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홍릉수목원의 골담초, 대황, 타래붓꽃, 쥐오줌풀, 은방울꽃, 산마늘, 전호

모산재 2011. 6. 2. 16:14

 

어버이날이자 일요일. 쉴토가 아니어서 고향엘 가지 못하고 있다 오후에 바람도 쐴 겸 홍릉수목원을 찾는다.

 

 

약용식물원 입구엔 골담초가 나비 모양의 노란 꽃을 한창 흐드러지게 피우고 있다. 줄기에 가시를 달고 있는 콩과의 떨기나무..

 

뼈와 쓸개를 연상시키는'골담'이란 이름에 어울리게 햇볕에 말린 뿌리를 무릎뼈가 아프거나 신경통에 약으로 쓴다는데, 한자말이 아닌지 정작 국어사전에는 '풀초'자만 한자로 씌어 있고 골담은 우리말로만 표기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친구는 고향마을에서 꽃을 따 먹기도 했다는데, 내가 이 골담초를 알게 된 것은 10년도 안 된다.

 

   

 

 

대황은 이제 꽃을 피울 준비에 들어갔다.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소리쟁이나 수영 등과 유사해 보이는데 이들보다는 훨씬 대형종이다. 시베리아 원산이라고 하는데, 중국 서부의 시짱-칭하이가 원산이라고 한 기록도 있다. 어쨌든 자생종이 아니며,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을 다스리거나 건위제 등으로 이용하기 위한 약초로 재배하고 있다.  

 

 

 

아주 비슷한 것으로 함경도에 자생한다는 장군풀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천남성을 닮은 반하도 이제 꽃차례를 올렸다. 작은 천남성이라고 해서 소천남성이라고도 불리는 풀인데, 전국의 들판이나 산기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잡초다.  

 

수꽃을 위로 길게 올린 육수꽃차례는 두루미천남성을 빼닮았다.

 

 

 

꽃이 지고 꽃대만 남아 잎이 자란 관동화를 담아 보았다. 잎 모양이 머위를 연상시키는 이 풀은 이른봄 복수초보다도 더 빨리 샛노란 꽃을 피우는 국화과의 풀이다. 

 

 

 

5월은 붓꽃의 계절, 타래붓꽃이 꽃을 피웠다.

 

옆으로 자라는뿌리줄기에서 줄기가 나와 뭉쳐서 자라는 특성으로 화단을 꾸미기에 좋은 붓꽃이다. 잎이 줄 모양으로 비틀려서 타래붓꽃이라 불리는 모양이다. 

 

꽃색이 엷은 보랏빛인데 붓꽃에 비해 꽃잎이 가늘다.

 

  

 

 

언덕 쪽에 조성된 작은 습지에 문모초가 꽃을 피웠다. 

 

개불알풀과 같은 속으로, 잎모양이 길쭉한 점이 다르긴 하지만 , 잎겨드랑이마다 네 갈래의 꽃잎을 가진 작은 꽃을 피우고 꽃이 진 자리에는 '개의 불알'을 닮은 열매를 다는 잡초이다.

 

 

 

개구리자리도 꽃을 피웠다.

 

잎사귀가 물갈퀴를 단 개구리의 발처럼 생겼다. 물가에서 흔하게 자라는데 놋동이풀이라 하고 늪바구지라고 부르기도 하는 풀이다.

 

 

 

까치무릇(산자고)이 열매를 달았다. 

 

같은 백합과인 얼레지 열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얼레지를 가재무릇이라 부르기도 하니 이름도 닮았다.  

 

 

 

언제 봐도 환상적인 양귀비과의 아름다운 꽃, 금낭화가 피었다.

 

'비단주머니꽃'이라는 뜻의 이름에 잘 어울리는 금낭화(錦囊花)는 옛 여인들이 차고 다니던 비단 복주머니 처럼 아름답다. 며느리주머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잎이 모란잎을 닮아서 등모란으로 불리기도 하는 꽃이다. 

  

 

작약이나 모란잎을 많이 닮기도 했다.

 

 

천마산, 가평, 설악산 등 중부지역 산지에서 자생한다고 국생종은 기록하고 있는데, 원예종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지만 자생하는 꽃을 본 적은 없으니... 

 

 

가장 이르게 피는 마타리과의 풀, 쥐오줌풀도 꽃을 피웠다.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 뿌리줄기에서 쥐 오줌 같은 냄새가 난다고  쥐오줌풀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이름이야 좀 거시기하지만, 그러나 뿌리는 정유 성분이 풍부해서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고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은방울꽃이 하얀 은방울을 달았다.

 

짧은 줄기에 두 장의 잎을 단 풀의 모습만으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주기에 충분한데, 줄기 밑부분에서 자라난 꽃대에 하얀 방울까지 달고 나니 이보다 청아한 꽃이 있을까 싶다. 

 

 

 

 

울릉도 사람들이 명이라고 부르며 즐겨 먹는 산마늘도 꽃봉오리를 달았다.

 

 

 

 

아마도 들현호색이지 싶은 녀석들이 꽃을 피웠다.

 

붉은 무늬가 특징적인 잎은 이미 보이지 않아서 들현호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풍도 사람들이 사생이나물로 즐겨 먹는 전호도 하얀 꽃이 만개했다.

 

다섯 자의 꽃잎 중 맨 끝의 꽃잎이 나머지 네 꽃잎을 합친 것만큼 큰데 이 점이 사상자와 다른 뚜렷한 특징이다.

 

 

 

 

 

이런 봄꽃들이 다 지고나면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게 된다.

 

약용식물원을 돌아보고 나서 이제 관목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관목 숲에서는 어떤 꽃들이 피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