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의 큰개별꽃, 서울제비꽃, 태백제비꽃, 털제비꽃, 현호색, 생강나무

모산재 2011. 4. 15. 23:38

 

2011. 04. 09. 토

 

엊저녁 후배 선생님들이 찾아주어 3차에 걸쳐 술자리를 하느라 자고 일어나니 온 몸이 힘겹다. 늦도록 잠을 자는 것으로도 몸이 회복되지 않아 땀을 흘려 주독이라도 빼 보자고 점심 때쯤 배낭을 메고 남한산성으로 향한다. 청노루귀가 보고 싶기도 하고...

 

오늘따라 완연한 봄날씨다. 어제까지도 겨울옷을 입고 다녔는데, 오늘 겨울 등산복 티셔츠를 입고 산을 오르자니 너무 덥다.

 

이제 겨우 점심 시간인데 등산로 입구는 하산하는 등산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매화 꽃은 한창이다. 

 

 

 

자주괴불주머니는 꽃이 피려면 두어 주는 더 기다려야 할 듯 싶다.  

 

 

 

제비꽃과 큰개별꽃이 이제 갓 피기 시작한 모습이다.

 

태백제비꽃은 잎뒷면이 검붉은 빛인 채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잎이 맑은 녹색인 서울제비꽃도 여기저기

 

 

 

털제비꽃으로 보이는 녀석들은 화려한 색감의 보랏빛 꽃을 피웠다.

 

 

 

 

큰개별꽃은 대부분 하얀 꽃망울을 단 모습이었지만 꽃잎을 활짝 연 녀석들도 간혹 보였다.

 

 

 

 

비교적 꽃이삭이 큰 그늘사초도 꽃을 피웠다. 꽃줄기가  기다란 모습이 특징적이다.

 

 

 

따뜻한 봄날이라 낮은 계곡 주변 곳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놀고 있다.

 

등산로변 바위에서 꼬마 소녀 셋이 무슨 일엔가 열중이다. 호기심에 들여다보니 바위에다 자신들의 이름을 써 넣고 있다.

 

 

 

낯선 아저씨의 눈길에 아이들이 걱정되는지, 아저씨 신고하지 말아 주세요, 한다. 신고는... 걱정 말아라. 함께 정답게 노는 모습이 귀여워 죽겠는데...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 노는 모습도 보인다. 참 좋은 봄날이다.

 

 

 

몇몇 현호색도 꽃을 피웠다.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생강 냄새가 난다는 생강나무는 꽃이 그야말로 한창이다. 온산이 생강나무 노란 꽃으로 장식된 듯하다.

 

생강나무는 암수딴그루.

 

사람들의 눈길을 붙드는 것은 탐스런 수꽃이지만

 

 

 

퇴화된 수술이 달려 있는 암꽃은 마치 꽃이 진 것처럼 작고 볼품없어 보인다. 수나무는 흔하지만  암나무는 유심히 찾지 않으면 그 존재를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다.

 

 

 

오랜만에 급경사를 이룬 등산로를 타니 숨이 차 헐떡인다. 부대끼면서도 꽃을 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청노루귀는 피었을텐데, 처녀치마도 피었을까...  

 

<다음 글에 계속>