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홍릉수목원의 흰철쭉, 호두나무, 물참대, 매미꽃, 회나무, 삼지말발도리, 황목련, 가침박달

모산재 2011. 6. 3. 12:14

 

등대꽃이 방울처럼 생긴 붉은 꽃들을 조롱조롱 달기 시작했다.

 

등대꽃은 일본에서 들어온 진달래 식구인데, 방울방울 달리는 꽃이 아름다워 방울철쭉이라고도 불리는 나무이다. 

 

 

 

 

잎 모양이 산철쭉이라기보다는 철쭉에 가까운 것이 흰 꽃을 피우고 있다.

 

그냥 흰철쭉이라 불러주고 싶은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흰철쭉이 없다. 흰산철쭉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모양...

 

 

 

 

바로 곁에는 철쭉과 닮은 꽃이 피었는데, 역시 철쭉과는 좀 느낌이 다르다. 그렇다면 위의 꽃과 함께 원예종으로 개발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 암술머리가 어여쁜 가래나무 암꽃을 만나게 되어 기뻐한다.

 

해마다 암꽃 피는 시기를 놓쳐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바로 맞대면하게 될 줄이야... 벌지 않은 곳에 있는 호두나무에선 수꽃밖에 보이지 않아 기대조차 않고 있었는데 말이다.

 

 

 

 

연구동 뒤쪽 숲으로 접어들 무렵에는 이미 문 닫을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냥 주마간산격으로 바쁘게 한 바퀴 휙 돌아나오려고 하는데, 벌써 물참대가 꽃을 피우고 있다. 희한하게도 물참대만 꽃을 피웠을 뿐 다른 범의귀과 나무들, 말발도리 종류들은 아직 꽃봉오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피나물들이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나 지나치려다 그것이 피나물이 아니라 매미꽃임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는다. 노랑매미꽃이라 불리는 피나물과는 달리 매미꽃은 꽃대가 땅에서부터 따로 나온다.

 

 

 

 

회나무인지 참회나무인지 꽃을 피웠다.

 

꽃잎이 다섯인 것으로 보아 회나무나 참회나무임은 확실한데... 연두색 꽃이면 회나무, 붉은갈색 무늬가 있는 꽃이면 참회나무라고 그냥 회나무로 보면 될까.

 

회나무와 참회나무의 꽃은 비슷하지만 열매는 달라 나중에 확인해 보면 알 수 있겠다. 회나무 열매는 나래회나무보다 작은 날개가 형성되어 있고, 참회나무 열매는 둥근 능선만 보인다.

 

 

 

 

지나치며 벌깨덩굴도 한번 담아 보았다.

 

 

 

매화말발도리의 하나인 삼지말발도리는 잎이나 꽃부리가 모두 가늘고 길어서 일반적인 매화말발도리와 구별된다.

 

 

 

 

바쁘게 나오는 길에 황목련을 담아 보았다.

 

원산지가 북아메리카 동부지역인데 노란 꽃잎에는 붉은 기운이 살짝 서려 있다.

 

 

 

 

정문을 향해 바쁘게 나오는데, 가침박달나무가  함박눈처럼 새하얀 꽃송이를 달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걍북에서부터 황해도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하지만 그리 흔하지 않은 나무, 꽃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향기도 좋아서 관상수로서 가치가 높다. 

 

 

 

정문 근처 큰길에는 병아리꽃나무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백과사전이나 도감에서는 동해안 일대에서 자란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서해안 섬에서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수종이다. 하얗게 피는 꽃이 함박꽃나무를 연상해서인지 개함박꽃나무라는 딴이름도 있다.

 

  

 

 

병아리꽃나무를 마지막으로 홍릉수목원 산책은 끝났다.

 

시간에 쫓겨 바쁘게 돌아보느라 아쉬움이 크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댕강나무 종류의 꽃들은 열흘 쯤은 더 기다려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