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아차산의 노랑무늬붓꽃, 깽깽이풀, 산복사나무, 콩배나무, 목련, 왜제비꽃

모산재 2011. 5. 1. 19:30

 

토요일...

 

어제만큼 환한 날씨는 아니지만 기분 전환을 위해 아차산을 오른다. 노랑무늬붓꽃과 껭깽이풀을 만나보고 싶어 생태계공원을 먼저  찾는다.

 

 

민들레가 저렇게 솜털을 달고 씨앗을 맺었으니 이제 봄이 깊었나 보다.

 

 

 

예상대로 노랑무늬붓꽃과 깽깽이풀이 꽃이 활짝 피어 있어 나를 기쁘게 한다.

 

노랑무늬붓꽃은 야생 상태에서서는 한번도 만나지 못한 것이라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이곳에서 심어진 노랑무늬붓꽃은 자연 상태의 야생화 같은 모습으로 적응하고 있어 보기에 좋다.  

 

 

 

 

몇 개체 되지 않았던 깽깽이풀은 몇 년간 개체수가 많이 늘어나 제법 넓은 땅을 차지하고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럼에도 풀을 제거한 맨땅에서 자라고 있어 그리 자연스런 모습이 아니다.

 

 

 

 

더러는 꽃이 지고 어린 씨방만 남아 있기도 하다.

 

 

 

층층둥굴레는 이제 막 죽순처럼 줄기가 자라난 모습이다. 둥굴레보다 많이 늦게 꽃을 피울 것 같다.  

 

 

 

수호초는 꽃물이 좀 지난 듯 꽃밥이 어둔 갈색으로 변한 모습이다.

 

 

 

공원 산책로 입구에는 무상급식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산객들을 붙들고 서명을 받고 있다. 플래카드 색깔이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한다. 씁쓸한 풍경이다.

 

 

 

아차산에는 산복사나무가 이제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아직 이르다 싶었는데, 너럭바위 아래쪽 볕 잘드는 곳에서 콩배나무가 낮은 가지에서 새하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어 너무 반가웠다. 

 

 

 

 

계곡 입구에는 돌단풍이 완전 제철을 맞이하고 있다.

 

 

 

아마도 식재한 것일 텐데,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종 목련이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중국산 백목련이나 별목련 등에 비해 꽃잎 수가 훨씬 적어 화려함이 없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편안한 매력에 빠지게 하는 꽃이다.

 

 

 

 

파릇파릇 잎이 자라난 개갓냉이가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앵초는 꽃대 끝에 이제 꽃망울을 잔뜩 머물고 있는데, 한 송이만 먼저 꽃을 피우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산 언덕길에서 군락을 이룬 이 제비꽃을 만나고 잠시 아득해졌다. 이게 왜제비꽃일가, 아니면 털제비꽃일까...

 

잎이 갸름하게 다소 긴 모습이라든지, 꿀주머니가 가늘지도 굵지도 않은 모습, 그리고 털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잎이나 꽃줄기 등이 왜제비와 털제비 둘 사이에서 어느 편을 들기에도 애매한 모습이다.

 

 

 

그래도 꽃받침이 저렇게 파란 것은 털제비꽃과는 거리가 멀고 왜제비꽃에 일반적인 특성이니 왜제비꽃으로 보기로 한다.


   

 

  

벌써 둥굴레는 하얀 꽃들을 대롱대롱 달았다.

 

 

 

좀더 일찍 찾았으면 좋았으련만 환상적인 색감의 설중매가 노란 꽃밥이 이미 떨어져 버린 상태로 지고 있는 중이었다.

 

 

 

미선나무는 꽃의 흔적조차도 사라졌고 개나리는 거의 지고 있는 모습이다. 

 

오랜 한파 끝에 따스한 봄이 잠시 찾아들었다 싶었는데. 어느 새 봄꽃들이 다 져 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겨울이다 싶었는데 봄이 벌써 가고 있는 것이다.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노래가 절로 입속에서 맴돈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