 돌아보고 있는데 벌써 문닫을 시각인 다섯 시가 다 되어 간다. 

 

오후 2시가 넘어 도착했으니 돌아볼 틈이 없다. 바쁘게 연구 옆의 관목원으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